2년을 다른 유치원 다니다 올 해 7세가 되면서 유치원을 옮기게 되었어요.
이 근처 아파트에선 저희 아이와 조금 떨어진 아파트에 여자, 남자 친구 한 명씩
모두 세명만 그 유치원을 다니게 되어서 같은 학교에 배정 받기에 같은 반이 되었구요.
마침 두 아이 모두 이 유치원은 처음이라 바뀐 유치원에서 잘 적응할까 걱정했는데
그 남자 친구랑 아주 친해지게 되어서 저도 처음엔 다행이다 생각 했어요.
그런데 유치원에서 제 아이가 이 친구랑만 놀이를 하는 것 같더라구요. 물어봐도 항상
이 친구 이야기만 하고 집에 불러 달라고 해서 한 번 놀기도 했었는데 그 땐 초라 그냥
아이가 친구 관계가 다 형성된 상황에서 이 친구랑 마음이 잘 맞는구나 생각만 했어요.
그러다 학기 초 전화로 선생님과 상담을 하다 제가 "아무개가 저희 아이랑 아주 친한 것 같다.
그런데 유치원에서 다른 친구들이랑은 잘 안 노는 것 같다. 아마 아무개가 양보도 잘 하고
의젓한 친구라 저희 아이가 좋아하나 보다" 라고 말했어요. 사실 그 친구가 모범생같고
굉장히 의젓해 보이고 그 엄마 말에 의하며 아들을 둘 키우는데 정말 큰 소리 한 번 안내고
키운다고 여러 번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런데 선생님의 반응이 의외로 조심스럽게 말씀하시긴 했지만 "아무개가 동생한테는 양보도
잘 하지만 친구들 사이에서는 꼭 그렇지 않다" 라고 하시면서 자신도 너무 두 친구만 놀아서
좀 더 다양한 친구들과 놀 수 있게 지도하고 계시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계속 지내면서 소소하게 일들이 생기더라구요. 아이가 어느 날 저에게 딱지를 접어
달라고 해서 처음엔 접어 줬어요. 그런데 2~3일 계속해서 접어 달라고 하길래 물어 봤더니
그 아무개란 친구가 자기에서 접어 오라고 했다고 자긴 꼭 접어 가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네가 접을 수 있는 걸 친구에게 접어 나눠 주는 건 괜찮다. 그렇지만 너는 접지도
못 하는 걸 엄마한테까지 부탁해 이렇게 매일 접어 주는 건 옳지 않다. 네가 할 수 없는 건
친구 부탁이라고 안 된다고 거절해라. 라고 얘기 했어요.
그 외에도 유치원에서 다른 여자친구가 자기 필요없는 몬스터 작은 인형을 저희 아이에게
줬는데 차에서 그걸 아무개라는 친구에서 보여 줬나 봐요. 그 친구가 달다고 했는데 저희
아이가 안 된다고 하니까 그 아이가 그럼 하루씩 돌아 가면서 주인을 하자고 했데요.
그래서 또 저희 아이는 그렇게 하기로 하고 하루씩 나눠 가졌는데 나중에 제가 그 걸 알고
담임 선생님께 종이 접기 건과 함께 알기 된 일이라 상담을 드렸구요.
그래서 한 동안 제가 유치원 버스를 안 태우고 아이를 직접 원에 데려다 줬어요. 일찍 가서
다른 친구들이랑도 좀 많이 놀으라고요. 그리고 선생님께서도 계속 도와주시고 계셨구요.
그런데 어제 저녁에 선생님께 전화가 왔어요. 늦은 시간 조심스럽게 하셨더라구요.
저희 아이가 그 친구를 너무 좋아해서 그 친구에게 만큼은 더 많이 양보하고 배려한다고.
그런데 남자 아이들끼리 장난을 치다 선생님께서 훈계하실 일이 생기면 다른 친구들은
재미있을 것 같아서 같이 했어요. 이렇게 이야기 하는 반면 그 친구는 "저는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가 먼저 해서 저도 그냥 했어요" 이렇게 저희 아이에게 모두 책임을 전가 한다구요.
저희 아이가 호기심이 많아요. 그래서 화장실 다녀오다 옆반에 새로운 활동 하고 있으면 잠시
창 밖에서 보기도 하나봐요. 그 친구도 같이 보고 있다 선생님이 뭐 하냐고 얼른 들어오라고 하면
혼날 상황이 아닌데도 또 저희 아이가 먼저 그래서 자기도 했다고 다 떠넘긴다고 하네요.
그럼 저희 아이는 자기가 먼저 그런거기 때문에 맞다고 또 고개를 끄덕인데요. --;;
선생님께서 자신이 너무 속상하시다고 그럴 상황이 아닌 데도 둘이 있다보면 꼭 저희 아이가
피해를 입히는 것 처럼 된다고 그래서 그 친구에게 따로 친구 핑계를 대는 건 옳지 않다고 해도
자꾸 그런 상황이 반복되서 요즘에 단 둘이 놀지 말고 다른 친구들과 놀게 하시나 봐요.
그러시면서 친구를 좋아하는 게 나쁜 것도 아니고 칭찬받을 일인데 못 놀게 하는 게 맞나 싶으면서도
자기도 참 생각이 많지만 저희 아이가 상처를 받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하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 친구가 다른 친구들이랑 있을 때도 그러냐고 했더니 저희 아이에게만 그런다네요.
또 저희 아이도 다른 친구들과 지낼 땐 그러지 않는데 그 친구랑 있을 때만 그런다고 하구요.
그래서 제가 그럼 그 친구에게도 저희 아이와 지내는 게 꼭 좋지만은 않겠다고 저희 아이가 자신의
방패막이 되는 걸 아니까 그렇게 이야기 하는 걸테고 그게 그 친구에겐 좋지 않겠다고 했어요.
참.... 원래 더 많이 좋아하는 쪽이 언제나 약자일 수 밖에 없지만 아이들도 그런걸 너무 잘 아네요.
곧 학교도 가야하는데 여기서 가는 학교는 하나고 요즘은 반도 많지 않은데 같은 반이라도 되면
어쩌나 걱정이네요. 한 번 고착화 된 관계는 바뀌기가 쉽지 않고 제 아이는 여전히 그 친구를
너무나도 좋아하거든요. 친구를 좋아하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이런 관계가 되니 놀라고만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 친구랑 절대 놀지 말라고 할 수도 없어 집에서는 계속 좋은 친구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른 많은 친구들과도 놀으라고 이야기 하지만 정확한 상황이 없는 상태에서의 말들은 아이에게
추상적이라 쉽게 이해가 되지도 않는 것 같아요.
그나마 다행인건 선생님 걱정과는 달리 아이는 그 친구가 자기를 이용한다는 걸 모르고
그래서 전혀 상처를 받거나 억울해 하진 않아요. 그랬으면 진작 저에게 이야기를 했을 꺼예요.
집에서 자기 주장도 뚜렷하고 말도 논리 정연해서 나가 혹시나 너무 영악(?)스럽게 굴지 않을까
걱정했더니 선생님은 아이가 너무 순진하고 정말 아이 같다고 다른 선생님들도 **는 7살인데
어쩜 저렇게 순수하고 정말 아이 같은지 너무 이쁘다고 한다 해서 역시 집과 밖은 다르구나 했네요.
옆에서 듣고 있던 남편은 길길이 뛰며 배려고 착한거 다 필요없다고 난리난리....
자식 키우는 거 참.... 어렵고 정답도 없고 힘드네요.
쓰다보니 너무 길어 졌나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