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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울을 즐기는 사람...

melancholia 조회수 : 3,823
작성일 : 2012-12-01 02:43:03


언젠가
하고싶은 얘기가 있는데도 식도 어디즈음에 머물러 있는건지
말하려다 말고 다른 얘기하고 지나간다
라는 말을 꺼낸적이 있었어요....

사실 요 몇년은 이렇다 저렇다 말 못하고 속으로 응축하고만
지냈던 것 같아요
서울에 있을때는 정신과를 2년 넘게 다녔어요
조그만 병원이었는데 선생님이 다른곳보다 친절하셨어요
의사 특유의 권위도 없으셨고
무엇보다 저를 귀찮아하지 않는것같아 안도했어요

이곳에서도 병원을 가려고 수차례 생각했는데
가지않았어요...
내 얘기를 하는게 버겁고 귀찮아서였거든요

또다시 처음부터 얘기해야하는게 왜이토록 힘든건지

지난날의 상처가
가끔 온 몸과 머리를 가격해 올때면 어떻게해야 할지
가늠조차 안돼요
숨통이 딱 끊어질것 같은 기분...아시는 분도 있으시겠죠
끊임없는 자살충동...물론 용기도 없고 삶에 집착이 강해
불가능한 일이라고 봐요^^
사라지고싶다는 생각
자꾸만 어디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
늘 제가 처한 상황은 스트레스의 연속이예요
태생적으로 스트레스에 취약해서 못 견디는 부분도 있고요

책을 한 권 읽기 어려울 정도의 산만한 정신
술 한 잔이라도 마셔야 빠져들 수 있는 잠

사실 이런 고독이나 괴로움을 즐기는 것 같기도 하고요
우울할때야말로 내가 살아 있구나 느끼기도 하고요
저는 자기파괴적 인간일까요?

행복할때 가장 불안해요
언젠가는 소멸되는것이라는게 자명해서요

서른이라는 나이를 지나면서
과연 내가 마주했던 행복이 뭐였나 생각해보니....
아주 단순한것 밖에 없어요
어릴때 먹었던 떡볶이, 엄마가 몰래 숨겨놓은 돈으로
아버지 몰래 사주셨던 주전부리나 옷가지들...

언젠가 누군가를 만났어요
저의 원초적인 우울함을 어루만져 주는 사람이었어요
그 전에도 남자들과 교제한 적은 있지만
굉장히 시시했고 또 그들을 제가 존중하지 않았어요
알멩이없이 관계한다는 기분에 늘 사로잡혔거든요
그런 저를 깊이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니
거울을 보는듯 잘 통했죠
그러나 그것은 일루젼같은것이었고
결국 사라졌습니다
굉장히 큰 파편들을 남기고 깨졌습니다
서로 그 파편에 베어 다쳤고요
생채기는 여전히..............

누군가를 만날때면 피곤합니다
만나기 직전엔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요
특히나 사람 많은 자리엔 거부감이 들기도 하고
숨이 가빠오거나 미식거리기도 하고요
약속을 했지만 꼭 직전에 다 귀찮아져버려요

주위에 사람들이 많은 편이예요
하지만 늘 공허함을 느껴요
그들이 나를 사랑해주고 아껴주는것을 알지만
무엇인가 매끄럽지 못한 느낌이랄까요...


늘 내 곁을 떠도는 불행이 내 옷같은데
언제 벗어야할까요...


얘기가 두서가 없어요
미안해요....




IP : 211.234.xxx.6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가장 이타적인
    '12.12.1 3:53 AM (175.197.xxx.70)

    것이 가장 이기적이라고...
    누군가에게 무엇을 바라지 말고 아무 보답없는 봉사를 하면
    삶이 훨씬 보람있고 풍요로워 질 꺼예요~

  • 2. 일부 동감
    '12.12.1 4:47 AM (59.26.xxx.103)

    공감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네요.
    꼭 제마음을 훔쳐서 글쓰신것처럼요..
    저도 남에게 제 얘기 터 놓고 꺼내놓고 싶지만 막상 내면 깊숙한 이야기를 꺼내려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막막해지고 귀찮아져서 그냥 늘 목 언저리에 머물러있어요.
    그래서 늘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결정해왔던 시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오히려 남이 도와주는 것 보다 내스스로가 혼자 해결하는게 더 편하기두 하구요.
    그래서 그런지 혼자서 영화보고 활동하는걸 즐겨해요.
    남하고 함께하면 억지로 하이에너지를 쏟아내야할것만 같은 그런 부담감이 없지않아 있거든요.
    그리고 또 친구와 함께있을땐 즐겁기도 하지만 억지로 에너지를 끌어내서 있다보니 금방 피로해지기도 하구요.
    그래서 만나자고 약속을 즐겁게 잡아도 막상 만나기전에 귀찮아지구요..
    저두 밖에서는 밝게 있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라서 주위에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지인들이 저를 좋아해주는걸 알아도 사람에 대한 갈증이라고 해야할까요?
    마음의 공허함은 늘 항상 제곁에서 맴돌았던 것 같아요.
    채워도 채워도 없어지지않는 그런 갈증이요..
    내가 사랑받고 있음을 알아도 뒤돌아서면 바로 공허해지는 그런 기분..

  • 3.
    '12.12.1 5:39 AM (69.117.xxx.101)

    힘들지요. 사는게 고통이지요. 뭔지 압니다. 무엇을 하는것이 늘상 두렵고, 어쩔때는 피해망상에 시달리고, 이전에는 꼼꼼하다고 느꼈던 것들이 강박증이 되어 돌아와 내 삶을 망치고, 예민하다고 생각했을 뿐인데 신경과민에 대인공포...삶이 끝도 없이 무너져내려 사는게 사는게 아니고 당장 내일 죽어도 아쉬울 것 없고요.

    늘 그렇죠 우울하다는게. 그런데 하나 제가 넌지시 들었던 생각은, 우리 자신에게 가장 '쉬운 일'이 우울하고 슬프고 공허하고 외로운걸거에요. 그런 감정들은 굉장히 강하고 자극적이어서 아주 빠르게 내 몸과 마음에 정착하지요. 그래서 조금만 기쁘면 기쁜것이 두렵고 내게 가장 편안한 우울함으로 돌아가고 싶은.

    그렇게 사는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다른 사람들은 모를거에요...저는 그냥 우울함을 잊으려고 노력합니다. 헤어진 옛남자 잊듯이 잊어버리면 되겠지 하고 모른척 하고 살려고 해요...

  • 4. 저도
    '12.12.1 8:28 AM (119.203.xxx.233)

    음....저도 비슷하네요.

  • 5. 음..
    '12.12.1 10:12 AM (110.70.xxx.234)

    주변에 사랑하고아껴주는사람이많다니
    신기하네요.
    진정한 멜랑꼴리이신가봐요.
    그저 우울과 멜랑꼴리는 좀다르다고하거든요.
    제주변에 우울한사람은 점점사람이떨어져나가요.
    그럴수밖에요..
    행복하지않으시다니
    종교에귀의하시는게 어떨까합니다.

  • 6. ..
    '12.12.1 1:39 PM (1.242.xxx.124)

    우울한 기조는 분명 타고 납니다
    자아가 강하다는 것과도 비슷하고
    남들이 볼때는 밝고 발랄해 보여도 자신으로 돌아오면 늘
    같은 자리죠
    나이를 먹어가니 그런것도 즐기는 여유가 생기긴해요
    무거운 나보다 가벼운 나를 더 많이 찾아가면서
    비율에 변화를 주는게 방법이죠
    그냥 자신 그대로를 긍정하면서 스스로 괴롭지 않을만큼 조절하고
    페이스 유지해 가는거..다 그러면서 사는 것 같아요

  • 7. 해피해피
    '12.12.2 2:36 AM (175.223.xxx.12)

    음... 하고싶은 말이 있긴한데 풀어내기가 어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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