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처음으로 김장하러 안내려가요.

심란 조회수 : 2,095
작성일 : 2012-11-28 14:04:10

전 친정에서는 딸 하나인 고명딸이에요.

나머진 다 남자 형제고요.

결혼하고 친정과는 3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서 살면서

명절이든 각종 경조사든 김장이든

늘 빼먹지 않고 갔어요.

 

김장은 지금까지 한번도 빠지지 않았네요.

저흰 맞벌이에 두식구라 사실 김장김치 얼마 안먹어요.

일년내내 한통 먹을 정도죠.

 

친정 내려가면서 주유비,톨비,

뭘 사가거나  가서 김장 돕고 김장김치 2-3통 가져오면서

김장비 10만원 정도 드리곤 했어요.

늘 먼저 도착해서 엄마 도와서 김장 준비하고

다른집들 김장 김치 챙겨서 집으로 일찍 돌아가고 나면

저흰 남아서 엄마 도와서 정리하고  또 치우고 늘 그랬죠.

 

다른집 형제들은 늦게 와서 준비해 놓으면 버무려서

각자 가져온 김장김치통 기본 10개씩은 담아가고

때론 김장 다 마칠무렵에 와서 (그땐 뭐 이런저런 핑계가 있기도 했고요)

챙겨온 김치통에 어마어마하게 챙겨가곤 해요.

어떤 집은 그렇게 챙겨가면서 김장비라고 10만원 내놓고 가는 집도 있고

어떤 집은 아예 한푼도 안내놓고 가져갔던 집도 있고요.

 

친정은 농사지어 먹기 떄문에

90%는 다 직접 농사지은 걸로 김장을 하거든요.

 

친정엄마 혼자서 다 농사짓고 그리 하시는거라

저는 일년 내내 김장김치 한통 정도 먹을까 하지만

일부러  친정가서 김장하고 그러는게

친정엄마 도와드리려고 일부러 내려가곤 했어요.

 

다른 집들은 김장때 시누이네가 김장 김치만 받아 먹는다던가

아니면 시누이네 김장 김치까지 며느리가 가서 해줘야 한다던가 해서

참 말 많고 탈 많은 김장철 분위기던데

저흰 어쩌면 그 반대가 더 많았던 거 같아요.

 

사실 맞벌이라 해도 저흰 소득이 참 작아요.

시골 한번 다녀오는게 부담일 정도죠.

그래도 꼬박 꼬박 챙겨서 다녀오고  다른 사람보다

친정엄마 도와서 이것저것 다 챙기고

단 얼마라도 김장비 챙겨 드리고 하는 것은

 

그렇게라도 제가 엄마를 도와야 엄마가 덜 힘드실 거 같아서였어요.

 

근데 올해는 못 내려가게 되었어요.

제가 준비하는 자격증 시험이 다음주에 있어서

공부를 해야 하고

전 직장을 그만둬서 소득도 없고

남편도 이직을 했지만 급여는 더 작아졌고

문젠 항상 똑같았지만 토요일도 일을 하죠.

그전엔 한번씩 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얼마 안돼어서

쉴 수도 없고.

 

그래서 못 내려 간다고 말씀 드렸는데

그게 왜이렇게 마음이 쓰이는지 모르겠어요.

 

엄마가 김장 끝나고 택배로 1통 정도 보내주신다고 맛 보라고

하시는데

김치가 문제가 아니라 그냥 마음이 참 불편해요.

 

전 늘 그런거 같아요.

이런 비슷한 경우.

늘 해왔고 잘 했다가 어떤 상황으로 빠지는 경우인데도

이렇게 마음이 불편해요.

 

 

IP : 58.78.xxx.62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1.28 2:08 PM (121.136.xxx.28)

    님 마음을 잘 들여다 보세요...
    불편한 것이 진짜 싫은데 착한딸로 보이기 위해 억지로 했었던 것.....
    그런데 그걸 관두면 더이상 착학딸로 보이지 않을 것 같아서 불편하고 불안한 것인지..
    아니면 진짜 노모를 생각하고 위해서 하던것이 여건이 따라주질 않아서
    돕지 못해 마음이 불편한 것인지..

    그치만 제가 볼때 님은 지금 전자..착한딸 콤플렉스같네요.
    왜냐면 구구절절 힘들게 살고 다른 가족은 돈 안내고 그냥 가져가는 집도 있다..서운하다..
    이런 식의 자기변명들을 하고 계시니까요.

    저야 모르지요.
    하지만 객관적으로 봐도 님 상황에서 굳이 돈 드려가면서 도와드리러 가는 님을 보고
    착한 딸이라고 하지 않을 사람이 없어요.
    그거 못간다고 욕할 사람도 없구요..요즘 다들 힘드니까.
    님 스스로 님에게 굴레씌우고 있는 것은 없는지 생각해보세요.

  • 2. 윗님
    '12.11.28 2:12 PM (58.78.xxx.62)

    다른집 얘기 한 건 다른집이 참 너무하다 싶어서 그냥 쓴 것이고요.
    전 김장하러 친정 다녀오고 하는 건 불편하지 않아요. 전혀요
    착한 딸로 보이기 위해 억지로 했던 거 아니고요.

    다 남자 형제라서 좀 다르더라고요.
    세세한거 잘 못챙기고 엄마가 육체적으로 힘드신 것도 많고.
    그래서 저라도 더 챙겨서 도와 드리고 했고
    전 그게 너무 좋아요.

    이번엔 어쩔 수 없이 못 내려가는 것인데도
    마음이 참 많이 쓰인다는 거에요.


    그리고 그냥 이런 제 마음이 그렇다는 거지
    착한 딸이라고 칭찬해 달라는 거 아니에요.
    이런걸 생각하신 거라면 잘 못 생각하신 거에요.

  • 3. ...
    '12.11.28 2:16 PM (121.136.xxx.28)

    네..만약 그렇다면 정말 맘이 안좋으시겠네요.
    꼭 전화라도 하시고..
    돈 없어서 힘드시겠지만..
    죄송하다고 하면서 톨비 빠졌다 생각하시고 5만원만이라도 송금해드리시면 어떨까요?
    물론 부모님이 돈바라고 김치 해주시고 보내주시는거 아니겠지만..
    그런거랑 별개로 올겨울 무지 춥고... 그러니까 뭐 국물이라도 사드시게요..^^

  • 4. ㄱㄴ
    '12.11.28 2:23 PM (121.174.xxx.40)

    착한딸로 보이기 위해 억지로 한게 아니라..
    원글님은 친정엄마가 고생하는게 눈에 훤히 보이니까
    도와드리고 싶은데, 사정이있어 못가게 되니까 엄마가 혼자서 고생을 더 할까봐
    걱정이 되는거잖아요..

  • 5. 원글
    '12.11.28 2:23 PM (58.78.xxx.62)

    ...님

    못 내려가도 시험 끝나고 나서 12월 중간에 한번 내려갔다 올까 계획중이고
    그게 안돼면 따로 김장비 보내드릴 거에요.^^


    근데 제 마음 상태를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전 이런 느낌 좀 안들었으면 좋겠거든요.

    일부러도 아니고 사정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빠지는건데
    전 왜이렇게 마음이 불편할까요.
    이것도 또다른 착한딸 컴플렉스 같은 걸까요?

    하고 싶지 않은데 억지로 해서 착한 딸이고 싶어하는 착한딸 컴플렉스가 아니라
    제가 좋아하고 일부러 챙겨서 하는 일인데도
    상황이 생겨 못하는 경우에 이렇게 마음이 쓰이는 것도
    착한딸 컴플렉스랑 비슷한 것인지
    정말 모르겠어요.

  • 6. ...
    '12.11.28 2:25 PM (175.200.xxx.9) - 삭제된댓글

    그 마음 알것같아요. 요즘 교통비 비싸서 한번 왔다갔다하는거 돈 많이 들죠.. 역시 딸은 달라요. 엄마가 올 필요 없다고해서 안가다가 한번 갔다왔는데 마음이 편하더라구요.

    어머님께 돈 조금 보내드리시구요.. 말씀드리면 엄마께선 다 이해하실것 같아요. 님같은 딸 있으셔서 엄만 기뻐하실것 같아요..에휴.. 저도 님글 읽으니 다음주엔 올라가봐야겠어요. 괜찮다고 하셔도 제가 올라간다고 하면 맨날 전화하셔서 언제오냐고 하시거든요. 갑자기 급효녀되네요. ㅜ_ㅜ

  • 7. ....
    '12.11.28 2:27 PM (121.136.xxx.28)

    착한딸 컴플렉스라는게 남들 눈에 비쳐지는 자기 자신을 의식해서 시작하게 되지만
    결국은 그게 굴레가 되면 스스로가 착한딸이 아니면 못견디는 단계를 밟게 되더라구요.
    단순히 생각하면 ㄱㄴ 님처럼 도와드리고 싶은데 못도와줘서 그렇다. 이렇게 보이는게 맞죠.
    그래서 저도 마지막에 님 욕할 사람 아무도 없다고 했구요..

    근데 저도 알아요.
    제가 알기 때문에 이런 충고 드린거구요.
    님이 당장 반응은 "난 아니예요!!!그런거 아니예요!" 이렇게 약간은 과격하게 보이셨지만요..
    이건 스스로 곰곰히 자기 마음을 들여다 보고 판단하는수 밖엔 없어요.
    그런데 제가 보기엔 그래요.
    상황때문인데 단순히 마음이 엄마에게 너무 죄송하고...엄마가 불쌍하다..
    이런게 아니라 자기가 죄책감을 느끼고 있잖아요?
    그래서 솔직히 제가 보기에 님은 좀 착한딸 컴플렉스같네요

  • 8. ...
    '12.11.28 2:28 PM (175.200.xxx.9) - 삭제된댓글

    아니오. 컴플렉스 아니구요. 그냥 마음이 아픈겁니다. 상황이 복병이 되서 나타나니 님께서 못견뎌하시는거요.. 안타깝네요.

  • 9. ....
    '12.11.28 2:30 PM (121.136.xxx.28)

    물론 본인이 아니라고 자신하면 아닌거겠죠..ㅎㅎ
    그냥 한 말이라생각하시고 흘려듣고 넘겨주세요.
    주제 넘었다면 죄송하구요.
    형제분들이 조금이라도 도와주면 참 좋을텐데...그게 아쉽네요.

  • 10. 원글
    '12.11.28 2:40 PM (58.78.xxx.62)

    다른 집들은 얄미운 집들이 참 많아요.
    근데 친정엄마는 그래도 자식이니까 다 챙기시죠.

    저라도 더 도와드리는게 엄마가 조금이라도 편하신 일이고요

    진짜로 누구에게 칭찬 받고 싶은 생각도 없고
    칭찬을 바라고 하는 일도 아니에요.

    다만 이런 마음이 좀 싫어요.
    못갈 상황이면 못가는거지 왜이렇게 마음 쓰이는지.

    왜 그런거 있잖아요.
    누가 나한테 말도 안돼는 부탁을 해서 거절을 했어요.
    그럼 당연한 거고 되려 말도 안돼는 부탁을 한 것에 좀 짜증이 나거나 해야 하는데
    거절한 것이 계속 마음 쓰이는 거 ..
    뭐 그런거랑 비슷한 거 같아요.

    보면 생긴건 피 한방울 안나오게 생겼는데
    소심한 거 같기도 하고.

    과감할 땐 과감한데..

    쓰고보니 참 이상한 사람이네요 제가.ㅎㅎ

  • 11. ...
    '12.11.28 4:23 PM (110.14.xxx.164)

    매번 그렇게 하셨고 시험얘기 하셨으면 이해하실거에요
    근데 아들며느리는 좀그러네요
    배추따고 자르고 절이고 씻는건 남자들이 해야 하는 일인데...
    여자들은 안에서 속만들고 치대서 담고
    그렇게 하니 한결 편하더라고요
    어머님이 혼자서 그 많은거 다 미리 하시려면 얼마나 힘드실까 생각못하나봐요
    차라리 각자 해먹자고 하던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84326 남편이 해외근로를 하게 될 거 같은데....괜찮을까요? 3 해외취업 2012/11/30 1,275
184325 시댁 초대 앞두고 마음이 무겁습니다.. 29 이사왔는데 2012/11/30 6,040
184324 전업님들 최소 월300짜리 일하고 계시는겁니다. 22 전업 2012/11/30 4,527
184323 문재인 후보 예언한 사람말이예요 신기해요 8 뽀로로32 2012/11/30 7,800
184322 스페인 갔다온 얘기생각나네요. 5 사진앨범보다.. 2012/11/30 1,806
184321 주위에 가르치는 말투 가진사람 있으세요?? 20 ... 2012/11/30 10,178
184320 어떻게 외풍이 부는 집에 아가가 있는 집을 찾을 수 있을까요? 2 기부 2012/11/30 1,719
184319 나만 아껴 살면 뭐하나.... 6 ehdgml.. 2012/11/30 3,246
184318 피곤해 보이는 문재인 후보네요.(펌) 13 ... 2012/11/30 3,128
184317 정우성 진짜 젠틀해보이네요 49 무르팍 2012/11/30 16,769
184316 [급질] 스마트폰 메모 기능에 대해 급히 여쭤봅니다. 4 @@ 2012/11/30 1,261
184315 26년 보고왔어요~ 6 just 2012/11/30 2,096
184314 나이 서른인데 치과가본적이 없어요 썩은이가 없네요 8 건치 2012/11/30 2,000
184313 오늘 전직원이 해고됬어요 ㅠ.ㅠ 15 날벼락 2012/11/30 17,639
184312 [백년전쟁 스페설] 박정희- 그리고 한국의 현대사 2 추억만이 2012/11/30 1,045
184311 인구문제 경악스럽군요.. 3 .. 2012/11/30 1,669
184310 뽁뽁이 붙이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 5 12월 2012/11/30 14,366
184309 여자 혼자 여행가기 좋은 곳 추천부탁드려요. 4 뚜벅이 여행.. 2012/11/30 8,530
184308 슬라이딩 붙박이장에 tv설치해서 쓰시는분 계시나요? 2 ... 2012/11/30 3,988
184307 유자차 담은지 몇일만에 먹나요? 1 유자 2012/11/30 1,354
184306 오해받기 쉬운 女운동복 1 ㅋㅋㅋ 2012/11/30 1,967
184305 베스트글의 유럽여행을 다녀온 글 댓글들 읽다보니... 포비 2012/11/29 1,923
184304 씨네큐브에서 프리미어페스티벌 하네요... 1 이밤의끝을붙.. 2012/11/29 606
184303 무릎팍도사 보고 있어서 기뻐요. 9 손님 2012/11/29 2,870
184302 요즘 티비뉴스에 아나운서, 기상캐스터들 빨간색 옷 너무 많이 입.. 9 .. 2012/11/29 1,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