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0년차입니다...
남편이랑 동갑인데... 정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앓는 소리해요..
이제 제가 아플 지경입니다... ㅠ_ㅠ
주말에 같이 있으면 짜증이 나요... 앓는 소리도 정도껏이어야 봐주지...
오죽하면 제가 주말에 친구들하고 약속 만들어서 나가라고 밖으로 내보낼 정도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금요일 밤부터 몸이 안좋으니 집에만 있겠다고 선포를 하더니
금요일 저녁 8시 반에 잠들었어요. 그리고 토요일 아침에 10시 반에 일어나 밥을 달라고 하길래
(저랑 아이는 이미 밥을 먹은 뒤였어요) 좀 귀찮았지만 밥을 차려줬습니다.
밥 먹으면서도 얹힌 것 같네 어쩌네 하면서 계속 끙끙대고...
밥 먹고 쇼파에 앉아 핸드폰 보면서 낄낄대고 오락하고....
(저는 그 사이에 아침 먹은거 치우고 딸아이 공부 봐주고, 같이 동네 슈퍼 가서 이것저것 사왔어요)
1시쯤 점심 차리는데 아침 먹은게 얹혀서 자긴 점심 안먹고 싶다고 또 들어가 자더군요...
딸이랑 같이 점심 먹고 컴퓨터로 영화 한 편 보고...
영화 다 보고 과일 먹고 있는데 (4시쯤) 남편이 방에서 나오더니 저녁에 고기 먹고 싶답니다.
그래서 집에 고기 없으니 일요일 점심에 먹자, 속 안좋다면서 무슨 고기냐 했더니
기운이 없으니 고기를 먹고 싶다고 합니다.... 정말 속에서 치밀어 올랐지만 집에 준비한게 없으니 안되겠다,
그럼 나가서 먹자고 했더니 좋다고 합니다. 5시 반쯤 집에서 나왔어요..
사실 저나 딸이나 배가 안고팠지만.. 남편은 점심 안먹고 잤으니 좀 일찍 나온거죠.
고깃집 갔더니 엄청 잘 먹더라구요. 3인분 시켜서 전 몇 점 안집어먹고 딸도 누룽지만 한 그릇 먹고
고기는 얼마 안먹었어요...
고기 먹고 집에 오니 8시쯤 되었는데 밖에 나갔다오니 너무 피곤하고 힘들다고..
이제 힘들고 몸이 안좋아서 외식도 못하겠다고 또 계속 끙끙댑니다....
자기 먼저 씻고 잔다고.. 집에 오자마자 씻고.. 또 자러 들어가요.
진짜 욕이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딸이 있으니 참았어요.
일요일 아침에도 똑같았어요. 8시 반쯤 잔 사람이 9시쯤 일어나서 밥을 찾길래 대충 먹으라고 했더니..
아침부터 라면 끓여 먹더군요.. (저랑 딸도 씨리얼 먹은 상태였어요)
그러더니 거실에 앉아서 피로가 안풀린다고... 앞으로는 외식도 안할거라고.. 너무 피곤하다고...
계속 끙끙끙끙 앓는 소리... 7살짜리 딸한테 어깨 주물러보라고....
딸이 조금 주무르다 힘드니까 못하겠다고 하니까 뛰어놀땐 힘도 넘치면서 왜 아빠 어깨 주무를땐 힘 없다 하냐고..
정말 때려주고 싶어요.... ㅠ_ㅠ
이런 사람 어떻게 해야하나요?
결혼 초에는 저러지 않았었어요.. 그렇다고 나이가 많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결혼 빨리 해서 지금 30대 중반이에요.
처음에 저러면 몸이 어디가 아픈가 걱정되어 한약도 해먹이고 건강검진도 받고 했는데
정말 아~~무 이상 없다고 나옵니다. 오히려 평소에 수영 규칙적으로 해서 그런지 아주 건강하다고 나와요.
키도 몸무게도 적당한 사람이고 배도 전혀 안나오고... 회사 끝나고 1주일에 3번은 수영하고 오거든요.
근데 운동하고 와서도 저녁에 계속 골골골... 자기 너무 힘들다, 아프다, 머리가 깨져 죽을 것 같다,
어깨가 부서질 것 같다, 허벅지를 누가 찌르는 것 같다, 허리가 아프다........ 진짜 레파토리가 끝이 없어요.
그러면서 집에서 꼼짝도 안해요...
저도 맞벌이 하고 전 운동도 전혀 못해요. 하루종일 회사에서 일하고 집에 와서 딸 돌보는 것까지 오로지 제 몫..
아플 틈도 없이 살고 있습니다. 목 땡기고 허리 아픈지 오래 되었지만 병원에서 검사만 받았지...
평소에는 시간이 없어 물리치료 받으러도 못가요.. 그에 반해 남편은 조금만 아프면 병원 가서 침 맞고 오고,
물리치료 받고 오고... 남편 카드내역 평소에 안보는데 얼마 전에 봤다가 정말 깜짝 놀랐네요.
2~3일에 한 번씩 정형외과, 한의원.... 물어보면 본인 몸이 안좋아서 좀 쉬고 왔다고... 하는데....
진짜 못들어주겠어요. 처음에 한 두번일때야 걱정이 되었지만... 아무 이상도 없다고 나오고...
회사일이 힘들고 스트레스 받냐 하면 그것도 아니에요... 물어보면 스트레스 받는다고는 하지만...
저녁 6시 반~7시 사이면 퇴근하고.. 업무 중간에 저렇게 병원 왔다갔다 할 수 있을 정도면
아주 힘들고 빡센 회사는 아니지 않나요? 저야말로 회사에서 스트레스 엄청 받거든요..
저런 데에는 답이 없나요? 저도 아프다고 해봤습니다만 그때마다 돌아오는 대답은 '그래? 나도 거기가 아파.' 입니다..
제가 아픈 데가 자기도 아프다는거죠.....
전 아픈건 둘째 치고 돌아버리겠네요.. 남편이랑 같이 있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에요..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