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다가와 벽난로용 장작 참나무를 구입했다.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다른 곳보다 톤당가격이 조금 싼 곳이 있었다.
판매처가 수원 금곡동이라 가까워서 그런지 배송료도 다른 곳보다 싸고
상호도 정직한 나무꾼이라고 하길래 그저 믿고 주문했다.
다른해와 달리 묶음처리를 하지 않고 커다란 초록색 양파망에 담아왔다.
중년의 남과 여, 둘이 3톤을 나르고 쌓느라고 고생도 하고 춥기도 해서
집에 들어오라고 해서 차도 한잔 대접했다.
양파망에 넣은 것이 의아해 물으니 그동안 여러가지 방법을 써봤으나 이것이 가장 좋았단다.
가볍고 들기는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밴딩처리한 장작은 무거워 해체해서 실내로 들여오다 보면
나무가시에 찔리기도하고 불편한 점이 있긴 했다.
쌓아놓은 양이 다른 해 에 비해 적은 것 같았는데 부피로 하는 것이라 마찬가지라고 했다.
지금 가져온 나무는 잘 마르고 팔기도 아까운 좋은 나무라고 자찬 했다.
추워져서 난로를 때다보니 나무의 길이가 전반적으로 짧고 일정치 않으며
특히 옹이 부분이 많아 굵어서 난로에 잘 들어가지가 않았다.
그러고 보니 묶음처리 할 수 없는 찌끄러기 나무를 그냥 망에다 허술하게 넣어
부피도 늘릴겸 꼼수를 부려 팔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애초 그렇다고 했으면 가격도 다른 곳보다 싸서 그러려니 했을텐데
이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고
묻지도 않았는데 팔기 아까울 정도로 좋은 나무라고 말을 했던
그들은 꼼수 나무꾼이었다.
찬찬히 살피지 않는 나도 잘못이지만
이름으로 믿고 살기 참 힘든 세상이다.
문의전화를 하니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더 이상 전화도 안받는다.
정직한 나무꾼이라고 하지를 말던가 정직과 가장 거리가 먼 나무꾼이었다.
어느 집인가 가훈이 '정직하라'였다는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