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에게서 너무 심한 말을 들었습니다.
나는 애새끼 필요도 없고, 그러니까 너 억울하면 니새끼 데리고 나가
공과금 관리비 보험료(고정지출) 120만원에 30만원 더 보태서 150 매 달 줄테니까
그거가지고 알아서 살림하고 싫으면 나가. (현재 월급 300)
야 밥 방에 들어가서 빨리처먹고 나가. 애새끼 들어가서 처먹여. 나갔다가 나 일 나가면 들어와.
눈깔에 띄면 죽을줄알아(식사할때 돌 지난 아기가 짜증을 냈다고)
이게 어제 오늘 들은 말 입니다.
싸움의 이유가, 돈 이었어요.
결혼 4년차구요.
신랑이 죽어도 강력히 전업 원해서 일 그만두고 바로 전업했구요
대신에 신랑은 집안일 전혀 도와주지 않아도 되도록 다 제가 알아서 했네요.
존중해주고 위해주고 싶어서 존대 꼬박꼬박 했구요, 입맛이 까탈스러워 밥상머리에서 꼭 한마디씩 해도
다 참고 매 끼 새밥에 새국에 새반찬 해서 상차렸습니다.
신혼 4개월 일하고 4개월 쉬었어요. 그동안은 모아놓은 돈 쓰고 친정에서 협조받았구요
관리비와 보험료등을 카드로 내야했을때, 취직해서 월 250씩 벌어오더군요.
제 아가씨시절 월급보다도 적었지만 열심히 살았어요.
그렇게 서너달은 마이너스 메꾸고 하느라 정신없이 그냥 제로썸이었구요.
그러다가 아기가 생겨, 1년 안되는 기간에 800만원 좀 넘게 모았어요.
우리 부부 아기니까 양가에서 내복 한벌도 원조받지 않았구요, 조리원이든 뭐든 양말 하나까지 다 우리 힘으로
준비하고 사고 했네요.
그렇게 통장을 헐어버리니, 다시 모으는게 쉽지 않더라구요.
격달로 접종비는 30만원 가까이 하지(이건 보건소 접종도 안됩니다)
기저귀는 또 뭐 그리 비싸고 애가 쭉쭉 크니 옷도 내복도 철마다 사게되고
3만원 넘는건 사지도 않았는데 부담이 꽤 되더라구요.
그래도 정신차리고 다만 50이라도 모았어야 했는데, 그걸 못했어요.
신랑은 한달에 100은 저축해야한다고 저를 다그쳤고, 매달 가계부도 보고 하더라구요.
신랑이 화내면 너무 무서워서, 저축 못하고 있다고 말도 못했어요.
그게 너무 마음에 짐이 되어서 어제 다 말했네요. 사실 하나도 못모았다구요.
너무 무서워서 말 못했다고. 미안하다고.
그 말 하는데 심장이 벌렁거리고 손발이 벌벌 떨렸습니다.
그때부터 저 위에 쓴 욕들을 했어요.
뭐 쌍시옷은 기본이구요.
누구 형 와이프는 한달에 돈 백 번다고 나가면서도 애 셋 키우는데 너는 뭐하냐부터...
모욕적인 말들은 기억도 안나요. 너무 떨고있느라 단어들이 그냥 귀를 통과해버리더군요.
그래서 어제 애기가 울면 애한테 화살이 날아갈까봐 비오고 추운데 데리고 친정에 가있으려니
밤 아홉시 반에 전화가 왔어요. 너 어디냐고. 됐다고 오늘 오지도 말라고.
한시간 후에 집에 도착하니 도어락을 완전히 잠갔더라구요.
내 생일이라고 우리 엄마가 케이크 들고 같이 왔는데두요.
그렇게 발을 돌려 다시 친정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고 오늘 집으로 왔네요.
집 치우고 애 씻기고 밥 준비해서 퇴근 맞춰 밥 차려줬더니
들어가서 처먹이고 나가라고, 그러데요.
내손으로 끓인 내 생일 미역국 한숟가락 뜨지 못하고 또 도망나왔어요.
친정에선 난리가 났습니다.
1년간 돈 천만원 못모으고 다 쓴거, 그거 내 잘못이라고.
근데 이건 해도 너무 하지 않느냐구요.
그돈으로 명품을 사고 사치를 한것도 아니고, 자기랑 애기 먹이고 입히느라 쓴거고
사실 한달 150남짓, 3인가구 생활비로 쓰면 어디에 썼는지 모르게 쓸 수 있다고.
요새 물가가 좀 비싸냐부터..
어쩜 그래도 말을 그렇게 하냐 친정이 우습나보다까지 말이 나왔네요.
많이 가르치고 좋은회사 다니다가 유학 가려는애
꼭 자기 달라고, 유학도 안된다고 나중에 자기가 필요하면 보내겠다고
집도 있다고 결혼만 하면 된다고
우리집에선 엄청 반대를 했지만, 자식이 뭐라고 결국 찬성해주셔서 한 결혼입니다.
시댁에선 저 볼때마다 너네 집 사는데 집에서 1억 얼마 보탰다, 어서 집 팔아서 그 돈 나눠달라 하시는통에
안그래도 답답했는데, 믿고 있던 신랑의 언어폭행은 나날이 심해져만 가고 이제 저도 한계인듯 합니다.
애 태어나고 기저귀 갈아준것도 다섯손가락 안에 꼽히고
하루에 5분 봐 주면 많이 봐주는데도 자기는 늘 피곤하다고만 합니다.
네. 기본적으로 제 잘못인거 저도 압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졸라메면 100만원 저축 할 수 있었겠죠.
그랬으면 지금쯤 돈 천만원 수중에 있었을거구요.
하지만 그 천만원때문에 저런 말을 들어야 한다면, 앞으로 남은 여생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을지 무섭습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요?
친정에선 당장 신랑 만나 원하는게 뭐냐고 따져묻고싶으시다는거 겨우 말렸습니다.
답답하고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