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국가적으로; 중차대한 시기에..
참 해결 안 되는 부부간의 문제가 있어 글을 올려봅니다..
두돌 아기 키우는 30대 중반 동갑내기 부부인데
무엇에서부터 문제이냐 하면 결혼한 것부터가 문제고요
다음주 상담 예약도 돼 있기는 한데....회의적입니다
아기가 아토피라 밤에 수없이 깨어나서 남편과 아기 생후 3개월부터 따로 잤어요
뭐 말하자면 입 아픈 무심하고 배려 없고 자기 몸만 아는 사람이고요.
그냥 서로 사이 안 좋게 살고 있었는데요.
그런데 발단은 오늘 새벽 5시에 출근한 남편이 잠깐 짬을 내서 쉬러 집에 왔다가
급한 일을 맡게 돼서 한두시간 가량 집안에서 회사일을 하게 됐어요.
전화통화도 계속 해야 해서 집이 아닌 척-_-을 하느라
계속 아빠한테 갈려는 아기 붙들고 한참 씨름 하고
1초도 쉴틈없이 놀아주느라 제가 녹초가 됐어요
일 마치고 다시 나가는 남편에게 '자기가 집에 있으니까 내가 피곤하다 애기 붙잡느라' 하고
툭 던지듯 이야기했어요. 진짜 장담하는데 짜증난 말투 아니고 무미건조한 어투였어요
근데 퇴근하고 온 남편이 저한테 싸움을 거는데
"난 어제 6시간 잤어. 당신은 오늘 언제 일어났어?" 이러면서
자기 못 자서 힘들다고 "힘든 사람이 누구야?" 하면서 막 따지는 거예요.
그런데 우스운 게...제가 2년간 아기 밤잠과 사투를 (진짜 사투. 건선, 면역저하 등 골병남)
벌이는 동안 남편은 저한테 뭐 하나 도움 된 게 없거든요
도움은 커녕 힘들겠다 뭐 이런 말도 제대로 해준 적 없구요.
남편은 심지어 산후 3주 된 산모에게 자기 피곤하다고 어깨 주물러달라고 한 인간.
하여튼. 애 앞에서 그만 이야기하자고, 재우고 말하자고 하고
재우고 나왔는데
방문 닫고 혼자 술먹고 궁시렁궁시렁하다 자네요.
근데 하는 말이 "어차피 같이 살 것도 아니고" "남편은 안중에도 없지" "애한테만 관심 있지"
이래요. 저 들으라고 하는 말 아니고,
제가 자는 줄 알고 혼자 술먹고 있던 거라 진심이라고 생각돼요.
상담을 받자고 한 것은 저인데...
다정한 부부는 아니지만 아이에게 어른으로서 부모로서 부끄럽고 싶지 않아서요.
나아질 거라는 기대가 반은 있고 반은 없어요.
게다가 오늘 저런 남편의 속마음을 듣고 나니 참 허무하네요.
어차피 같이 살 게 아니라니..무슨 뜻이죠?
그전에도 싸울 때 아이 성인 되면 헤어지자고 남편이 이야기한 적 있어요.
계속 같은 마음이었나봐요.
마음이 싸해지면서..
나도 넋놓고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남편과 같은 직업이고 전문직은 아니지만 취업이 어렵진 않은데,
일의 강도가 세요. 근무 시간이 길고요.
아이가 아토피고 음식을 엄청 가려먹여야 해서 (알러지가 완전 다양)
공동생활을 할 수가 없어요. 땅콩 우유같은 건 묻기만 해도 발진 나고..상태가 안 좋아요.
일대 일 밀착 관리를 해야 하고..잠시도 눈을 뗄 수 없어요.
그래서 버티다 사표를 냈는데..
준비를.어떻게 해야 할지..
이혼 준비에 대한 말이 아니라도..
조언 좀 해주세요.
이러다 사이가 좋아지기도 하나요?
결혼 5년차인데, 희망이 안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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