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교통사고로 입원중인 시동생 면회를 남편과 함께 갔어요.
시동생은 침대에 누워있고 저희는 간이 침대에 앉고, 동서는 시동생이 누워있는 침대끝에 걸터앉았더랬어요.
침대 가운데에 테이블이 놓여져 있었는데, 시동생과 동서가 그 테이블에 각자 자신의 스마트폰을
올려놓고 들여다보고 있더군요.
제가 무슨 얘길 해도, 스마트 폰만 들여다보고 있다가 잠깐 잠깐 얼굴 들어서 좀 쳐다볼 따름이고. 별로 얘기도
안하고 뭔가를 하고 있더군요.
그러던와중에 옆에 있는 남편도 스마트폰을 꺼내서 들여다보고 있구요.
결국엔 저만 혼자 멍하니 앉아있고, 시동생, 동서, 남편. 이렇게 셋은 담담히 스마트 폰을 들여다보면서 그렇게
간간히 대화가 오갔어요.
전 그게 너무 어색해서 일부러 자꾸 말을 걸었어요. 나중엔 시동생만 스마트폰에서 얼굴을 들어 저를 보면서
얘길 하더군요. 교통사고 난 얘기라든가, 보험 얘기 같은거요.
돌아오는 길에 남편한테 다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어서 혼자 참 어색했다고 하니까...그러려니 하라구.
요즘은 다들 그런다고 하더군요.
전 스마트 폰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몇달전엔 제가 골절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지금의 시동생과
동서가 면회를 왔을때는 들고 있던 노트북을 내려놓고 대화했었거든요. 사람 대접이란게 그런거 아닌가요?
최소한 얼굴은 봐줘야한다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스마트폰으로 이메일 주고받으면서 일도 하고 하루 종일 들고 있는 사람이라서 그런가했었는데,
시동생이나 동서들도 다 그렇게 하는게 자연스러운 건가 싶더라구요.
마치 혼자 있고 싶으니까 건드리지 말라는 제스처 같이 느껴지기도 하구요.
그래도 형님이고, 형수인데, 면회까지 왔으면 얼굴은 보고 얘기해야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그러면서도 설마 일부러 그러진 않았을텐데, 남편 말이 맞나 싶기도 하구요.
스마트폰 시대에 예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