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와 시어머니는 좀 상반된 성향입니다.
친정엄마는
자식들이 귀찮게 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으셨어요.
그래서 집안일도 많이 시키셨어요.
엄마밑에서 잘 배워놓고 나중에 엄마한테 해달란 소리 하지 말라구요.
그래야 나중에 엄마 죽어도 해먹고 살지...하면서요.
물론 그 당시에는 원망도 되었어요.
'나는 왜 남들처럼 귀한 대접을 못받나?'하면서요.
여하튼 그랬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
제 또래 친구들에 비해 집안 살림도 잘하는 편이라
살림도 뚝딱뚝딱 쉽게 하는 편이고
엄마가 골라준 전공은 취업이 쉽고 자격증이 있는 것이어서
재취업도 무난한 편입니다.
한마디로 나이가 드니 오히려 친정엄마께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먹고 사는 것도 생활하는 것도 수월하니까요.
시어머니는 본인이 해주시는 걸 무척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시누는 집안일이라고는 하나도 해본적이 없대요.
딱 공부만 했대요.
여자가 손에 물묻히고 일하는 거 싫고 딸이 고생하는 것도 싫다고
집안일을 시키지 않으시고 시어머니 혼자 다 하셨대요.
시누는 결혼한뒤 살림에 대해서 무척 힘들어해요.
그래서 종종 제게 전화해서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합니다.
시누가 엄마(제게는 시어머니죠.)에게 물어보면
뭘 힘들게 그런걸 하려고 하느냐고 하지 말라고만 하신대요.
아니면 직접 와서 다 해주고 가신대요.
아들(제게는 남편이죠)에게도 뭐하나 가르친것이 없어서
맞벌이할때는 설거지,청소등 아주 기초적인 것들을 제가 가르쳐 줬어요.
신혼때는 은행에 가서 돈 입금하고 출금하는 것도 못하던 사람입니다.
그나마 남편은 제가 이것저것 알려주고 직접 해보라고했더니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면서 만족해합니다.
남편이 그럽니다.
어려서는 부모님이 다 해주셔서 좋았었는데
나이들수록 힘들고 어려웠대요.
분명 양쪽 모두 자식을 사랑해서 선택한 방법일텐데...
한번씩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