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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자가 참 아깝고 불쌍하다 생각 들긴 또 처음이네요.

조회수 : 3,166
작성일 : 2012-10-21 12:33:35

세입자 부부 중 남편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갑자기 회사가 멀리 이전해서 이사를 가야 겠다고 정중하게 얘기하더군요.

 

이사 온 지 몇 달 안 됐거든요.

조금 귀찮은 마음이 들었지만, 제가 출퇴근 멀리 해 본 경험이 있어 그냥 좋은 마음으로 한 번 알아보자고 했습니다.

 

대신 만기가 남아도 너무 많이 남았으니, 그 쪽에서 부동산 수수료는 부담해야 겠다...하니, 당연합니다...그러더군요.

그런데, 내가 요즘 좀 바빠 그러니, 그 쪽에서 집앞 부동산에 좀 내 놓으라...나도 바쁜 일 좀 정리되면 내 선에서도 알아보겠다...그랬습니다. 

그리고 며칠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던 중...

두어번 부재중 전화를 놓치고 못 받았었나 봅니다.

 

그랬더니 대뜸 문자가 오길...

"나원참, 살다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네요. 집 내 놨는데 보러 오지도 않고, 집주인이란 사람은 전화도 안 받고, 어이가 없네요. 아무튼 우리는 *월*일까지(보름후) 꼭 이사 나가야 하니, 빨리 집 빼 주세요!"

이렇게 보낸 겁니다. 

상당히 불쾌했죠.

집 내 놓은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집 안 빠진다고 난리 부리는 것도 희한했고, 다짜고짜 보름 안에 집을 빼라니...

게다가 자기네들 사정에 따라 발생한 일에 이렇게 당당할 수 있나? 만기도 일년반이나 남은 시점에서?...참 경우없구나...싶었죠.

 

그 무엇보다도 그 세입자 남자분을 여러 번 만나고 대화해 봤지만, 아주 선하고 좋은 인상을 받았었는데, 내가 사람을 잘못 봤나 싶어 너무 실망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불쾌한 마음에 당장 근처 부동산에 다 전화를 돌려 집을 내놨고, 내놓자마자 그 날 바로 계약이 됐습니다.

알고 보니, 현 세입자들은 한군데에만 내 놨더군요.

 

어찌 됐든 아무리 요즘 전세가 없어도 그렇게 급하게 세입자 구하기도 쉽지만은 않은 일인데, 잘 됐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또 문자가 왔더군요.

 

자기네는 계약날짜에 못 나간다고, 날짜를 2주 정도 미뤄 달라는 겁니다.

알고 보니, 우리를 닥달만 했지, 자기네는 정작 집을 적극적으로 안 구하고 있었나 보더군요.

 

그래서, 이미 계약을 해 버렸으니, 어쩔 수 없다 답하니, 자기네는 기한이 있으니 더 살 수 있지 않느냐먄서 말도 안 되는 생떼성 문자가 온 겁니다.

 

이거 안 되겠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싫은 소리 안 했는데, 가만히 두면 안 될 사람들이구나 싶어 전화를 했습니다.

그 남자분이 예의 그 선한 목소리로 "안녕하세요?"인사를 하길래 갑자기 화가 나더군요. 이 무슨 두 얼굴이냐 싶어서요.

그래서, 평소의 저답지 않게 다짜고따 다다다...이야기를 해버렸습니다.

 

그랬더니, 남자가 너무 당황해 하는 겁니다.

그 문자내용도 처음 듣는 듯 했어요.

 

잘못 온 거 아니냐, 자기는 그런 문자를 보낸 적이 없다...그러는 겁니다.

문자마다 세입자입니다...이렇게 왔는데, 내가 헛개비와 문자를 주고 받았느냐 했더니, 아...이러더니, 잠시 후 다시 전화하겠다는 겁니다. 

그리고, 잠시 후 전화를 해 와서는 자기 부인이 문자 몇 번 보냈다고 하더라면서 이유불문하고 정말 사과드린다...말씀하신 내용이 사실이라면 무례했고, 정말 죄송할 뿐이다...백배사죄하는 겁니다.

너무 고개 조아리길래 저도 무안해져서 그렇다면 남편분께 사과를 받을 부분이 아닌 듯 싶다면서 아무튼 계약이 끝났으니, 빨리 집을 구해보라면서 오히려 제가 미안하다면서 통화를 마쳤네요. 

통화 이후에도 따로 장문의 사과 문자를 보냈고요.

전화 끊고, 그 남자 참 불쌍하다 싶더군요.

제가 이 세입자 들일 때 그 남자분 어머니와 몇 번 접촉할 일이 있었는데,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얘기를 많이 하시던지, 처음 그 아들인 세입자 남자 분 봤을 땐 어머니와 전혀 매치가 안 되더군요.

보통 세입자와 만날 일이 별로 없잖아요.

계약날 만나고, 입주날 만나고 그 정도인데, 전 입주 전에 그 어머니 되시는 분들과 전화 통화를 몇 번이나 했고, 그 세입자 아드님을 여러번 봐야 했다면 말 다 했죠뭐.

아니나 다를까...

그 세입자들 이사가는 날 그 어머니와 그 부인때문에 이사업체와도, 부동산사무실과도, 들어올 세입자와도 대판 다툼이 나고, 완전히 사단이 났습니다.

그 가족 중에 유일한 상식을 가진 그 남자 분은 어거지 백단 어머니와 부인이 말 안 되는 소리 빵빵 날릴 때마다 화들짝 놀라며 말리고 설득하느라 진땀 빼느라 생고생했고요.

평소 결혼이 누구 손해가 어디 있느냐...다 끼리끼리 만나 사는 거라 생각했는데요.

그 남자분만큼은 참 안 됐다 싶고...어머니복 없는 사람은 처 복도 없나 싶고...남의 집 일이지만, 참 걱정이 되더군요.

IP : 58.240.xxx.250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이
    '12.10.21 1:46 PM (58.240.xxx.250)

    나가는 날 부동산과 다툼이 난 이유도 듣도보도 못한 이야기더군요.

    그렇게 갑자기 계약이 돼서 급하게 집을 구해야 하니, 예산보다 비싼 집을 구해야 했다는군요.
    그래서 저에게 일반적인 경우도 아닌 많은 금액을 계약금하게 미리 당겨달라 하더군요.
    그 문자도 얼마나 무례하고 불쾌하게 보내던지...ㅜ.ㅜ

    더 이상 휘둘리기 싫어 부동산 통해 딱 잘라 거절했습니다. 상식안에서 행동하라고요.
    그랬더니, 그걸 꼬투리 삼아 매끄럽게 일 진행 못 시켰다며 물고 틀어져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잔금날 주겠다면서 돈을 빌렸답니다.
    중개업소가 얼마나 들들 볶였으면 그랬겠어요.

    그런데, 이사가는 날 그 빌린 돈 마련 못 했다고 한달만 미뤄 달라고 하면서, 동시에 중개수수료를 반으로 깎기까지...@.@
    봉투의 돈을 세던 사장님이 반 밖에 안 든 걸 확인하고 불러 세우니, 아들은 황당해서 어머니 왜 그러시냐고, 제가 드린 거에서 빼신 거냐고 하고, 그 어머니는 당당히 그럴만 하니 그만큼만 주는 거다 하고...아들은 거의 울듯 하고...옆에서 부인은 소리소리 지르고 있고...ㅜ.ㅜ

    그 뿐 아니라, 아파트 관리실 등 여기저기서 어거지 부리느라 시간이 몇 시간이 늘어지고 집 안 빼 주니, 들고날 두집 이사팀과도 다툼이 나고...아휴...

    그렇다고 며느리하고, 시어머니 쿵짝 맞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어거지 부릴 때나 쿵짝이 맞았지, 또 그들은 그들대로 반목과 질시의 분위기...
    저도 여자지만, 두 번 다시 마주치고 싶지 않은 여자들이었습니다. ㅜ.ㅜ

  • 2. ...
    '12.10.21 3:34 PM (122.36.xxx.75)

    참 개념없는 인간들많네요..
    저예전에 전세살았는데 집주인이 개념없었어요 저희는 만기다돼서 나갔고 몇달전에 만기때
    나간다고 통보했거든요.. 집주인이 쪼잔의극치이고 , 부동산말들어보니 복비도 안준다고 벼텼다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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