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결혼식 도와주고는 결혼하고 나서 고맙다는 말 한마디도 못 들은 경우가 많거든요.
제가 예체능 전공이라 결혼식 도와달라고 부탁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나이가 어렸던 처음 몇 번은 기쁜 마음으로 해줬는데
횟수가 더할 수록 사람들은 부탁할 때 한 번 연락하고 나서, 그게 끝이더라고요.
결혼식 끝나고 고맙다고 따로 말 들은 적은 손에 꼽고요,
집에 초대되거나 식사를 대접받은 적도 한 번도 없네요.
뭐 친구니까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 주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저 솔직히 진심어린 감사의 표현, 말 한마디면 모든 피곤을 싹 잊는 타입이거든요.
그때마다 아, 내가 이정도밖에 안되는 사람이었구나, 눈치채고 마음을 접었네요 ㅠㅠ
바보같은 짓 이제는 안하려고 하는데 아직도 제 주변에는 절 진정한 친구보다는
도움을 청하는 상대로 보는 사람들이 남아있는 것 같아요.
가지치기를 정말 많이 했는데도요.
가깝지 않아도 좋게 좋게 얼굴 붉히지 않을 정도로 관계를 유지하고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는 사이조차도, 그 사람이 저한테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을
경우더군요. 강약이 조절이 안되서 그런지 이런 관계도 많지 않네요.
작년에 정말 좋아했던 친구가 결혼하고 나서 연락이 두절되고
이제는 정말 친한 사람아니면 결혼식에 안가려고 했는데
이제 곧 또 한 친구가 결혼을 해요.
몇 남아있지 않은 미혼 친구 중의 한 명이라 그 친구도 비슷한 경험을 많이 했을거에요.
자기는 안 변한다고 하는데, 전 그런 말은 이제 안 믿고요.
기분좋게 도와주고 축하해주고 싶은데
이 친구도 이제 못 보겠구나라는 생각에 맘이 좋지만은 않아요.
분명 결혼한 사람들도 결혼 후 연락하는 친구들이 따로 있겠지요?
그 속에 내가 없어서 그렇지, 결혼한다고 다 연락끊지는 않지요?
결혼하면 이렇게 아무 사이도 안 될 사람들에게
내 좋은 시절, 시간과 노력, 우정이라는 감정을 낭비한 것 같아서 너무 너무 아깝습니다.
그 때는 왜 몰랐을까요?
평생 호구짓만 하고 살은 것 같아서 문득 서글퍼져서 넋두리 좀 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