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동네 피씨방입니다.
오전에 오래도록 콧물 흘리는 둘째 데리고 병원 다녀왔어요.
점심 시간이 다되어서, 얼른 아이 내려놓고 김밥 재료(단무지) 사러 동네 슈퍼에 다녀왔죠.
내일이 큰 애 생일이라, 오늘 오후에 준비할 것이 많아 마음이 바빴어요.
남편에게 애들 봐달라고 했기 때문에, 얼른 집에 가서 점심 먹고 시장 가야지 했는데...
20여 분 만에 집에 가니 집이 그야말로 난장판이더군요.
오늘 같이 쌀쌀한 날!! 5살 큰 아이가 안방 베란다 쪽 수도를 틀고 둘째와 장난을 쳐서 안방 바닥을 물바다로 만든거에요.
아이 아빠는 바로 옆 침대에서 자고 있더라구요.
순간 정말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걸어서 5분거리 슈퍼였어요. 오전에 병원 갔다 왔고요. 어젯밤에 오늘 분명히 생일상 준비로 바쁘다고 얘기했고요.
그런데 남편은 자기 자느라 바빠서, 그 20분 애들을 완전히 방치해 뒀더라구요.
아이 아빠도 피곤하겠지만, 평소 집안일이며 육아를 거의 저에게 미뤄두는 남편에게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큰 아이 손을 낚아채서 질질 끌고 작은 방으로 데리고 가 남편에 대한 분노를 큰 아이에게 대신 쏟아부었습니다.
매를 들고 들어갔지만, 때리진 않았어요. 그건 꼭 참았거든요..
2살 작은애는 물을 뒤집어써서 옷이 다 젖어서 저에게 매달리는데, 뿌리치고 밖으로 나와버렸어요.
단지 내 놀이터에 앉아 가만히 생각을 해보는데, 제가 그리 화낼 일은 아니었어요.
애들이 다쳤던 것도 아니고,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니잖아요.
제가 불같이 화를 낸 건 평소 남편에게 쌓였던 게 폭발한 거겠죠.
요즘 그렇습니다.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작은 일로 분노가 치밀고, 조절이 안되네요.
제가 정말 왜 이럴까요?
집을 나오긴 했는데, 딱히 갈 곳도 없고 동네에서 이렇게 서성이고 있네요.
좀 있다가 작은 아이 보러 들어가긴 해야될 것 같아요. 그저 이야기 할 데가 없어 여기에 풀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