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에는 혼자서 일주일에 서너번씩도 보러 갔고요.
그러다 결혼하고 아이 낳아 기르면서 거의 7년을 영화관에 못 갔어요.
이제 아이들이 좀 커서 가끔 오전에 애들 보내놓고 혼자 영화 한 편씩 보러 가기도 합니다.
최근에 본 건 아이들과 함께...만화영화들.
혼자 본 것...두 개의 문, 피에타, 광해.
사실 밝고 즐겁고 행복한 영화를 많이 보고 싶어요. 아이들 키우다 보면 그렇게 된다더라고요.
끔찍하고 아프고 슬픈 영화는 보기 싫어진다고.
곧 이렇게 아프고 슬프고 무서운 영화가 개봉되겠네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기에 더 끔찍하죠.
저는 서른 초반까지도 사회 문제에 크게 관심이 없었어요. 저 자신에게 직접 연관된 것 아니면요.
그런데, 가카의 시대를 지나오면서 많이 변했습니다.
내가 그나마 누려오던 자유와 여러 행복들이 많은 분들의 목숨과 눈물과 희생 덕분이라는 것,
다른 이들의 아픔이 결국 나의 아픔이 된다는 것,
정신 차리지 않으면 순식간에 많은 분들의 희생이 허사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이런 세상에서 아이들을 키울수는 없다는 것 등등......
그래서 힘들어도 마음 아파도 그동안의 이기적이었던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고
십시일반하는 마음으로 이 아픈 영화들을 꼭 보려 합니다.
관객수 머리수라도 채워서 저처럼 지난 역사에 관심없던 분들이 호기심에라도 관심 갖게 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어요.
사실 지금 내가 사는 세상이 너무 기가 막히다 보니 스크린에서 하하 호호 아름답고 환상적인 세상이 나와도 그닥 와 닿지 않기도 하고요.
남영동 1895
강풀 원작의 26년(이건 다음 웹툰에서 완결작으로 보실 수도 있어요)
그리고 MB의 추억 이라는 영화도 개봉된다더군요.
그 면상을 영화관까지 가서 봐야 하나 싶기도 하고, 스크린에 물병 던질까 걱정도 되고
아직은 망설이고 있습니다.
모자 푹 눌러쓰고 멀리 있는 동네 영화관 가서 영화 보며 욕이나 실컷 쏟아놓고 와볼까 싶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