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내 딸 서영이, 언제나 삶을 관통하는 건..신파

쑥과 마눌 조회수 : 4,683
작성일 : 2012-10-13 02:43:29

미모에 취약해, 비쥬얼 민호에 홀려, 신의에 빠져 있다가,

부원군이 똘마니들 끌고, 의선이 하늘나라 현세에 온다고 했을땐,옥탑방 부원군이..

한번도 아닌, 두번이나 독으로 당한 의선이 항생제 개발을 위해 매진할땐, 닥터진이..

체력 약한 시청자는 지치더군요.

그러다, 

밤마다 애들 잠들때까지 인질로 잡혀,

찌찌도 물리고, 머리채도 잡혀줘 가며 

아이패드로 몰래몰래 본 드라마.

내 딸 서영이.

울고 말았답니다.

늘 그랬던거예요.
언제나 삶을 핵심을 to the core, 신파라는 거.

무능하믄 가만히나 있지, 꼭 사고 쳐오는 민폐백단 아버지에,
속 썩으며, 고생만 하다가, 꼭 좀 괜찮아지기 일보직전에 죽어버리는 엄마에,
비위 좋지도 않으면서, 입주 가정교사하는 고시준비 체력꽝 고학생에,
부모돈은 많으나, 싸가지및 현실감 실종된 주인집 아들에,
계산속 빠삭한 주인집 사장님에,
우아떠는 무식한 안주인등등에...

정형화된 스토리와 빤한 캐릭터들.
빠른 전개만 아니면,
몇번이고 졸다가 죽을,
할머니 세대와 엄마 세대를 거쳐서,
그것두 모라자, 이젠 내세대까지 전수되어온 그 스토리들.

맞아요. 내 딸 서영이는 그래요.
다 가진...그런 드라마.

내 딸 서영이.
아니, 내 친구 서영이,
아니, 내 사촌 서영이,
그리고, 나 자신 서영이..를 들키게 만든 드라마.


그럴 것 같네요.
그것이 내 엄마의 것이라면,
유골함마저도 방에 둘수도 있고, 계속 들고 다닐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사랑이라면,
그게 무에 대단한 것이라고,
그 사람이 밥먹고, 그 사람이 잠자고, 그사람이 웃는 모습을 보고 싶어 환장을 해대고.

암만..


내 친구 서영이가 말하더만요.
보릿고개가 그냥 보릿고개가 아니라고.
마음에 있는 게 보릿고개라고.
먹는 거만 보믄,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고.
밥은 먹었나..
같이 먹을껴..
이것두 좀 먹어 봐야 하는디..

불멸의 고전.
쟝르는  신파
내 딸 서영이.

손수건지참은 필수.
나홀로 시청은 선택.

IP : 68.227.xxx.9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한 생각
    '12.10.13 3:41 AM (122.34.xxx.30)

    아니, 뭔 감상문을 이리 핵심을 짚어 찰지게 쓰셨나요?
    제가 티비 자체를 안 보는 사람인데, 우연히 식당에서 이 드라마 첫방을 보고서는 그 80년대 신파가 줄거리 진행 및 결말을 훤히 예상케 하는데도 챙겨 보고 있습니다. 본방 사수는 안 해도 다시보기로 말이죠. ㅋㅎ

  • 2. 롤리폴리
    '12.10.13 4:33 AM (182.208.xxx.196)

    to the core 동감.
    인간의 삶은 진실함에 가까울수록 유치하죠.

  • 3. 좌회전
    '12.10.13 7:06 AM (121.169.xxx.44)

    짝.짝. 짝

  • 4. 기립박수
    '12.10.13 7:44 AM (66.108.xxx.88)

    감상문에 기립박수 발까지 동원합니다요 ㅋㅋㅋㅋ 제가 이역만리에 나와서 사는데요, 주말에 늦잠 자고 일어나면 딱 내 딸 서영이 인터넷에 올라와 있을 시간이라 매주 주말 점심 친구 삼아 봅니다. 어서 현재로 왔으면 좋겠어요!!

  • 5. 우왕~
    '12.10.13 8:24 AM (175.113.xxx.131)

    저도 기립박수, 짝짝짝~
    재미있게 봤습니다.ㅋ

    평소에도 유머도 많고 주변인물들과 넘 잘지낼것 같인 느껴집니다.
    비록 머리채를 잡혀도....ㅎ

  • 6. ㅇㅇㅇㅇ
    '12.10.13 11:58 AM (121.130.xxx.7)

    전 드라마 잘 안보고 요즘 신의만 보는 사람인데요.
    원글님 글 너무 잘 쓰셨어요.
    저야 막장코드 하나 없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신의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내지만요.

    제목부터 닉네임까지 범상치 않은 기운이 물씬 풍깁니다.
    눈이 침침해지는 나이라 쑥과 마늘이겠거니 했는데...
    쑥과 '마눌'이라니 ㅋㅋ
    그래요. 우리의 삶 자체가 신파죠 뭐.
    별 거 아닌 걸로 울고 웃고 지지고 볶고.
    지금 육아에 지쳐계신 거 같은데 조금만 견뎌보세요.
    곧 곰이 사람으로 탈바꿈할 날이 올겁니다.

  • 7. 시도니
    '12.10.13 12:11 PM (123.214.xxx.42)

    쑥 &마눌님 쫌 짱!!!
    글쓰는 직업 가져보심이 어떨까요?
    상팔년도 드라마가 이상하게 땡기네 했더니 님의 해석이 정답이네요.

  • 8. phua
    '12.10.13 12:16 PM (1.241.xxx.82)

    웬~~지~~~
    원글이가 누군지 알 것 같은 이 예감은 ??? ㅋㅋㅋ

  • 9. 쑥과 마눌
    '12.10.13 12:56 PM (68.227.xxx.97)

    강철체력 애기들때문에 지친 노구로, 뜨문뜨문 쓰게 되는 나름 감상문이네요.
    조그마한 커뮤니티에 먼저 올렸다가, 혹시나, 내 친구 서영이, 내 사촌 서영이가 볼듯 하여, 여기도 올렸는데..봤나 보네요.
    과분한 칭찬은 만년 눈팅족을 퍼옴족도 만드니, 감쏴.
    쑥과 마늘이 아니라, 마눌로 제대로 아셨다면, 원글이의 아이덴티티 다 아신것임.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9361 1시간-2시간 걸을때요, 정말 귀에 아무것도 꽂지 않으면 지루해.. 13 저도 걷기관.. 2012/10/26 3,219
169360 님과 남 사이 1 gowl 2012/10/26 813
169359 손님초대 국종류 추천해주세요. 메뉴도 좀 봐주세요 6 지현맘 2012/10/26 3,706
169358 40000원짜리 떡볶이 먹고왔어요.ㅠㅠㅠ 26 으이구바보... 2012/10/26 17,046
169357 반신욕, 매일 해도될까요? 2 ... 2012/10/26 7,260
169356 스타킹과 구두..도와주세요. 1 나는나 2012/10/26 799
169355 오늘 아침에 죽은고양이 18 꿈꾸는 별 2012/10/26 1,865
169354 아들 친구들의 폭풍문자~ 6 *^^* 2012/10/26 1,811
169353 생선구이기 지를까하는데 저좀 말려주실분!!! 25 가을이라 2012/10/26 5,766
169352 버거킹 햄버거(와퍼?) 세일하나요??? 2 간식 2012/10/26 1,251
169351 삐용이에 대한 고민. 9 삐용엄마 2012/10/26 1,004
169350 양악수술 부작용 여대생 신병비관 자살 1 샬랄라 2012/10/26 3,671
169349 새누리당 합당 이인제, “야권단일화는 야합” 14 세우실 2012/10/26 1,081
169348 '市청사에서 변신' 서울도서관 개관…잇단 발길 2 샬랄라 2012/10/26 804
169347 장터에서 최고로 기분 좋은 일. 1 장터 2012/10/26 1,498
169346 죽은사람 혹시 보신적 있으세요? 19 다른세상 2012/10/26 8,431
169345 태국패키지 다녀오신 분들 질문 좀 받아주세요 3 파타야가요!.. 2012/10/26 1,277
169344 본격 딸 키우고 싶어지는 영상 일본 2012/10/26 1,098
169343 님들 요즘에 옷 뭐 지르셨어요? 2 지름신 2012/10/26 1,250
169342 정말 귀여운 일본 꼬마여자애네요. 8 규민마암 2012/10/26 2,794
169341 아령 들 때 팔꿈치 관절에서 소리가 나요. 계속해도 되나요? 팔운동 2012/10/26 1,890
169340 지병(?) 있으신 분들 하나씩 털어놔 보아요,흑흑.... 96 동병상련 2012/10/26 15,715
169339 관현악단 지휘자 질문 .. 2012/10/26 555
169338 5박6일 11살 아들과의 여행지 추천 부탁드립니다. 4 11월말 2012/10/26 626
169337 '의사 김재규'…민주주의로 가는 지름길을 개척한 혁명 6 샬랄라 2012/10/26 6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