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여후배의 소소한 연애 한풀이인데 남자의 눈치란 참..ㅎㅎ

남자 조회수 : 2,911
작성일 : 2012-10-11 16:19:00

 

예전에 있던 부서에서 옆 자리에 앉았던 여후배가 있는데요.

저랑 죽도 잘 맞고 대화도 잘 통해서

지금 제가 부서를 옮겼는데도 거의 매일 메신저하고 종종 점심도 먹고 그럽니다.

이 후배가 올해 3월부터 일본인이랑 연애를 하고 있는데,

답답한 일이 있을 때마다 저한테 하소연하는데

오늘도 한 건 있었네요 ㅋㅋㅋ

아래는 적절히 각색한 메신저 대화 내용입니다.

뉘앙스를 살리기 위해 약간의 비속어는 그대로 살렸습니다. ㅎ

 

- 선배, 노량진 수산시장 가봤어요?

- 웅웅. 가봤지.

- 거기 10명 정도가 모일만한 자리 있어요?

- 웅, 거기 1층은 TV에서 보는 그런 시장인데, 2층에 횟집들 쫘라락 있음. 50명 들어가는 방도 있을 걸.

- 이번 달, 남친네 한국 내 일본인 모임,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보자고 했대요.

- 흠~~ 나쁘지 않군.

- 근데, 담주에 제 생일있잖아요. 이번 달 모임은 저 축하해주는 모임으로 하기로 했었음.

- 웅? 생일 축하자리?? 노량진에서?? 그럴 분위기는 아닌데 ㅋㅋㅋ

- 솔직히 장소는 상관 없음. 근데 모임이 금요일임.


(* 저희 다니는 회사는 동탄에 있습니다.)


- 뭐여-_-;; 주말도 아니고 평일에?? 노량진까지 언제 가. 생선이 바다로 돌아가는 게 빠르것네 ㅋㅋ

- ㅠㅠ 레알 가기 싫어요. 가봤자 다 중년 사장님들임...재미도 없음...ㅠㅠ

  남친때문에 억지로 가는 건데, 노량진은 또 뭐야...ㅠㅠ

- ㅠㅠ 남친한테 슬쩍 얘기해봐. 노량진은 다음에, 주말에 가자고. 좀 그렇다


(잠시 시간 지난 후)


- 남친한테 퇴근하고 가면 시간이 늦지 않을까, 라고 물어봤는데, 남친 왈

  "회 먹는 거라 금방 끝날 거에요"

   아놔, 샤발, 그 얘기가 아니자나 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ㅋㅋㅋㅋ


(또 약간 시간 지난 후)


- 그게 아니라 회사 퇴근하고 동탄에서 노량진까지 어떻게 가냐고 했더니

  "버스타고 지하철 타고 가면 돼요"

   아놔, 샤발, 누가 가는 방법을 몰라서 물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형님 ㅠㅠ (남친이 저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아...뭔가 웃긴데 안타깝다...

- 에효...ㅠㅠㅠ

- 토닥토닥 ㅠㅠㅠ 이해하샴. 남자란 동물은 어쩔 수 없음 ㅠㅠ

- 레알 가기 싫음 ㅠㅠㅠ

 

대강 대화가 이랬었구요. 결국 간다고는 하는데,

대화하면서 문득 제 자신도 돌아보게 되더군요.

밖에서,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여자가 실제로 원하는 게 뭔지 이렇게 쉽게 보이는데

왜 내가 당사자가 되면 귀에 들리는대로 얘기를 하고

속뜻을 파악을 못 할까...나도 예전 여친들에게 저랬을거구나..하구요 ㅋㅋ


근데 저나 저 형님이나 연애가 처음도 아니고

반복되는 상황이고 동일한 경험이 예전에 있었으면 모를까,

처음 닥치는 상황이라면 또 속뜻 모르고 들리는대로 해석할 거 같아요 ㅋㅋㅋ

만약 기회가 된다면, 제가 배우고 싶고 능통하게 사용할 수 있는 언어는

영어도 아니고, 중국어도 아니고, '여자어'입니다. 
 

IP : 203.244.xxx.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ㅎ
    '12.10.11 4:24 PM (119.206.xxx.93)

    원글님이 남자시구나..ㅎㅎㅎ
    제 3자 입장에서 잘 보인다는 말...ㅎㅎㅎ
    심히 공감해요.
    저희 남편 연애시절....ㅠㅠㅠㅠ
    저랑 남편은 둘다 첫사랑이거든요
    울남편 여자 사귀어본경험이 전혀 없어서..
    정말 정말 여자 속마음은 전혀 관심이 없고..오로지 보이는대로..ㅎㅎㅎ

    뭐 결혼 20년 내공이 쌓이니 이제는..살만하지만..ㅎㅎㅎ

  • 2. 그나마
    '12.10.11 4:24 PM (220.126.xxx.152)

    좋아하니까 맞춰주려고 저렇게 온화하게 독심술하지
    맘에 없으면 다 직구로 팍팍 날려버립니다요.
    나이 들수록 직구만 사용하고요.

  • 3. ggg
    '12.10.11 4:29 PM (125.178.xxx.79)

    중간 중간 표현들이 넘 재미있어요.. ㅎㅎ

    읽다보니 여자분의 대응도 좀 답답하네요.
    정확히 이러저러 힘들다 다른 곳으로 하던지 다른 때 하자고
    말을 하면 좋았을 것을요. 여자들은 돌려말하기.. 알아서 짐작해주기
    이런 것 좀 고치면 좋겠네요.

    여자지만 살다보니.. 그런 말투가 오해만 만들고.. 기분 나빠지고.. 그러더군요. ^^

  • 4. 여자어는
    '12.10.11 4:29 PM (163.239.xxx.50)

    여자인 저도 어려워요..

  • 5. 그래서 저는
    '12.10.11 4:31 PM (119.197.xxx.71)

    말로합니다.
    나 이러저러해서 화났는데 좀 달래줘~그냥 짜증이 나 ㅠㅠ
    그렇게 우리부부 평화를 찾았답니다.

  • 6. 무지개1
    '12.10.11 4:32 PM (211.181.xxx.31)

    ㅋ 답답한 사람이 직구 날려야죠 뭐 그래도 못알아들으면 뜨겁게 안녕하는거고

  • 7. ...남자의 동굴..
    '12.10.11 4:38 PM (218.234.xxx.92)

    남자가 동굴에 들어가는 시기가 있다는데, 여자도 그 동굴이 있어요. 다만 여자의 동굴은 남자의 동굴하고 기간이나 형태가 다를 뿐.. 그 동굴을 이해하면 서로들 안 싸울 듯.

  • 8. 저도 여자인데
    '12.10.11 5:10 PM (183.101.xxx.119)

    궁금해서 그러는데 처음에 저렇게 돌려서 말했는데 못알아들었다하면
    내가 퇴근이 몇시인데 그먼데까지 시간내에 못간다(가기 힘들다고ㄷ 아니고 못간다고 딱 정해서말함)
    그날은 당신네 모임멤버끼리 알아서가고 우린 담에 가도록하자.....라고 나같으면 이렇게 얘기햇을것같은데...

    정확한 단어사용과 표현으로 직구를 날리면 나도 짜증날일없고....

    이상한가요 이러면??ㅋㅋㅋ그래서 내가 이모냥인가욤??아흑흑흑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9566 안철수가 대통령되는 순간 레임덕 시작이네요. 14 과연 2012/10/24 2,270
169565 지금까지 본 선거 방송 중에 가장 쇼킹 ;;; 1 일본 2012/10/24 1,394
169564 난폭한로맨스 같은 드라마 없을까요 9 만년백조 2012/10/24 1,863
169563 이 증상도 질염일까요... 2 기정떡 2012/10/24 2,339
169562 상품권 중 가장 쓸만한 것은 무엇일까요? 2 어떤게 좋을.. 2012/10/24 1,306
169561 중학생양복구입? 3 2012/10/24 1,392
169560 7세 부츠 2년 신길 수 있나요? 3 부츠 2012/10/24 1,230
169559 ‘MB 임기 내 완성’ 압박이 4대강 담합 불러 1 세우실 2012/10/24 1,025
169558 씽크대 상판 청소 청소!! 2012/10/24 4,002
169557 이 소파좀 어떤가 봐주세용~~ 12 소파구입 2012/10/24 3,434
169556 안철수 후보님, 그 방안은 정말 아닙니다. 29 퍼옴 2012/10/24 2,613
169555 대형마트에서 파는 유리창에 붙히는 단열시트 아시나요..? 2 우리집이 너.. 2012/10/24 2,981
169554 초등학생 엄마모습따라 아이가 달라보이나요?? 5 초등 2012/10/24 2,145
169553 조국교수의 안철수후보 정치개혁안에 대한 평. 39 조국 2012/10/24 2,862
169552 경제는 활성화를 해야 하죠... 학수고대 2012/10/24 970
169551 영국제 파인 테이블식탁.... 6 .. 2012/10/24 2,091
169550 가끔 주부인 제가, 여러모로 필요없는 인간 처럼 느껴지면..너무.. 4 의욕상실 2012/10/24 2,740
169549 시댁에 돼지고추장 불고기 4키로 양념해 가야 해요. 3 대박레시피 2012/10/24 2,419
169548 아파트 오래 되지 않고 초,중,고 괜찮은 곳 찾고 있어요. 1 평촌 샘마을.. 2012/10/24 1,246
169547 간만에 본 매너흡연가 1 매너 2012/10/24 1,224
169546 담쟁이 펀드 성공했어요!^^ 3 ^^ 2012/10/24 1,261
169545 시누이결혼하는데 제가 메이크업받고 머리 하는것 유난떠는 건가요?.. 108 ^^ 2012/10/24 24,803
169544 제사 날짜는 어떻게 정해지나요? 1 궁금 2012/10/24 8,346
169543 분당에 성인한국무용배울곳 있을까요? 무용 2012/10/24 2,047
169542 춘천1박2일로가는데 노선을 짜려는데 5 가을여행 2012/10/24 1,4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