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가 시작한 일 뒷 수습 하기가 너무 곤욕입니다.
1. 어떤 상황인지
'12.10.7 1:04 AM (121.130.xxx.167)어떤 상황인지 모르겠어서 조언을 드리기가 어려운데요,
원글님이 어머니 일을 수습해야 하는 것은 사실 당연한 일이고,
어머니가 아프시거나 해도 사실 생업을 잠시 놓고라도 돌봐드려야 하는 사람입니다.
원글님이 나이가 어리셔서 감당하기가 힘드실 것 같긴 해요.
또 공사 아저씨들이 워낙 여자 무시 많이 해서 일처리도 수월하지 않을 거고요.
그럴 때 너무 돈을 아끼려고 하면 많이 고생스러우니까
오늘 하신 일 같은 건 철거 아저씨(잡부) 부르면 5만원 정도면 해결됩니다.
건물이 너무 노후해서 세입자들 다 나가야 할 정도라면 팔던지 신축해야 하는데
재정 상황을 모르니 조언드리기가 어렵네요.
융통할 수 있는 돈에 맞춰서 해야 할 것 같고,
어머님이 벌리신 일을 수습하는 것은 앞으로 계속될 거니까,
전에는 원글님이 어리셔서 어머님이 단독으로 결정하셨던 일들 중 중요한 것은 원글님과 상의해서 하도록 하세요.
원글님이 다섯 살만 더 먹으시고 직장생활 계속 하시면 노련해지고, 여유가 생겨서 모든 일이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힘내세요.2. 참
'12.10.7 1:11 AM (121.130.xxx.167)그리고 아버지나 외삼촌 등이 관계가 돈독하여 도움이 되면 좋지만
그렇지 못하면 어머니와 원글님 둘 뿐이어도 괜찮습니다.
너무 서글퍼 마세요.
저도 집에 일들이 많아 20대 중후반부터 어깨가 좀 무거웠는데
지금(30대 중반이어요)은 부모님의 신임도 두텁고, 과거 그렇게 했던 것들이 다 제게 힘이 됩니다.
남이 아니고 어머니 도와드리는 일이니까,
힘내서 하시고
또 나중에 그만큼 어머니와 원글님 두 분이 관계가 애틋하다는 것,
훗날에 어머니 떠나신 뒤에도 과거 원글님이 도와드렸던 기억이
두고두고 원글님 마음을 따뜻하게 할 거라는 것 생각하면서 하루하루 보내시면 참을 만 할 거에요.
힘내세요!3. 감사합니다
'12.10.7 1:20 AM (182.218.xxx.46)오늘 하게 된 일은 원래 누수가 되어서 물이 떨어지던 곳만 천장 벽지를 떼어냈는데 오늘은 새로운 공간에 물이 고이는걸 봐서 그 부분을 하나씩 떼다보니까 다 떼서 봐야겠더라구요. 근데 일요일이고 오후고 하니까 사람을 부를수가 없었어요.. 또 어디다 알아봐야 할지 막막하니까 그럴봐엔 제가 해야지 싶어 목장갑 챙겨서 하게 되었구요. 대부분 이런식으로 소소한건(?) 제가 하게 되네요..
아무튼 제가 엄마의 자식이니까 이제 엄마의 일이 생기면 제가 뒷수습 하는게 맞는거겠죠?
그냥 너무 서글퍼요. 힘들고...좀 이런일 하고 싶지 않고 편하게 인생 가고 싶은데..구질구질 ㅠㅠ
제가 나이가 너무 어린건 아니고 곧 30이긴 해요. 그래도 공대생도 아니였는데, 최근 몇년동안 별별일을 다 하고 사람 상대할려니 너무 피곤하고 엄마처럼 자꾸 구질구질한 일이 엮이는 것 같다는 자괴감이 드나봐요.
바닥공사를 한 후 누수가 생겼는데, 공사를 맡았던 사람은 자꾸 자기 책임이 아닌걸로 피해갈려고 하고 저는 거기에 맞대응해서 누수원인을 찾으려 계속 다른 전문가들 통해서 알아보고 대응해야하고..또 싸울때가 생기면 싸워야 하고..
이런게 인생 공부다 하고 그냥 담담하게 해결해나가야 하는게 맞는거겠죠?
엄마는 나이가 드니 무서운게 많아지고 할말도 제대로 못하고, 저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엄마를 대신해 이런저런일을 해야하니 성격이 더 걸걸해지고.. 그냥 이런 상황이 서글픕니다 ㅠㅠ4. 잘하고 계세요
'12.10.7 1:26 AM (121.130.xxx.167)잘 하고 계세요.
그냥 너무 지쳐서 힘이 빠지셨나 봐요.
그런 일 필요할 때 한다고 성격이 걸걸해지고 구질구질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니 걱정 마세요.
원래 그런 분이 아니면 다른 상황에서 그런 성격 나오지 않아요.
원래 30 넘으면 부모님보다 원글님이 더 강인해지는 게 맞아요.
원글님이 어머니 도와드릴 수 있게 됐다는 게 그만큼 성장했고 강해졌다는 이야기니까 자부심 가지시고,
지금 경험들, 원글님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자산이 될 거에요.
제가 20대에 힘든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편하게만 자란 사람들보다 정말 많은 것을 보게 되었고,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에 지금은 정말 감사하고 있어서 남의 일 같지 않아서 자꾸 답글 달게 되네요.^^5. 정말
'12.10.7 1:27 AM (124.199.xxx.79)많이 힘드시겠어요.
지금까지 잘 견디고, 잘 해내셨네요.
도배 뜯는 것 정말 힘들어요.. 쓰레기나오죠, 시멘트 먼지 떨어지죠.
잘 해내고 계신데 심적으로 부담가는 상황에서 체력까지 힘드니 그런 생각 들만하지요.
힘내세요.
내가 왜, 나만 왜 이럴까 생각하지 마시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시면 되는 겁니다.
힘드셔도 어머니 곁을 떠나실 것은 아니잖아요?
건물을 팔고자 하시면 손해보고 라도 파시면 마음이 편하고요.
수리하고자 하시면 이것저것 공부하시고 기쁘게 적극적으로 해보세요.
그리고 안될 때는 그러려니, 그런가보다 하는 여유도 필요해요.
참고로 저는 막힌 하수도 뚫고, 벽에 드릴질도 하고, 시멘트 반죽도 하고
작년에는 6평방2개, 4평 2개를 이틀간 벽지 뜯고 도배 했어요.
이렇게 사는 여자 사람도 있으니 위로받으시고 같이 힙냅시다. ^^6. ㅜㅜ
'12.10.7 1:51 AM (182.218.xxx.46)눈물이 핑 돌정도로 위안을 받고 갑니다. 감사드려요 ㅠㅠ
제가 해야하는 도리가 맞는거라 생각하니 그래도 받아들이게 되네요..
스트레스 많이 받지 말고,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그냥 하나씩 해 나갈께요.
사실 엄마랑은 그렇게 사이가 좋지는 않습니다. 서로 애증 관계라... 하지만 저 말고는 도와줄사람이 없으니 제가 할 수 밖에요..
건물을 팔았으면 싶구요, 현재로썬 팔리지 않고 공사를 해서 좀 고쳐놔야 그나마 나갈 것 같아서
공사를 몇달 걸쳐 몇군데 했어요. 이제 세를 놓고 몇달 안정기에 접어들면 내놨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또 하자가 생겨서 문제가 복잡해지니...
보강공사 한다고 세 들어왔던 사람들 계약금이나 등등 물어주고 내보냈고..공실비 등등 손해가 많이졌어요.
앞으로 어떻게 잘 해결될지, 사람들 상대하는것도 피곤하고 어떨땐 잠이 안오고 소화도 안되고 합니다.
그래도 인생의 자산이 될꺼란 말씀에 힘이 나요..
저도 근 1년안에 콘크리트 벽에 드릴질이며, 도배며, 장판이며,페인트나 핸디 바라는것, 시멘트 개는것도 저도 하구요 ㅎㅎ 전기 이어서 검정 테이프 붙여서 연결하거나 바꾸는것도 하고.. 생각해보니 이것저것 너무 많은것을 해보게 되었네요.
정말님도 이틀동안 그 큰 방들을 벽지 뜯고 도배하셨을려면 정말 힘드셨을텐데..(제가 알아요..) 위안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은 계속 담담하게 하나씩 해결하며 살아가보겠습니다 ㅜㅜ
좋은 밤 되세요~7. ...
'12.10.7 7:30 AM (1.243.xxx.46)아가씨가 씩씩하게 대단하네요.
이게 다 인생 공부라고 생각하시고 자산을 쌓고 경험하는 거라고 생각하세요,
온실 화초에, 아무 것도 몰라, 다 누가 대신 해 줘, 하는 사람들보다
아마 원글님이 나중에 훨씬 더 충만하고 행복하고 당당한 삶을 누리게 될 거예요.
힘 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