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상한 명절고민입니다.

jeong 조회수 : 1,650
작성일 : 2012-09-27 13:12:12

싱숭생숭 일도 안되고 해서 오늘 자게에 올라오는 글들 보면서 생각나는 게 있어서 글을 씁니다.

저는 작년에 결혼했구요. (제 형제는 아직 결혼안한 남동생 하나 있습니다.)

결혼전에는 친정에 외가식구들이 매년 북적거리는 집이라서

명절마다 혹은 행사마다 2-3일씩 집안일(음식,청소,설거지,과일+차 등 간식접대) 엄청하고 지냈어요.

원래 그런 일에 몸사리는 스타일도 아니고 

외가에서 엄마가 장남역할 하는 분위기라서 제가 안하면 친청엄마가 다 하셔야 하는 일이라 생각되니

일을 마다할 입장도 아니었지요.

어릴적부터 열심히 하고 결혼한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결혼하고나서부터는 시댁도 작은집이라 시댁큰집으로가서 전날 명절음식하는거 돕고나서

가족들끼리 모여 저녁먹고 시댁으로 돌아와

명절당일에는 아침일찍부터 다시 큰집으로 가서 명절 지냅니다.

막내지만 집안일을 해본지라 절대 일 가리지않고 몸사리지 않고 일합니다.

제사도 살아생전 하실 수 있는 만큼하고 물려주시겠다는 칠순 넘은 큰어머님이

아직도 직접 제사를 모시는걸 보고 친정에 돌아가신 큰어머니 생각도 나고 해서요.

저희가 가서 도울일은 명절과 큰일들 합쳐 많아야 2-4번 이구요.

분위기도 좋고 사촌형님들도 다 좋고 가는 것도 일하는 것도 즐겁습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시댁에 가서 일을 하면서 가장 생각나는 사람이 제 친정엄마가 아니라

저희 친정에 큰집 사촌올케언니입니다.

사촌오빠는 거의 나이도 쉰 정도되셨고요.

아버지의 형제 중 8남매 맏이이신 큰아버지의 큰아들, 즉 제 사촌오빠의 아내인 올케언니 생각이 나네요.

제 친정아버지가 그 중 막내이신지라 제사같은거 아직도 잘 모르고, 요즘은 시집간 저는 안가고

명절당일에 나머지 식구가 사촌큰오빠집로 가서 명절을 지내고 오후에 돌아오실때에는 바리바리 싸준

음식을 박스로 들고 오십니다.

그건 큰어머니가 돌아가시기전이나 돌아가신지 5-6년된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저역시 돌아가신 친정 큰아버님.큰어머님 사랑도 엄청 많이 받고 자랐구요.

형제간의 애정도 남다르셨고 제친청엄마와 큰어머니도 각별하셨구요.

부모뻘이었으니 더더욱 사랑많이 받았구요.

아직도 명절날 친정에 가 보면 제사모신 집만큼의 제사음식이 항상 있는 이유가 그것이구요.

올케언니가 제부모님께도 엄청 극진하고 제가 결혼해보니 그 마음씀씀이가 보통이 아니라는걸 알게 되었네요.. 

그 올케언니가 저 초등학교때 시집와서 지금까지 이구요.

조카들이 대학을 졸업할 나이가 되었을만큼의 세월동안 음식한번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고

몸만 달랑 가서는 기껏해봐야 설거지,청소,애들봐주기 정도였구요.

어릴때도 명절엔 갓 시집온 사촌올케언니랑 껴안고 자고 그랬네요 ㅋㅋㅋ

결혼해보니 명절때마다 그래서 친정 큰어머니와 올케언니 생각이 많이 나네요.

작은 오빠와 올케언니도 있지만 82님들이 말하듯 제사모시는 집에 비할 바가 아니겠지요.

지난 번 결혼하고 처음 친정 사촌분들과 고모들께도 인사다니러 큰오빠집에 갔을때도

설거지는 어머어마하고 하는사람은 한둘이니 보고만 있을수가 없어서

신랑은 사촌오빠들과 이야기 하도록 두고 저는 올케언니 거들어 설거지했네요.

지나온 시간 그리고 또 남은 세월동안 제사에 명절에 얼마나 힘들었을까싶은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이번 명절엔 그 올케언니한테 봉투라도 혹은 선물이라도 하고 싶은데 어떨까요...

오지랖일까요...조심스럽네요.

제 부모님은 아마 제사비 10만원 정도 주시는 듯 합니다.

지난 명절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것마저도 기름값하라고 돌려주실때가 더 많다고 들었네요.

다들 먹고 살만한데 큰 인사치레는 큰일이 있을 때만 하는 듯 하구요.

조카들 어릴때에는 저희집에서 때마다 옷도 사주고 하긴 하셨어요.

부모님편에 하는 것보다는 직접 하고 싶은데 어떨지요.

짧은 글재주인지라 우왕좌왕 하네요.

사촌손아래시누이가 어찌하면 예의없지 않게 조용히 인사할 수 있을까요...

IP : 115.91.xxx.20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찬성요
    '12.9.27 1:27 PM (203.226.xxx.222)

    사촌언니 사랑 많이 받으셨으니 선물하면 서로 정을 나누는게 되겠죠.. 전 좋은생각 이신것 같은데......

  • 2. 유지니맘
    '12.9.27 1:30 PM (203.226.xxx.82)

    저도 시댁 큰집에 작은형님께 거의 몰래 ㅜ
    선물드립니다
    시댁 큰어머님이 아시면 싫어하셔서 ㅜㅜ
    시댁 큰형님은 음식준비도 기타등등 안하시고 그냥 입만 오셔서 ㅜ
    별로 드릴 이유도 하고 싶지도 않고
    작은형님이 다 하시거든요

    그래도 큰형님만 예뻐하시는게 속상해요

    돈으로 드리긴 어려워서 그집아이들만 살짝용돈주고 화장품이랑 예쁜 티셔츠나 가디건 사다가 차 트렁크에 아무도 몰래 넣어요 ㅜ

    마음가는대로 하세요
    좋아하실겁니다

  • 3. 인우
    '12.9.27 1:30 PM (112.169.xxx.152)

    먼저 원글님의 깊은 헤아림에 미소가 지어 지네요.
    저희도 작은집,큰집이 서로 흉허물없이 한 집안 처럼 지내거든요.
    너무 형식적으로 예의를 차리면서 인사하는 것 보다는 편하게 자연스럽게 하세요^^

  • 4. jeong
    '12.9.27 1:46 PM (115.91.xxx.202)

    원글입니다.
    답글 모두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서울이고 친정, 시댁, 사촌오빠가 사는곳 모두 각각 다른 지방이라
    제가 직접 만나기가 쉽지가 않아서요^^
    제 동생편에 전할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모두 즐거운 명절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0142 지금 박찬호를 보던 8살 울 아들 하는 말... 1 웃음 2012/10/04 1,243
160141 바나나브레드를 너무 만들고싶은데 집에 오븐이 없어요 ㅠㅠ 생선굽.. 2 ... 2012/10/04 1,202
160140 꼭 준비해서 보내야 하는거 있나요? 4 초등고학년수.. 2012/10/04 1,083
160139 [새누리당의 투표방해 공작] 댓글 8만개 넘었습니다 5 촛불 2012/10/04 1,007
160138 배소은 파격드레스 ㅠㅜ 4 iooioo.. 2012/10/04 2,463
160137 휴대폰 고장나보신분?? 요리공부 2012/10/04 587
160136 추석때일 생각하니 실소가 나서 써봐요 1 ㅎㅎㅎ 2012/10/04 1,218
160135 내일 편의점 택배 접수할까요? 6 미도리 2012/10/04 1,030
160134 82쿡 안오는 방법 좀... 4 중독 2012/10/04 1,270
160133 아빠보다 훌륭한 오빠;; 3 올리비아 2012/10/04 1,380
160132 몸 여기저기가 따끔거리거나 가렵다가 발진도 있는데..두드러기일까.. 1 면역? 2012/10/04 1,437
160131 돼지갈비..정말 맛있어요.. 7 굿이예요.굿.. 2012/10/04 4,692
160130 < 좋은곡들만 유명하지 않은곡으로 발라드 추천곡 모음 &g.. 3 jasdkl.. 2012/10/04 788
160129 임신중 태교 어떻게 해야 좋나요? 3 ..... 2012/10/04 1,400
160128 울산여고생들은 진심으로 빅근혜 좋아하는군요 9 ㅇㅇ 2012/10/04 1,583
160127 장수면 파는 곳이 하나도 없네요 ㅠ 13 최고 2012/10/04 1,874
160126 여자가 연애 못하는건 그냥 의지의 차이 아닌가여?? 4 .. 2012/10/04 1,891
160125 학교다닐때 공부 진짜 못했었던분들 지금 뭐 하고 사시나요 10 꼴찌 2012/10/04 3,751
160124 늙은호박이 아닌 호박으로 호박죽 할 수 있나요? 1 .. 2012/10/04 780
160123 중고핸드폰 문의드립니다 핸드폰 2012/10/04 585
160122 저는 엄마자격이 없는듯해요.. 16 우울 2012/10/04 3,702
160121 헐~시청~~ 9 이게모냐 2012/10/04 3,020
160120 사서 빻았는데 근수가 너무 줄었어요 18 고추10근 2012/10/04 2,719
160119 딸 아이학교에 밥맛인 모범생이있대요 53 ..... 2012/10/04 11,220
160118 특별 재난 지역 되면 1 구미 2012/10/04 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