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외동딸 키우는 엄마인데, 아이 어리신분들 캠핑가는거 추천하고 싶어서요^^
사실 어릴때 아빠가 여름휴가때 텐트 가지고 놀러가는걸 좋아했는데, 엄마가 고생스럽다고
"난, 여름휴가때 호텔가서 하루 쉬면서 좋은 음식 먹는게 더 좋으니 텐트 가지고 가려면 당신혼자가"
이렇게 선언하시는 바람에, 텐트에서 잔 기억은 몇번 없지만
좋은 호텔에서 잔 기억보다 텐트에서 잔 몇번의 그 기억이 20년도 훌쩍 지난 지금까지 생생하고 추억이 되거든요.
큰 돈 들이지 않아도 갈만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 글 올립니다.
제 남편이 취미도 없고, 어디 돈 쓰는데 관심도 없었는데 2년전에 갑자기 텐트와 타프, 야외용 테이블, 의자,
미니 화롯대 등등 캠핌용품을 사더라구요.
솔직히 좀 놀랬어요. 정말 옷 사는데도, 자동차에도 관심없고, 돈쓰는거와는 거리가 먼 짠돌이형 바른생활사나이에요.
물론 비싼건 아니고, 제일 싼거 싼거 인터넷에서 샀지요^^;
텐트와 타프 다 합해서 30만원정도 주었고 나머지도 아마 30만원정도 들었어요.
코펠도 안사고 침낭도 안사고...냄비 두개 들고 가고
정말 딱 필요한것만 제일 싼걸로 샀어요.
이후로 1년에 자주는 못가고 3-4번씩 캠핑을 갑니다.
여름엔 오토캠핑장에 선풍기 쓸수도 있지만 덥기도 하고 벌레도 많아서 봄가을이 더 좋은거 같더라구요.
캠핑가면 사실 고생스러워요.
남편은 텐트 치는거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몇시간 땀흘리며 낑낑대며 텐트치느라 캠핑 다녀오면 항상 몸살을 하구요
저는....그 많은 짐들을 캠핑 다녀온 이후에 한 일주일에 거쳐 정리를 한답니다^^:;;;;
그런데, 아이에게는 더없이 좋은 추억이 될거 같습니다.
요즘 캠핑장에 오는 사람들 거의 유치원생-초등 저학년 학생을 둔 가족이거든요.
애들이 잠자리채 들고 다니며 어울려 뛰어다니고 놀고, 진정한 재미는 밤입니다.
손전등 들고 밤에 여기저기 뛰어다니는데, 도시에서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할수 없는 경험이지요.
새로 사귄 친구 텐트에 가서 이것저것 얻어먹는 경험도 하구요^^
아이들이 그렇게 새로 만난 아이들과 정신없이 뛰어노는 시간에 저희 부부는 제대로 게을러 집니다.
넷북 가져가서 음악 틀어놓고 맥주도 마시고, 낮에는 그냥 둘이서 의자에 기대앉아 잠도 자구요.
TV 없고 전화는 차에 던져놓고 그냥 그렇게 조용하게 있는것 만으로 말 그대로 힐링이 되는거 같아요.
일요일 낮에 보통은 TV 동물농장 보고, 출발 드림팀 보는데, 캠핑가면 아이는 뛰어놀고
부부는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 맞으면서 완전 릴렉스^^ 하면서 단잠을 자고..
정말 강추해요.
요즘은 오토캠핑장에 전기가 다 있으니 전기장판 가져가서 자면 춥지 않아요.
어제는 돌쟁이 아이들도 많이 데려 왔더라구요.
초반에 몇백만원 쓰지 마시고 그냥 저희처럼 100만원 안들이고도 그냥 비만 피할수 있는 텐트 사시고
냄비, 이불 가져가셔도 괜찮습니다.
정말 가면 타워팰리스같은 텐트부터, 저희같이 하꼬방 수준의 텐트까지 다양하고 캠핑장비도 수준이 천차만별입니다.
하지만 그런데 돈은 안써도, 아이들에게 그런 경험을 하는건 정말 좋은거 같아요.
아침에 새 지저귀는 소리에 잠에서 깨고 밤에 풀벌레 소리 들으면서 잠들고...정말 맑은 공기와 빛나는 별..
돈 많이 들어서 엄두 못내시는분들 계실까봐 한번 글 올려봅니다.
저희가 산 품목은
텐트, 타프, 휴대용 의자와 테이블, 미니 화롯대, 텐트 안에 까는 두꺼운 매트, 숯, 장작 이것밖에 없어요.
애들 크면 따라 가자고 해도 안따라가고 그냥 한 5-6년 데리고 다닐만한거 같으니, 100만원 쓰셔도
1년에 20만원인데, 사실 1년에 한번가도 호텔 숙박비밖에 안되잖아요.
하지만 호텔 숙박과 차원이 다른 추억을 만들수 있어요.
남편, 정말 게으르고 움직이기 싫어하는데도 항상 가고 싶어 한답니다.
저도 정리하는거 정말 싫어하는 여자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만합니다^^
중고로 물품 사셔도 괜찮을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