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당신이 쓰던 물건을 자꾸 줄까요?
인심쓰느거 마냥..
신혼때 남편이 어머니댁근처로 출장을 갔다가 들렀는데 어머니께서 주시더라면서..
쇼핑백을 내놓더라구요.
제 생일선물이라고 하셨다고..
속치마인데 택도 없고 포장도 잘 개켜서 음식싸는 비닐에 넣어져 있는거예요..
그래서 좀 이상타 생각하면 요리조리 살펴보니 겨드랑이 밑에 땀자국..
아마 한번 입고 외출했던거 깨끗하다고 생각하고 그냥 주셨나봐요.
사이즈도 어머니랑 저랑 다른데 어찌 나를 줄 생각을 했으며
더군다나 생일선물이라고...
싫은 척도 안하고 입던거 줬다고 말도 안하고 조용히 서랍에 넣는데 남편이 저더러 좋겠다느니...
시어머니가 생일선물 줬는데 왜 좋아하지도 안느냐???
한번 입어봐라~~ 난리를 하길래 , 참지 못하고 말했어요.
입던거 주신거고 사이즈도 나랑 안맞는다..했더니..
못믿는 표정..
그래서 꺼내서 땀에 얼룩진 속치마 겨드랑이 보여주고 그 앞에서 입어봐줬네요..
저는 말랐어도 키가 있어 66입고요, 어머니는 키가 작아 55입으시거든요.
남편..완전 뜨악~~할 말이 없겠죠.
작년 겨울엔 긴 오리털코드 입고 싶다고..누구네 할머니 긴 오리털코트 입고 다니는데 참 따뜻해 보이고 좋아보이더라... 말씀하시더니 옷가게가서 직접 입어보고 봐둔게 있다 하셔요.
남편이 가서 결재해드렸지요.
한달 쯤 지났나...전화 와선 저더러 그 코트를 가져가입으래요..
왜요? 그거 입고 싶으셔서 그렇게 사신건데 왜 절 주실려고 하세요?
그냥...니가 좋은 옷 입어야지 ..다 늙은 내가 그런거 입으니 그렇다..
전 차 몰고 다니기 때문에 그런거 필요없어요. 그리고 운전할때 불편해서 싫어요.어머니 입으세요.
제가 거의 외출할땐 운전하기 때문에 그렇게 두꺼운게 필요없다는 것도 사실이고 그렇게 긴건 운전하는 사람한텐
매우 불편하다는 것도 다 사실이예요.
근데 가장 큰 이유는 그 옷이 어머니가 입은 모습을 봤는데 뚱뚱해 보이더군요.
그리고 여긴 따뜻한 남쪽 나라라서 그렇게 긴 오리털 코트가 별 소용이 없어요.
동네 친구들한테도 친척들한테도 옷이며 그릇이며 화장품이며 쓰던거 척척 잘 주시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네며 친척들한테 평가가 인심좋다든지..고맙다는 소리는 별로 못듣는거 같아요.
남한테 선물을 하고 싶으면 작은거라도 새거 진심을 담아 줘야지..
쓰던거 주니 좋은 소리들을 할까요??
저부터도 받고도 기분 나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