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얼마 전까지 사람 사이의 관계 때문에
속앓이를 심하게 했고,
그 관계를 단절시킨 지금도 사실 그 힘들었던 관계의 그림자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건 아닙니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이 있는데
어떻게 보면 평범한 이야기들이지만,
심리적으로 많이 지친 저에게 위안이 되네요.
책 내용을 대충 정리해 보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휘둘리고 상처받는 사람들에 대해
흔히 그 사람이 약하고 예민한 거라고 단정짓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살아오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는 그럭저럭 원만했는데
어떤 특정 사람과의 관계, 혹은 특정 집단과의 관계에서만
유독 상처를 받는다면
그 특정 사람 혹은 특정 집단이
"건강한 소통을 배우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피해자가 힘든 걸 털어놓았을 때 주위 사람들이
피해자에게 "니가 당할만한 짓을 했으니까 그렇게 당하는 거지"라든가
"그런 별 것도 아닌 걸로 왜 고민을 해? 그냥 참고 넘어가"
"니가 더 강해져야 해"라고 말하는 건
이중삼중의 고통을 주는 거래요.
결국 피해자의 내면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상처받는다는 굴레를 씌워서
그렇지 않아도 약해진 피해자의 내면에 치명적인 상처를 준다고 합니다.
건강한 소통을 배우지 못한 사람은
자신의 주위에 관대하고 자신감에 찬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해서든지 그 사람을 깎아내리고 자신에게 굴복시키고
자신에게 동조하는 주위 사람들과 함께 그 사람을 비웃고 고립시키고자 하는
비뚤어진 욕망을 갖는다고 해요.
그래서 정말 어른이 저지르는 짓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유치한 방식의
비웃음과 괴롭힘, 거짓말, 적반하장식의 이중적인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화를 내기도 힘들고
그냥 참고 넘어가기도 힘든 괴로움이 계속된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가도
상대방은 집요하게 유치하고 못난 언행을 계속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피해자는 노이로제 상태가 되는 거죠.
그러나, 중요한 건 그 가해자로부터 벗어났을 때
더 큰 문제가 생길 거라는 두려움 때문에 참아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겁니다.
참고 살아도 문제가 생기고
참지 않아도 문제가 생긴다면
참지 않는 쪽을 택하라는 거죠.
사실 이게 말이 쉽지, 가족 간의 관계라든가 남녀 관계에서
이론대로 실천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어쨌든 중요한 건, 지속적으로 타인의 내면에 상처를 주려고 작정한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겁니다.
그들은 괴물도 아니고, 지배자도 아닙니다.
외양은 어른이지만 내면에 존재하는 못되처먹고 버릇없는 아이를 통제하지 못하는,
통제할 능력도 없고 통제할 의지도 없는
정신적 기형아일 뿐입니다.
그들이 정신적 기형아라고 해서 애써 그들을 동정할 필요도 없어요.
동정하고 이해하면서 참아주는 관대한 사람이
바로 그들의 먹잇감이 되는 거거든요.
제가 읽은 책의 제목은 "굿바이 심리조종자"에요.
굳이 사서 읽지는 않아도 될 것 같구요
요즘 책 내용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시다면
도서관 같은 곳에서 한 번쯤 빌려서 읽어보면 괜찮을 책이에요.
혹시 인간 관계로 고민하는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될까 해서 썼어요.
책 광고는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