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보이지 않는 누군가 나를 도왔다는 느낌..

.. 조회수 : 1,427
작성일 : 2012-09-18 10:24:35

이런 묘한 느낌 자주는 아니라도 한두번 느낄때 있지 않나요?

요즘 같이 세상 흉흉할땐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고 소름끼칠때가 있어요.

2006년인가 여름날이었는데

한동네 사는 선배랑 집근처에서 술 한잔 하고 새벽 두세시쯤 각자 집으로 혼자 귀가하던 참이었어요.

저희 동네가 아파트 대단지들 모여있는 곳이었구요.

술집에서 집까지 멀진 않았는데

대로변으로 가게 되면 조금 돌아가고 단지 사이로 가로질러 가면 조금 빠르게 갈 수 있었거든요.

새벽이라 사람하나 안보이고 아파트들 불 다 꺼져있고 어둑어둑한 단지길을

술에 조금 취해 알딸딸한채로 걷고 있었는데

앞쪽으로 츄리닝에 안경낀 아저씨가 걸어오고 있더라구요.

그 시간에 그런 적막한 곳에서 남자와 마주치게 되서 엄청 놀랐는데

이미 중간 정도 온 길이라 도로 뒤돌아 갈 수도 없고 정말 어찌할바 모르다가 아무렇지 않은척

그냥 앞만보고 스쳐지나갔었어요. 눈 한번 살짝 마주쳤구요.

그렇게 앞만보고 가다가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살짝 뒤돌아봤더니

세상에 그 스쳐간 사람이 도로 제 방향으로 따라 걸어오는거죠.

그때 저는 정말 아..뭔일 나겠구나. 그때 그 심정은 설명도 못하겠어요..ㅠㅠ

눈앞이 흐릿흐릿해지더라구요. 너무 무서우니까요.

근데 그 순간 정말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게

도대체 사람이 나올만한 장소가 아닌것 같았는데 어디선지 왠 가방 맨 남학생이 홀연히 제 앞쪽을 튀어나온거에요.

정말 앞뒤잴거 없이 그 남학생에게 뛰어가서 뒤에 어떤 남자가 따라오니 동행해달라 다급하게 부탁했어요.

그랬더니 귀에 이어폰을 꼽고 있던 그 학생이 뒤를 돌아보더니 제 부탁에 응해줬구요.

저는 무서워서 뒤도 못돌아보고 길건너 저희 아파트 앞까지 왔네요.

 

만약 그 순간 그  학생이 튀어나오지 않았다면 저는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니

끔찍합니다.

그 새벽 차도 다 끊긴 시간에 가방매고 음악들으며 어딘가로 가던 남학생...

어디서 나왔는지 도무지 알 수 없던.....

 

이자리를 빌어 감사를.

 

저는 누군가 저를 도왔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술먹고 새벽에 싸돌아다니지 말자란 큰 교훈이 지금도 제 머리에 박혀있네요~ㅎㅎ

 

 

 

IP : 60.196.xxx.12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타리
    '12.9.18 11:26 PM (175.120.xxx.6)

    저는 살면서 그런 느낌 많이 받아요. 운전중 위험한 상황도 자연스레 넘어가고, 위험한 물건이 한 끗 차이로 떨어지고.. 누군가가 도와주셨구나하는 느낌. 속으로 매우 감사하며 지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9557 TV 벽에 걸려고하는데 선 깨끗하게 정리되나요? 4 벽걸이티비 2012/10/03 1,285
159556 고구마가 싹이 나네요~~ 2 궁금 2012/10/03 1,038
159555 근데 불산사고를 왜 언론통제할까요? 15 언론통제 2012/10/03 4,028
159554 5급공뭔하다가 관두는 사람들 10 주유소 2012/10/03 4,944
159553 불경기라면서.. 4 ........ 2012/10/03 2,005
159552 수막<?>주사 맞아야 하나요? 예방접종 2012/10/03 619
159551 난산으로 출생한 아기 잘 자라고 있나요? 3 이제엄마 2012/10/03 2,444
159550 부직포걸레 어디가 싸요? 2 레몬이 2012/10/03 1,639
159549 실제 구미분들 안계시나요? 10 구미 2012/10/03 3,600
159548 댓글 5만개, 촛불이 온라인상에서 켜졌습니다. 3 촛불 2012/10/03 2,125
159547 나박김치 실패하지 않는 방법 좀 6 국대신 2012/10/03 2,193
159546 박정희 지지자 vs 노무현 지지자 11 궁금 2012/10/03 1,558
159545 하기싫지만 해야하는일들을 대하는자세 11 조언좀 2012/10/03 3,349
159544 싸이말이에요 영어노래 어떻게생각하세요? 6 화이트스카이.. 2012/10/03 2,062
159543 고시라는 생선 생선 2012/10/03 846
159542 박원순 검증때 역풍맞은 새누리, 안철수엔 우회공격 4 샬랄라 2012/10/03 1,317
159541 올레 스카이 라이프 사용자분들 쓸만한가요 4 궁금 2012/10/03 1,171
159540 미식축구 성지인증 동영상 eooood.. 2012/10/03 633
159539 한누리 뜻이 뭘까요? 3 한누리? 2012/10/03 4,449
159538 영어에세이 원어민에게 교정받을 수 있는 방법있을까요? 4 영어 2012/10/03 1,240
159537 샵밥 구매시 1 직구 2012/10/03 1,250
159536 민주당 김용익 “안철수 보도, MBC와 기자 사과하고 책임 져야.. 4 샬랄라 2012/10/03 1,710
159535 혼자여행-전주한옥마을 여행가려고 하는데 8 전주 2012/10/03 4,562
159534 놀러와 방송 들국화 공연 보셨어요? 2 놀러와 2012/10/03 1,363
159533 박근혜 후보의 코스프레 / 진중권 7 샬랄라 2012/10/03 1,6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