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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피에타 보고싶지만 힘들까봐 망설이는분들은 제 후기를 읽어주세요.

스포 有 조회수 : 5,577
작성일 : 2012-09-15 02:30:27
저 아래 피에타 보고 싶은데, 충격받을것 같아서가  아닌 너무 슬퍼질까봐 겁이나서 못보고 있다고 글올렸던 사람이예요.
보고 오신분들 댓글에  용기?을 얻어서  혼자 보고 왔답니다.

cgv에서 규모가 작은 상영관였는데, 맨 앞자리까지 꽉찬 상태였고  여자 관객들이 훨씬 많은것이 좀 특이했어요.
연령대는 젊은 사람부터 나이드신 분들까지 폭이 넓었고요.


앞부분은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그것에 기생해서 살아가는 주인공인 강도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보기 힘들어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모르고 있었고 직접 겪지 않았을뿐이지 분명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실로 그 표현이 과장되 보이지는 않아요.
저는  불편할것 같은 부분은 눈을 가리고 보지 않았어요. 보지 않아도 극을 이해하는데는 문제가 없어서요.
초반부를  넘어가면 엄마라는 여자가 강도를 찾아오고 강도와 엄마의 심리 변화에 촛점을 맞춰보면서 극에 몰입이 되기 시작하는데, 강도의 심리의 변화때문에 참 마음이 아팠어요.
강도와의 대화에서 보여지는 엄마의 눈물도 마찬가지 감정이었고요.

한가지  이 영화에서 선정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근친이나 자위를 돕는 장면에 대해서 불편함을 강조하는 글들을 종종보게 되는데, 이런 글을 쓴 분들은 아마도 영화를 보지 않고 들은분들일거란 생각이예요.
그 부분은 엄마라는 사람의 복수를 향한 의지와 강도에 대한 동정?심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일뿐이고, 장면 자체도 과하지 않거든요.
보여지지 않은 그 뒷부분까지 상상해서 불편함을 느낀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것이고요.

제가 걱정했던 감정적으로 너무 힘들지 않을까했던 부분도 감정이 극으로 치달아 보는 사람들이  너무 힘들어하지 않고  적당한선에 감정을 추스릴 수 있도록  배려하신것으로 보여졌어요.
충분히 더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장면인데, 그렇게 하지 않으셨어요.
어디까지나 제 생각은 그랬어요.

냉혈한으로 살아온 강도였지만, 엄마라는 존재로인해 보통의 인간이 되어가면서 엄마에게 애정을 구하고 엄마를 잃게될까봐  불안해하며 사라진 엄마를 애타게 찾아헤매는  강도의 모습이 너무 불쌍했고, 자신의 목숨을 희생해 아들의 복수를 하지만 복수의 칼을 들이댄 대상에게 연민을 느끼게 되는 엄마도 불쌍했고, 서바이벌 게임장과도 같은 지금의 사회에서  희생되고 있는 적게 가진자들의 고통에 가슴아팠어요.
엄마의 복수극은 의도하지 않게 강도에게 회개의 기회를 주게되고, 그 회개의 기회로 인해 어쩌면 엄마의 복수는 일부 실패로 끝난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많은분들이 영화를 보고나면 가슴이 먹먹하고 여운이 많이 남는다고 하셨는데, 지금 제 기분도 마찬가지예요.
장면 장면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곱씹고있거든요.

조민수씨 연기는 더  말할나위 없고, 이정진씨 연기도 좋았어요.
제가 필력이 좋지않아 영화를 보고 느낀 제 감정을 다 전달하지 못하는것이 아쉬워요.
김기덕 감독님 영화 관람은 처음이라서 더 기억에 남을것 같고, 새로운 작품도 기대가 돼요. 
수요기획보니까  커피 좋아하시던데, 주소라도 알면 커피라도 선물해드리고 싶었어요..^^

저처럼 망설이는분들은 꼭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서 후기 올렸습니다.

IP : 218.236.xxx.22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님
    '12.9.15 2:32 AM (121.145.xxx.84)

    리뷰가 찡~~하네요 감사합니다^^

    저도 김감독님 거처에 쿠키라도 보내드리고 싶어요 저장할 필요없이 하나씩 먹을수 있는 쿠키..

    지금 모습도 보기 좋으시지만..몇년새..갑자기 해탈하신듯한 모습이 좀 서글프게 와닿네요..ㅠㅠ

  • 2. ㅇㅇ
    '12.9.15 2:34 AM (114.201.xxx.75)

    좀전에 보고왔다고 글올렸는데요..아직까지 계속 장면장면이 머리에 남고,,,,,잠을 못이루겠네요..친구들하고 그룹채팅 중이었는데,,,저보고 무슨 그런영화를 돈주고 보러가냐고..;;;;;; 다들 선입견이 너무 강해서, 행각보다 흥행이 크게 되지 않을거 같아요..정말 좋은영환데,,,,,,

  • 3. .....
    '12.9.15 2:38 AM (218.209.xxx.234)

    실상은 현실이 더 잔인한데....
    영화 도가니 보다 더 잔인하고 슬픈 어린이 상대 성폭행이 얼마전에도 뉴스에 매일 나왔잖아요.

  • 4. 덧붙여
    '12.9.15 2:48 AM (218.209.xxx.234)

    선악의 이분법적인 구도의 기존의 영화보다 훨씬 현실적입니다.
    인간이 무엇으로 인간의 선악을 판단할 수 있을까요?

  • 5. 김기덕 감독 영화가
    '12.9.15 3:12 AM (112.153.xxx.36)

    대체로 자비가 없는 허를 지르는 황당함을 준다면
    이건 그래도 휴머니스트 영화 같아요.
    강도가 스스로 그렇게 비참하게 죽었기에 아마 구원 받았을거라는 느낌이 들죠?
    복수로 시작되었지만 결국엔 그 엄마가 한 인간의 영혼을 구해준 거 같은...
    종교적으로 보면 그냥 그렇게 살았으면 지옥불에 탈건데...
    양심을 깨달은 사람은 이 세상에선 결국 지옥을 맞보고 끝나는거 같아요,
    몰랐으면 그 뿐인데 죄지은 자에겐 양심이 최고의 형벌이라는...
    비참한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그는 구원받았다는 느낌이 드는게 참 희한하죠,

  • 6. 홍시
    '12.9.15 6:46 AM (58.141.xxx.180)

    글쎄.. 보고 난 후의 충격은 글 쓰신 분과 달리 더 커요
    전 각오하고 보라는 쪽에 한표예요
    그 충격이 굳이 내가 돈내고 감당해야 하나? 너무 위악적인거 아냐?
    이런 느낌이라서요. 타란티노 좋아하신다면 보러 가시면 건질건 있구요

  • 7. 홍시
    '12.9.15 6:48 AM (58.141.xxx.180)

    그리고 전 남자의 그런 결말이 가장 보여주기 위한 쇼 아닌가
    너희가 날 그리 욕했으니 내가 진짜 그리해주마란 이기심이 느껴져
    섬뜩했어요
    보고 난 후 스트레스가 몇 일 가더군요

  • 8. ...
    '12.9.15 7:42 AM (125.178.xxx.145)

    윗글처럼 느낄수도 있군요.?!!! 참...신기하네요.
    김기덕감독의 표현방식이 익숙하지 않아서 낯설고 힘들수는 있어도..
    진정성이 없거나 ..가식이 느껴지는 영화는 전혀 아니지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영화인데요.
    아마도 김기덕 감독의 표현방식이 아니었으면 이런 감흥을 끌어내지 못했을거예요.
    진정 박수드리고..잘 되길빌어요.
    보기 불편할수는 있어도 우울해지는 영화는 아니예요. 오히려 치유되는 면이 있지요.
    안보신분들 꼭 보시길..
    아마 김기덕 감독은 영화사에 남을 인물이 되실듯하네요.

  • 9. ..
    '12.9.15 8:54 AM (147.46.xxx.47)

    밤에 읽고 오늘 또 들어와 읽네요.에구...

    스포있는글은 기웃거리지도 않았는데.. 이제 인내심이 다해 당당히? 기웃거립니다.^^

    어떻게 이런작품을.... 우리 감독님 너무 자랑스러워요~~이정진씨.. 의외로 강도 그 자체였다고

    몰입 방해할정도 연기는 아니었다고.. 칭찬하는 목소리가 많더라구요.

  • 10. 원글님 고마워요
    '12.9.15 9:24 AM (220.121.xxx.174)

    저도,용기내서 볼게요

  • 11. ...
    '12.9.15 9:51 AM (210.98.xxx.210)

    이 세상이 연옥이라 생각합니다.
    숱한 영혼들이 길을 잃고 헤매는.
    평화란 가장 비평화스러운 상태에서 절실한 단어.
    평화를 주고 가노라 하신 말씀이 주는 의미심장함은
    이 세상에 부재하는 평화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이 기도말을 하루에도 몊 번씩 되뇌입니다.
    심지어 성폭행 당한 이들과 가해자들을 위해서도 기도하는 이 세상은
    참으로 험하고 험하며 인간이 너무도 나약하고 가여운 존재란 생각에 울고 싶습니다.
    영하는 보지 않아도 다 알 것 같은 느낌이고
    제가 늘 느끼는 이 세상을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

  • 12. ..
    '12.9.15 10:20 AM (175.116.xxx.107)

    영화끝나고나서도 눈물이 계속나서 나오기가 창피할정도였어요..지하주차장에 차타러가면서도 눈물질질.. 누가보면 실연당한여인인줄알았을듯 ㅋㅋ

  • 13. 소니
    '12.9.15 10:53 AM (49.1.xxx.241)

    자기가 엄마라고 믿엇던 여자의 반전...
    김기덕 감독의 아픔과 조금 일치 하는듯...

    좋은 영화입니다...
    꼭 보세요...

  • 14. 엄마
    '12.9.15 10:55 AM (59.22.xxx.22)

    저는 앞부분은 너무 불편했어요
    눈만 감다 나중엔 귀까지 막았어요
    좀 아쉬웠던게
    강도와 엄마와의 정이 좀 더 길고 진하게 표현됐으면..했어요
    너무짧아 그리 목매는게 살짝 이해가 안됐어요

  • 15. 엄마님
    '12.9.15 11:08 AM (58.237.xxx.105)

    엄마님 처럼 저도 영화볼 땐 뭐 저리 급하게 악인이 모성에 빠져드나...싶었거든요.
    근데 베스티즈 영화감상방의 cover84 님이 쓰신 리뷰 [피에타] 소년의 성장을 압축한 장면에 대하여 (스포유)
    를 읽고 아..그렇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만요...
    한 번 읽어보셔요^^

  • 16. 저도 보았어요.
    '12.9.15 11:30 AM (220.76.xxx.78)

    아이들이 김기덕 작품의 영화는 보고 뒤 감정이 찝찝하다고 보지 말라고 해서 안보았었는데

    일단 그런 어려움 속에서 작품상을 받았는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보아야할 것같아서 보고 왔어요.

    중반부 이후에 눈물이 줄줄 나오는 나오고 마음이 아펐습니다.

    강도의 거칠지만 단순한 부족한 청년의 순수한 마음과 가진게 적은 사람들의 삶에대하여.......

  • 17. //
    '12.9.15 12:37 PM (211.246.xxx.26)

    꼭 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 18. 엄마의 복수는 실패하지 않았어요
    '12.9.15 12:55 PM (112.72.xxx.181)

    강도를 사람 만들었으니까요.

    어떤분의 리뷰에서는 박찬욱의 복수는 형이하학적 복수이고(현실적으로 직접적으로 하는 복수)
    김기덕의 복수는 형이상학적 복수라고 하더라구요.
    인간의 피를 돌게 만들어서 양심을 가지게 하고 속죄하는 만드는 복수.

    강도를 짐승에서 인간으로 만들어서 스스로 속죄하게 만드는 복수.그런데 강도가
    속죄했을때는 이미 엄마의 복수가 성공했다거나 실패했다의 차원이 아닌거 같았어요.

    강도가 나중에 진실을 알게 되지만,
    강도는 예전의 강도가 아니기때문에 엄마에게 배신감을 느낀다거나 엄마에게 복수심을 느낀다,그런게 아니였을거 같거든요.

    복수의 연결고리가 강도에서 끊어지겠죠.
    강도는 이미 예전의 짐승이 아니고,인간이 할수없는 속죄의 방식을 택했으니까요.
    그 장면은 정말 숭고하면서,인간이상의 것을 보여준거라고 생각해요.

    날강도같은 강도가 말이에요.

  • 19. 저도~~
    '12.9.15 1:43 PM (121.134.xxx.102)

    정말 좋았어요..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처음 보았지만,
    그동안 가졌던 선입견들을 다 버리게 될 정도로 좋았습니다.

    재주가 없어서 표현은 잘 못하지만,
    오래도록,
    여운이 남아,,
    한동안,,
    생각이라는 걸 하면서 살아가게 해 줄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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