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영화를 보고 여운이 가시지를 않아 인터넷을 켰는데 좋은 소식이 있군요.
수상소식은 정말 좋은 일구요 그것과 별개로 많은 사람들이 그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철저하게 세상으로부터 버려져 유리된 채 살아온 한 인간이 얼마나 밑바닥까지 내려갈 수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말할 수 없이 처참한 슬픔(슬픔조차 사치인)을 안고 세상을 견뎌가는지를 봤어요.
제가 지금까지 봐온 영화를 통해 접했던 사례 중 가장 가련한 인간상이었다고 생각해요.
굶주리고 가난한 어떤 극한 상황에서조차도 인간의 온기를 느끼고 살았다면 그보다는 덜 불쌍할 것 같은 생각이요.
어제는 안 그랬는데 오늘 갑자기 관련 자료를 뒤적이며 먹먹하기도 하고 눈물이 주르륵 떨어지네요.
그런 사람을 길에서 본다면 난 여전히 피해서 다니겠지만
그런 누군가에게 굉장히 미안해요.
내가 해 줄수 있는게 너무나 없네요.
김기덕의 영화를 개봉관에서 본 건 첨이예요.
82에서 평이 좋아 용기를 내서 봤는데 잔인한 장면은 소리만 들었네요.
저렇게까지 극한 상황을 연출한 감독은 지금까지 어떤 삶을 살아온 걸까.
첨으로 김기덕의 삶이 궁금해졌네요.
인간성이 어떻다는 둥 이런 소문들은 차치하고
청계천에서 노동을 하며 살며 느꼈던 그가 바라본 아픈 세상의 모습이 저에게도 아프게 다가옵니다 ㅠㅠ
하필 청계천이라 정말 떠올리기 싫은 누군가가 참 떠오르네요.
이정진의 연기도 생각보다 괜찮았어요.간혹 말투가 어색하다고 느꼈지만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자연스러움이 있더군요.
내가 아는 세상만이 아닌 또다른 세상에 공감하는 것.그래서 관용하는 것.
그리고 우린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며 살아야 하는 존재이고 그 빚을 지고 있으므로
거창하지 않아도 작은 역할이나마 사회나 인간에게 직업을 통해서든 무엇을 통해서든 작은 봉사를 하는 정도의 의무는
세상을 살게 되면 지고 있다는 것을 마음 속으로 기억하며 사는 것.
또 누군가에게 낯선 타인에게 최소한 친절까진 아니어도 무의식적으로라도 무시하거나 업신여기는 느낌을 주지 않는 것이 함께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도리이고 의무라는 것...이게 제가 생각한 최선의 방법이네요ㅠ
암튼 영화 강추합니다!!! 잔인한 장면은 저처럼 눈가리고 지나가세요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