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아이 생일때 남편이 아이팟을 사주었어요.
아이가 먼저 사달라고 한 건 아닌데 남편이 난데없이 사가지고 왔더라구요.
처음엔 음악이나 듣고 친구들이랑 카톡 조금씩 하고 그러는거 같더니
언젠가부터 방에 혼자 앉아서 아이팟을 가지고 노는 시간이 조금씩 길어지기 시작했고 그럴땐 사용을 좀 제한하기도 했어요.
어느날은 보니 비번도 제가 알 수 없게 설정해 놓았더라구요.
궁금하긴 했지만 5학년쯤 되었으니 그런가 보다 하고 내버려두었죠.
딸 아이는 누가 봐도 모범생 스타일이예요.
조용하고 성실하고 그런 여자 아이요...
사춘기가 조금씩 시작되고 있고 있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냥 살짝 느낌이 드는 정도였어요.
그런데 오늘 아이가 잠든 후 손에 아이팟이 들려있길래 궁금한 마음에 카톡을 보았다가 놀라서 아직까지 잠을 이룰 수가 없어요.
친구들과 카톡도 많이 주고받았지만 그것까진 그래...친구들끼리 그럴 수 있지 하고 넘겼어요.
근데 친구 목록에 이상한 닉네임 같은 친구명들이 여럿이 있고 그 사람들이랑 카톡을 자주 했길래 대화 내용을 보니
추측상 아이팟 공식 카페 같은데 가입을 해서 거기서 알게된 사람들이랑 채팅을 한 거 같았어요.
주로 남자들...중학생부터 20대 정도 되는 사람들과 카톡을 자주 했더군요.
별 내용 없긴 했지만 카페에서 활동을 많이 하는 느낌을 받았고,
카톡으로 사진 보내보라는(상대편) 메세지도 있고 딸은 안된다고 거절하기도 하고...
하지만 평소에 내가 알던 아이가 맞나 싶게 반말로 오빠라 칭하며 대화를 하고(낯가림도 심하고 매우 내성적이예요)
아이팟과 카페 활동에 관련된 카톡을 주고 받은거 보니 갑자기 내 딸이 너무 낯설게 느껴지네요.
채팅 내용을 보니 그 카페에서 우리 아이가 제일 어린거 같았어요.
그런걸로 봐선 아무리 요즘 아이라도 이건 흔한 일이 아니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들고,
요즘 아이들은 그럴 수 있는건가 싶기도 하고 많이 혼돈스러워요.
말투나 쓰는 용어가 평소 딸아이와는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
주로 여름 방학때 카톡을 많이 했고 개학 이후도 짧지만 거의 매일 한 듯 해요.
이럴때 제가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까요.
그냥 모른체 넘기는게 좋은지 아이팟 사용을 좀 제한하는게 좋을지.
카톡 내용 본 걸 얘기하고 친구 차단과 카페 탈퇴를 시키는 시키는 강수를 두는게 옳은지 모르겠어요.
우리 자랄때와는 너무 다른 환경인데 내 기준으로만 아이를 판단했다 아이가 더 많은 비밀을 만들까봐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일단 저희 딸의 행동이 5학년 여자 아이로써 할 수 있는 행동인지부터 판단이 잘 서질 않아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게 지혜로운 행동인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