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과거의 일상이 출세해 버린 오늘을 만날때; 응답할까?1997

쑥과 마눌 조회수 : 1,629
작성일 : 2012-08-16 00:20:23

오랜만에 저절로 미소짓게 만드는  드라마였다.
그래서 1997년이 응답했더랬다.

3회 4회가 좋았고,
윤제의 확인 뽀뽀씬의 시원의 쪼인트 대응이 댓낄이였다.
5회,6회는 아빠와 시원이의 관계가 돋보였다.
시원이가  아빠의 암선고에 슬퍼했지만,
갑작스럽게 철들지 않았고, 토니안을 접지도 않았고, 열심히 공부를 해대지 않아서리, 건강한 18세의 멘탈을 보여 주었다.

그런데, 7회, 8회 이건 모냠?
응답하라가 성공시대로 뒤바뀌는 순간
성공할라케서 아니, 꼭 무언가가 될성 싶어서 시청한 것이 아닌데.
토니안 팬픽이  새벽형 인간을 부르짓는 자기개발서로 변질된 것을 보는 낭패감이랄까.

나는 내가 너무 냉소적이고, 더럽게 무서븐 세상만 살았나도 생각해 보았다.
왜 내가 보고 껵은 세상은
아무리 전국 학력고사 일등이라도
지방사대출신의 교사가 혈혈단신 소프트웨어 개발 하나로
수조단위 자산가에
대선주자까지 14년만에 될 듯하진 않았는지.

윤제가 자신을 닮은 강아지를 찾아 헤매는 수능 한달전부터의 일상내내,
저 넘아가 수능준비는 언제 할까하는 엄마스런 걱정에 손에 땀을 쥐었는지.

일등은 일등대로, 꼴등은 꼴등대로
공부를 하지 않아도,  맘 편하게 뭐라도 해 볼 수 없는 그런 시츄에이션의 연속이
우리 모두 겪은 대한민국 고등학교 아니던가?

피칠갑 학주가 성적순으로 앉히는 학교에 항의하는 학생들에게 외친
인문계 고등학교에 인권이 어디있으며,
세상이 대학 못 나오면 너희를 사람취급해 줄꺼 같냐는 귀에 익은 정다운 멘트가
난 시청자들이 1997년에 응답하는 이유 아닐까 생각되던데..

그냥 응답해주믄 안되겠는지?.
시청자들이 대박 출세한 오늘을 보기 위해 이 드라마에 꽂힌 것이 아니라는 것에.
또한, 공부꼴등 시원이가 사시 패스 전체수석 윤제판사 마눌이 되었는지,
아니면, 벤쳐 갑부에 대선주자 마눌이 되었는지가 1997을 보는 유일한 이유가 아니라는 것도 참조하면서 말이다.

대한민국 사람들 거의 모두가 서울 말만 쓰는 것 같던 드라마 세상에서,
건져낸 갱상도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의 통쾌함을..
스토리 내내 흐르던, 없었던 추억마져 부양해내는 귀익은 노랫소리들을..
아쥠들 속풀이 마당을 주름잡는 공부못하고 연예인에 미친 딸과,
야동에 미친 아들넘새끼들이, 주는 사실적 묘사들...
이상한 놈으로만 치부되지 않는 누나만 여덟명인 호야의 기호...
너무나 현실적이였던 비싼 청바지 사 내놓으라는 딸을 향한,
신발공장가서 벌어 니가 쓰라던, 운전하던 아빠의 댓구들..

어디가서 못 보았다.
그런 장면들을..
그래서, 1997에 응답했던 것이었다.
그러니, 신화는 이젠 그만
시원이 남편은 뉴규? 이런것도 이젠 그만.

작가야..니.. 오바 쫌 하지 마라..그러다, 소탐대실 할끼다.

IP : 68.227.xxx.9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8.16 1:36 AM (110.70.xxx.9)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너무 나가지 않았음 좋겠는데 이미 많이 나갔어요ㅠ

  • 2.
    '12.8.16 4:15 AM (116.37.xxx.135)

    정말 동감.. 글 잘 쓰시네요
    저 딱 그 드라마에 나오는 그 세대인데.. 물론 14년 동안 엄청난 일을 이루어낸 사람들도 많지만
    저나 제 친구들과 싱크로 맞아떨어지던 고교시절 모습에서
    갑자기 언론에까지 나오는 판사에.. 대선주자에..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5043 실외기 괜찮을까요? 1 미즈박 2012/08/28 1,482
145042 판매자님이원하셔서 원글펑합니다 52 이런 2012/08/28 12,855
145041 신문지 물뿌리다 화나서리!!!!!!!!!!!!! 10 방법 2012/08/28 3,126
145040 여기도 매미 우는데요 2 서울 구로 2012/08/28 989
145039 태풍.. 태안에 있다고 하네요~ 13 에고 2012/08/28 4,819
145038 서울 김포쪽 태풍 언제와요? 5 으잉 2012/08/28 1,662
145037 사무실이 흔들거리네요...ㅠㅠ 1 이런;;; 2012/08/28 1,313
145036 저희 아파트에는 테이핑한 집이 한 군데도 안 보이네요. 5 제이미 2012/08/28 1,920
145035 바람소리가 거쎄서.. 바람소리 2012/08/28 998
145034 세종시인데 매미울어요 6 생일케익 2012/08/28 1,233
145033 여기 광진구 인데요..제가 7층 인데요. 3 흐미.. 2012/08/28 3,367
145032 신호등이랑 간판 조심해요. .. 2012/08/28 905
145031 창문을 닫아 놓으니 덥네요. 2 에어컨 2012/08/28 965
145030 71년 대선은 부정선거였습니다. 1 ㅇㄴㄻ 2012/08/28 779
145029 서초 4동 근처 영어 유치원 4 ^^ 2012/08/28 1,430
145028 맞벌이 하시는 분들 애들은 어쩌라고... 8 서울 2012/08/28 2,257
145027 매일 전화하고 놀러 오거나 밖에서 놀자고 하는 아이 친구... 13 슬슬 화가 .. 2012/08/28 4,230
145026 기상청 가보니 서울보다 마산, 울산이 더 바람 세요 1 허걱 2012/08/28 1,494
145025 종암동 바람에 문이 흔들려요 3 yaani 2012/08/28 1,486
145024 전원주택살아요 9 호반아줌마 2012/08/28 3,496
145023 비 안오고 바람만 세게 부는데 창문 열어놔도 될까요? 5 서울 2012/08/28 1,939
145022 물뿌리다 죽을것 같아요.. 16 리디아 2012/08/28 3,842
145021 퇴근길에는 괜찮을까요? 걱정 2012/08/28 702
145020 정전복구 상황 알수있는 사이트는 어딘가요? 억척엄마 2012/08/28 740
145019 은평 응암동인데요.. 무서워요. 5 은평 응암 2012/08/28 3,4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