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이낳고 벌써 1년이 지났어요
출산즈음에 학창시절 친구 2명한테 조금 서운했던 게 아직까지 가네요 ㅠ.ㅠ
결혼은 늦은 편이 아니었는데, 아이가 늦게 생겨서 다른 친구들에 비해 늦게 낳았죠
그러다보니 그 친구들 아이 둘씩 낳을 때마다 저는 아기 선물 사가지고 병원, 친구집 등등 빠짐없이 갔었구요
돌잔치 안 했었지만 돌 되었을 즈음에는 선물도 사다주곤 했었거든요
제가 아이가 안 생겨서 맘고생할 때에는 간혹 지나친 관심가져주던 친구였는데
아기 낳고 병원에 일주일이나 입원해 있는 동안 한 친구만 퇴근하고 잠깐 다녀갔고 한 친구는 아예 오지도 않았어요
다녀간 친구는 원래 출산전부터 아기용품 물려주기로 한 게 있는데 그걸 못 줘서
마침 제가 출산한 병원이 집이랑도 가깝고 해서 잠깐 들러서
아기용품 주기로 한거랑 자기 아기들한테 선물 들어온 옷이었는데 안 입은 옷들 몇 가지 챙겨다주더라구요
물론 고마웠어요
근데 우리 아기를 위해 준비한 선물은 아예 없더라구요
뭐 바빠서 그러려니 다음에는 챙겨주겠지 - 싶은 맘이 있었는데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뭐 하나 없네요
그렇다고 그동안 안 만난 것도 아니거든요?
아기낳고 50일도 안 되었을 때 한 친구가 부친상을 당해서
젖먹이 아기 떼어놓고 거의 2시간 거리 되는 장례식장도 다녀왔었고, 부의금도 제 기준으로는 많이 했었거든요
그리고 한달 후쯤 그 2명 중 한 친구 집에서 다 모였어요
갑자기 모인 것도 아니고 며칠전부터 약속잡고 모인건데다
저만 집이 많이 멀어서 역시나 1시간 남짓 아기 뒷자리 카시트에 앉혀놓고 제가 운전해서 갔었죠
(저희집은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인데도 다들 멀다고 생각하는지 오라고 해도 올 생각들도 안 하더라구요)
그런데도 정말 옷가지 하나 사놓질 않았더라구요
그냥 자기 아기들 입던 헌 옷만 챙겨주대요?
말로는 미안하다고, 꼭 챙겨주겠다고 하는데 벌써 1년이예요 ㅎㅎ
아마,
맘이 있었으면 집주소 물어서 택배라도 보내줄 수 있고
멀지만 집으로 찾아올 수도 있었겠죠?
그 친구들 별로 맘 없는 거 맞죠?
그냥.. 제가 좀 부질없는 짓 한 것 같아 좀 그래요
저만 서울외곽이나 경기도 산다고 친구들 만날 때도 항상 저는 1시간 30분 이상씩 걸려서 다녔거든요
친구 아기 어려서 집에서 만날 때도 저만 멀리 이동해서 다녔구요
그 친구들 아기 4명이나 태어나는 거 지켜보고 선물사서 병원 찾아가고, 병원 못 가면 늦지 않게 집에도 찾아가고 그랬던 것들이 다 부질없는 것 같아요
얼마전에 그 중 한 친구가 카톡으로 자기 아기 쓰던 육아용품 저에게 줄까? 하고 묻는 메시지가 왔는데
그게 절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네 이제 쓸 일 없으니 처분하기 위한 거더라구요
(다른 사람한테 물려줬는데, 더 좋은 게 들어와서 필요없다고 돌려줬다면서요)
사실, 그 육아용품이 저한테 없는 거긴 한데
기분이 좀 그래서 거절했어요 ㅠ.ㅠ
그냥 이런 일로 그냥 그 친구들한테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이예요
제가 임신 못 했을 때 가졌던 관심은 진짜 절 위했던 게 아니었다고 생각하니 조금 씁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