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여성은 거울을 자주 본다. 화장에 관심을 갖고, 옷차림에도 부쩍 신경쓴다. 여자 아름다움을 드러내 남성의 눈길을 끌려는 의식적 시도라고 한다. 노골적으로 얘기하면 짝짓기 대상을 찾으려는 욕망의 표현이다. 여성 개개인의 의도나 계획이 고의적 행동으로 나타난다. . 이런 시각에서 사춘기 여성의 야한 옷차림은 노골적인 유혹 현상이다.
그러나 성폭행이 난무하는 사회에서 야한 옷차림은 그들의 자연스러운 선택이 아니라 성폭행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해석된다.
슬럿 워크’(Slut Walk) 운동은 2011년 캐나다 강연이 발단이었다. “성폭행당하지 않으려면 헤픈 여자(slut)처럼 입지 말라”는
현지 경찰간부의 강연이었다.
여성의 야한 옷차림이 남성을 성적으로 자극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성폭행은 별개의 문제다. 돈이 탐난다고 누구나 은행을 터는 것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여성들은 원시적 욕망이든 아니든 ‘자유롭게 옷 입을 권리’가 있다. 다만,그들이 야하게 치장하면서 야밤에 유흥가를 돌아다니거나 술을 많이 취해 새벽에 귀가한다면 성폭행을 각오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 몸 함부로 만지지 마!” 훤히 드러난 여성의 어깨와 허벅지, 다리에 적힌 글귀가 경종을 울린다. ‘야한 옷차림’이 10대~20대 여성의 도피처일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