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렇게 나이먹고 싶다...

...... 조회수 : 2,723
작성일 : 2012-07-23 18:05:16

전 이제 82에서는 새색시 축에 드는서른 중반이에요...

지난 토요일 오전에 감기 걸린 애기 병원 데리고 가려고 남편이랑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항상 눈인사만 하고 저희 애기 이뻐라 해 주시던 탑층 아주머니께서 먼저 타고 내려오시던 길이었어요.

나이가 대략 오십 중후반정도 되어 보이는데
숱 많고 힘있는 머리카락(ㅠ_ㅠ 여기서 이미 안되는군요)을 멋있게 커트를 치셨어요.
염색을 안 해서 반백에 가까운데도 머리숱이 많으니 다 커버 되더군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제일 눈에 띈 부분이..

빳빳하게 풀 먹여 곱게 다듬은 한복 치마저고리를 날아갈 듯 입고 계시는데
아.. 정말 고우시다.. 감탄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여름이니까 가뜬하게 복사뼈까지만 오는 통치마로 편리함까지 더해서
안동포보다는 좀 올이 굵다 싶은 삼베를 저고리는 눈부신 흰색, 치마는 스님들 옷과 같은 재색으로 잔잔하게...
같은 색깔 가방도 들고 계신 걸 보니 절에 가시는 것 같더라고요.

요새도 저렇게 삼베로 옷을 해 입는구나 , 저렇게 손많이가는 옷을 차려 입으시려면 얼마나 바지런하셔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적당히 나이들어가는 얼굴에 평온한 표정과 과하지 않은 화장, 기품있는 모습...
(피부도 고우세요;; 전에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가시는 생얼도 본 적 있음)


아.. 입성도 입성이지만 전체적으로 풍기는 분위기가 보통 내공이 아닌 거 있죠.

그러면서 하루하루 전쟁같은 육아와 직장생활과 살림으로 악다구니만 늘면서 정신이 번쩍 나는 게
이러다 나이먹으면 정말 심퉁맞은 진상 민폐 할머니만 하나 남겠구나...
싶더라니까요.. 아흑...

왠지 이상적인 노년의 모습을 보여주며 저같은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잠시 현신하신 관세음보살님은 아니셨을까....

 뻘생각해 보았습니당. 아흐.. 글 마무리는 언제나 어려워용.. ☞☜
IP : 210.183.xxx.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7.23 6:09 PM (175.213.xxx.51)

    그림이 딱! 그려지네요.
    그런 분이 옆에 계시니 님도 그렇게 사실 수 있을 것 같아요.
    힘내세요^^

  • 2. ----
    '12.7.23 6:41 PM (94.218.xxx.170)

    저도 30중반인데 전 아직은 4,50대 분들이 시야에 들어오지는 않던데^^;;; 몇 년 지나 곧 40되겠지만요

  • 3. 우하하
    '12.7.24 8:15 AM (210.183.xxx.7)

    감사합니다. 덕담해 주신 분들 올 여름 5킬로그램씩 팍팍 빠지실 거에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31351 엄마 우울증 어쩌면 좋죠.... 5 우울 2012/07/23 2,151
131350 맘붙일곳이ᆢ 1 2012/07/23 839
131349 실외기 소리가 원래 이리 큰가요? 3 윙윙윙 2012/07/23 1,490
131348 바르는 모기약 샀는데 효과 없어 짜증 만땅이에요.ㅠ 10 모기약추천 2012/07/23 2,264
131347 특목고 합격 후 등록을 포기하면? 6 유로 2012/07/23 2,446
131346 갈수록 힘들어지는 시집살이 6 현명이 2012/07/23 2,654
131345 다음은 어느 은행차례인가? yawol 2012/07/23 971
131344 왜 성폭행범들의 화학적 거세를 반대하는걸까요? 14 .. 2012/07/23 2,434
131343 멘붕. !!!옷에 애벌레가 고치를 틀고 있어요 2 핫써머 2012/07/23 3,086
131342 에어컨아 고맙다 살려줘 2012/07/23 919
131341 피부 뒤집어지셨던 분들, 회복 후 어떤 화장품 쓰시나요? 15 님들 도와주.. 2012/07/23 4,261
131340 눈운동기구란거 아세요? 쓰시는분 계실까요? 2 남편이 2012/07/23 1,737
131339 동서들과의 관계 어떻하시나요 4 맏며눌 2012/07/23 2,668
131338 가사도우미 이렇게 불러도 되나요? 4 ... 2012/07/23 1,938
131337 휜다리 교정해보신 분 있나요? 9 zzz 2012/07/23 4,168
131336 연륜이 녹아든 담임쌤의 왕따 대응법 ㅎㅎ 2012/07/23 2,378
131335 팔꿈치 통증 3 통증 2012/07/23 1,996
131334 옆집에서 또 싸우네요... 2 ... 2012/07/23 2,155
131333 시즈오카의 오뎅 사올수 있나요 3 007뽄드 2012/07/23 1,709
131332 삼청교육대 이야기 쓴 댓글보고 느낀것.. 39 솔직히 2012/07/23 3,391
131331 만족 하시나요? 2 방과후영어 2012/07/23 928
131330 인터넷 실시간 tv 5 스노피 2012/07/23 1,397
131329 간단하고 맛있는 밥 소개할게요 113 저녁시간 지.. 2012/07/23 21,994
131328 김승민씨 제주 일식집 3 나가사키짬뽕.. 2012/07/23 4,252
131327 유럽금융위기가 진정될만 하더니 다시 터지네요 1 운지 2012/07/23 1,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