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매실을 첨 담가봤습니다.
엄마가 매실과 설탕을 동일 비율로 넣고 매일매일 바닥에 깔고(아랫집 시끄러우니) 그 위에서 열심히 굴려서
설탕을 녹혀줘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매실 구입 시기가 좀 늦어져서 황매와 청매를 각각 500그람씩 구입.
황설탕을 넣고 엄마 말 잘 듣는답시고 매일매일 돌돌돌 바닥에서 굴려주다가
이왕 녹일거 제대로 흔들어서 녹여주자 싶어서
매실 병을 들고 칵테일 만들듯 흔들어줬어요. 며칠동안. 아니. 솔직하게 일주일정도-_-
어느덧 설탕이 녹고 흔들어줄 필요가 없어보이길래
가끔 운동하듯 위아래로 가볍게 이틀에 한두번 흔들어주고
흔들어주고
흔들어주고
또 흔들어주고
(흔들면서 한번도 뚜껑은 연적이 없어요)
담근지 한 달 이상 지났는데
얼마전에 설겆이를 하다보니 (매실병을 주방 그늘진곳에 놔뒀어요)
매실 병 플라스틱 윗 뚜껑이 부풀어있는것 같더라고요.
어라, 왜 저러지? 싶어서
뚜껑에 손을 댄 순간
(다들 이미 아셨을거에요)
펑!!!!!!!!!!
매실병이 폭발했어요.
다행히 속 플라스틱 뚜껑이 튼튼한 녀석이어서 병속 내용물이 사방팔방 튀는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티뷔 보고 있던 신랑이 놀라서 헐레벌떡 뛰어왔어요;;
투명했던 매실액이 부옇게 됬고, 흔들린 콜라병에서 거품 올라오듯 5센티정도 거품이 좍~올라와있더라구요.
부옇게 된 매실액은 시간이 지나니 다시 투명해졌는데, 이후로 종종 뚜껑을 열면 속 뚜껑에 붙어있는 작은 캡이 뽕~하고 열리면서 다시 트림하듯 작은 폭발을 반복하고 있네요;
오늘은 뭐가 문제지 싶어서 속뚜껑도 열고 나무주걱으로 휙 저어보니, 매실의 절반정도는 쭈글하니 작아져있는데 절반정도는 무슨 포도알처럼 팽팽하게 부풀어있네요;;;;;;;;;
정말 손대면 톡 하고 터질것만 같은 그대~에요 ㅠㅠ
주걱으로 저으니 다시 탄산처럼 휙~~하고 가스 발생;;
맛은 식초나 술같지 않고 그냥 아직 덜 된 맛이에요.
곰팡이도 없고, 초파리도 다행히 안끼었는데 혹시나 해서 다시 설탕을 소심하게 100그램 추가했는데
쫌전에 또 "퐁" 하고 가스가 빠지네요.
친구한테 물어보니 제가 너무 심하게 흔들어서 그런게 아닐까 하던데...
언제까지 저 폭발이 계속 될까요 -_ㅠ 정말 뻥 터져버릴까봐 무섭기도 하고 그렇네요.
참고로 설탕은 병에 넣고보니(1:1) 매실이 머리를 내밀길래 100~200그람 추가해서 더 넣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