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외할머니 생신이예요..
친척들은 지난주말에 모여서 생일잔치를 했었고..
저는 가게때문에 못가서 오늘 갔어요..
외할머니는 86세이신데 치매를 앓으신지 7년 넘으셨어요
오전 9시에 간병인이 와서 12시에 가는데
아침식사와 아침약 챙겨드려요..
오늘 간병인 아줌마가 할머니방 청소 하시고 나서 한참후에
다시 이불 깔아드리려고 할머니 방에들어서니
이불과 방에 찌린내가 너무너무 심하게 나길래
치매생활이 오래되어 냄새가 찌들어서 그런줄 알았어요
그래도 너무 심한것 같아서
지난 일요일 할머니에게 다녀간 울 엄마에게 전화를 했더니
일요일날 이불 갈았는데 또 이불에 했나보다 하면서
이불새로 갈아드리라고 하시길래
이불 세탁기에 넣어서 돌려놓고
락스에 걸레담궈서 방바닥을 싹 닦았더니
냄새가 사라졌어요.
혹시나 락스때문에 해로울까봐
맹물에 빤 걸레로 닦고 식초물에 빤 걸레로 다시 닦아놓았어요
냄새가 장판에 찌든게 아니라
어제나 그저께 기저귀 차고 있지만.. 벗고 방에서 볼일을 보셨었나봐요..
그런데... 저야 두달에 한번 석달에 한번 가니까 몰랐는데
매일 오시는 간병인은 방에서 갑자기 그렇게 냄새가 나는데 왜 모르셨을까요...
아니면 할머니방은 늘 그런 독한 찌린내가 나도 그러려니 하신걸까요..
방한번 닦은 걸레가 새카만걸 보니 빗자루로 쓸기만 하고 닦지는 않으신것 같아요..
쓰다보니 그분 흉보는것 같은데...
그게 아니라...
마음이 많이 아파요..
저는 어쩌다 한번 가는 사람이라...
매일 오시는 그분께 뭐라 말할 입장이 아니다 싶어서 평소 그런말은 안하는데
오늘경우는 너무 한것 같았어요...
그래도 말못하고
우리할머니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만 하고 왔어요..
늘 할머니에게 오줌찌린내가 나길래 기저귀때문인줄 알았는데
목욕도 일주일에 두번 시켜준다고 하시네요..
목욕은 힘드시겠다 싶어서
그럼 기저귀 갈때 한번씩 물티슈로 닦아주시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는데..
모르겠어요..반영이 될런지...
물티슈 없으면 사드리려고 여쭈어보니 물티슈는 많다고 하네요..
현재 간병인 앞에 오던 분은
샤워는 매일 시켜주고
일주일에 두어번은 욕조에 물받아서 담궈놓아 주셨었대요
때안밀어주더라도
그렇게 욕조물에 담궈주면 관절아픈것도 많이 좋아진다고 하면서 해줬었대요
그런데.. 외숙모가 밤늦게 까지 장사하기때문에
간병인이 할머니에 대한 세심한 케어보다
설거지 , 빨래널고 개기, 쓰레기 버리기 해주는것이 더 좋으니 아무말 안하시는건가 싶기도 하네요..
한번씩 방문한 엄마가 간병인에 대한 불만을 외숙모한테 이야기 하면
외숙모는 되려 그 간병인 안올까봐 전전긍긍 한다고 해요..
정부에서 반액 보조해주는 간병인인데..사람 요청하는게 힘든가봐요...
우리하고 가깝게라도 살면 자주갈텐데
좁은 대구바닥에서도 버스타고 지하철타고 한시간 거리라서...
한번 갈때마다 큰맘먹고 갔었답니다.
갈때 한시간.. 가서 한시간 반.. 올때 한시간...
게다가 12시까지 가게 들어와야 되구..
할머니가 우리집 피자를 좋아하고 잘드셔서
늘 아침에 피자구워서 가느라 아침일찍 준비하는게 힘들어서 자주 못갔었는데
오늘 가보니...
피자구워서 가는것 보다
틀니없이 드실수 있는 반찬을 조금씩 미리 해놨다가 가져가고
할머니 목욕이나 청소를 해드리는게 오히려 더 나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일주일에 한번씩 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너무 무리인가.. 그럼 이주에 한번이라도.... ㅡ.ㅡ)
그전엔 40분씩 타는 지하철이 지루했었는데
오늘 엠피쓰리로 노래 들으면서 가니까 시간후딱가고 즐거웠었어요..
가게에선 40분씩 맘놓고 노래도 못듣는데
오히려 소풍다녀온듯 기분이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