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년년생 딸만 둘 키우고 있는 직장맘입니다.
나름 딸들과 어렸을때부터 많은 대화를 하며 친구 같은 엄마라 자부하며 살고 있습니다.
최근 6학년 된 큰 아이가 사춘기를 겪고 있어서 가끔 맘에 안드는 일들이 있으면 혼내기도 하고
그러고 나서 대화로 풀어 나가고 그저 평범한 엄마와 딸입니다. 물론 체벌도 하지 않구요.
어제밤에 딸아이가 휴대폰을 끄지 않고 잤는지 늦은 밤에 친구에게 문자가 와서 휴대폰을 보다가
일기장이라는게 있어서 궁금하기도 하고 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아이의 프라이버시도 있고 보면 안되는거 잘 알지만 순간 호기심이 마구 발동을 하는지라 ㅠㅠ
지난주 토요일에 친구와 시내에 나가 놀고 싶다고 해서 그 다음 일요일날 친구들과 영화를 본다고 하길래
허락을 했던 상황에서 "내일 나가닌까 오늘은 나가지 마라" 이랬었거든요.
제가 토요일 외출 허락을 안해주니 화가 났었나 봅니다.
그날밤 일기에.. 좀 나가서 놀겠다는데 왜 못놀게 하는거야.
지는 친구들, 직장 동료들, 맘대로 나가서 놀면서 왜 난 못놀게 하구 창녀같아..
그리고 머리 염색도 하고 싶은데 왜 못하게 하는거야.
지는 맨날 염색하면서.. (실은 저 앞머리 새치때문에 어쩔수 없이 하는 염색인거 딸이 알고 있습니다)
난 왜 이런 집에 태어난건지 정말 맘에 안들어..
이런 식의 글을 적어놨는데 보고 나서 밤새 잠을 못 잤습니다.
아침에 평소 같으면 딸들 방에 들어가서 기분 좋게 "딸들아~ 일어날 시간이예요" 이러면서 깨우는데
오늘은 아예 들어가기도 싫고, 큰딸 얼굴도 보기 싫더라구요. 대답도 퉁명스럽게 나가게 되고..
속으론 티 내지 말아야지! 했는데 감정 컨트롤이 되지 않습니다.
정말이지 마음도 이쁘고, 엄마를 많이 도와주는 든든한 딸인데 어찌 맘속에는 이런 악마가 들어 있는걸까요.
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제가 그 일기를 보는게 아니었다는건 알겠지만, 이럴때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