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어차피 아기를 낳을거면 한살이라도 빨리 낳아야 한다는 양가 어른의 압박과 저의 동의에 따라
임신을 계획하고 몸만들기를 석달 거친후 임신에 성공 했어요.
임테기 보니 양성입니다.
배란일 열흘 후에 했을때는 한줄이라서 맘이 편했는데, 한줄임에도 이건 분명 임신이다 이런 생각이 들어라구요..
몸이 많이 변했어요..
그래서 그 후로 계속 아닐거다 라는 생각은 했지만 제 몸 상태만 체크하면 임신이라는 생각이 들고 생리도 하지 않구요..
예정일 이후에 하는 임테기가 제일 정확하데서 했더니 선명한 두줄.. 월요일날 병원 가봐야 겠다 이런 생각들더라구요.
그런데 좋지 않아요. 원하던 아기 였는데 하나도 좋지 않아요.
이제껏 회사 생활 열심히하고 결혼 후 휴직한지 불과 6개월, 쉬면서 이제껏 일하고 싶던 단체에 간사 자리가 비어서 파트 타임형식으로 일도 하고 집안 살림도 알콩달콩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이 평화를 깨고 다른 존재가 들어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소식을 알면 양가에서 얼마나 기뻐할까, 이런 생각도 드는데 실상 저는 좀 심난해요.
모성애라는게 생길까? 아기가 생기면 밤에 잠도 잘 못자고, 당장 지금 화장실 자주가고 계속 피곤하고 짜증나는 것도 스스로가 컨트롤 못하는 것 같아서 속상해요.
회사생활 하면서는 너무 피곤해서 빨래를 개어놓고 입지를 못하고 매일 빨래 건조대에서 말린걸 그대로 입었어요. 그런데 결혼을 하고 여유가 생기니 빨래도 개켜서 서랍에 넣어두고 하나씩 꺼내 입었거든요. 그런 사소한 것들이 참 즐겁고 행복했는데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서 빨래도 몇날 몇일을 빨래대에 걸어 뒀어요. 그러면서 계속 생활이 망가지는 것 같고 스스로가 더 화가 나요.
임신 안되서 고생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죄송해요 ㅜㅜ 저희 집에서 이런 생각을 알면 저한테 정말 혼낼것 같아요. 생명을 뱃속에 품고 말도 안되는 소리 한다구요.. 그래서 임테기만 해서 확실한 것도 아니지만 말 하기가 싫어요. 신랑한테도 다음주에 정확하다고 다음주 될때까지는 생각안할거라고 했어요...
휴.... 지금 남편과 둘이서 맛있는것 해 먹고 데이트다니는게 너무 즐겁고 생활이 만족스러운데, 생각만으로 힘이드네요..
저 같은분도 계신가요.......? 임신초기에 심난하셨던 분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