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분의 블로그에서 본 풍자시인데 재치있어서 소개합니다.
- 목말라 숙녀 -
한강의 물을 마시고
우리는 어느 건설업자의 생애와
운하를 파다 떠난 맹박의 뒷소식을 이야기한다.
한강은 국민을 버리고 그저 오폐수만 남긴 채
운하 속으로 떠났다. 식수에 기름이 떨어진다.
푹썩은 물은 내 식탁에 가볍게 올라온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괴물은
한강의 폐수 밑에서 자라고
한강이 죽고 낙동강이 죽고
식수원 팔당마저 폐기름 오염물과 섞일 때
구라를 친 맹박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대선은 가고 오는 것
한 때는 당선을 위하여 떠벌여 대고
이제 국민만 조때버려야 한다.
강물이 운하에 썩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멍든 국민의 가슴팍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한강...
물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개발독재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오염된 식수를 먹어줘야만 한다.
국민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한강의 추억을 붙잡고
우리는 개발독재 맹박의 구차한 변명을 들어야 한다.
두 개의 강을 파고 막다 죽음을 찾은 호수와 같이
코를 막고 한강의 물을 마셔야 한다.
운하는 이롭지도 않고
그저 낡은 포스터의 구호처럼 통속하거늘
개발할 그 무엇이 중요해 그들은 떠벌리는 것일까.
괴물은 한강에 있고
식수대란은 슈퍼에서 출렁거리는데
한강 바람소리는
내 쓰러진 생수병 속에서 목 메어 우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