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혼하면서 제 부모님처럼 그냥 경제적으로 힘들어도 알콩달콩 장난치고
자식들 챙겨가며 살게 될거라고 생각했고,
부부사이의 문제는 대화로 잘 풀릴것이고, 한발짝 물러서서 조금씩 양보하면 해결못할일없다고
핑크빛 꿈을 꾸며 결혼한것 같아요.
결혼하고 첫명절에
친정부모님이 저희집으로 명절당일 저녁에 오시는데(편도 다섯시간)
시어머니는 누나들 온다고
그 낯선길 오신 제 부모님 헤매고 있는걸 알면서도 보내주질 않더군요.
이상하다....
남편에게 SOS를 청했지만 자기 어머님이 절대 틀릴리 없다는 단호한 얼굴로 어머님 말을 따르자는 그 굳은 결의...
맞아요
그 때 바로 어이없어 하며 일어서야 했는데 어리버리 있다가는 밤늦게 친정 부모님 기다리시는 저희집으로 올라와서
그냥저냥 시간을 보내고 말았어요.
첫단추를 그렇게 끼운게 잘못이었어요.
정말 지 팔자는 지가 엮는다고
매번 이런식으로 나만... 참으면 되는건가?의심스러우면서도 분란이 싫고
남편과 싸우는게 너무 힘들고 해서 그냥저냥 넘어가주다 보니
어느순간 모든게 너무 당연하게 되었죠.
다 좋아요
10년을 살다보니 제목소리도 가끔 내고 남편과 치열하게라도 싸워서 제 자리 찾는 중이지만
마냥 마마보이다 보니(자기는 효자인줄 알겠죠. 그랬다면 우리 부모님께도 잘했겠지만 그냥 마마보이에요 엄마사랑
받고 싶어 안달난) 다 제 뜻대로 살기는 힘이 드네요.
하지만 저는 정말 대화하다가 꽉 막히는게 이거에요
"여자들은 참 이상해. 부모면 다같은 부모지. 왜 시어머니 친정어머니 구분해가며 열폭하는지 몰라."
허허.... 이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당장 이번 주말 친정 엄마 제사 다녀왔어요(몇해전 갑작스레 돌아가셨죠)
가면서도 머리가 깨질것 같다고 운전하는 유세 다 떨고 가서도 멍하니 텔리비젼 보고
식구들하고 어울리지도 못하고 어울릴 노력도 안하고
멍멍멍멍멍~ 때리다
왔어요.
하하..... 똑같긴 개뿔
시집에 가면 머슴처럼 일합니다.
멀쩡한 커텐 뜯어 빨어 널고 카페 털어 널고
누가 봐도 많이 다릅니다.
당장 친정다녀오는 차안에서 자기 엄마한테 전화하랍닏.
잘다녀왔다고 걱정하신다고
자기엄마가 전화붙들고 사시니 심심하실테니 해야 한답니다.
어이상실은... 그러는 지는 정작 장인어른한테 전화를 하냐 이겁니다.
제가 원하는건
"그래, 내가 좀 심하지.
안그래야지 노력하면서도 어쩔수 없이 치사한짓을 가끔 하네 .
당신생각해서라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노력해볼께."
이럼 저 맘 풀어지는 단순무식한 여자거든요.
그런데 꼭 자기는 양가어른들을 맘으로 똑~ 같이 생각한다고 우기니 말이 안통해요.
제가 아무리 설명해도 자기맘은 안그렇다고 우기니 말이에요.
제가 남편에게 정떨어지는건
어머님이 최근에 저희와 대립상황에 놓인적이 있는데,
(애보고 싶다고 매주 전화하시면서 막상 제가 발령전에 합가나 이웃으로 가는건 어찌할까 여쭤 보니 절대 불가..... ^^
정말 누구도 손내밀 사람이 없더군요. 다큰애들 하교시간 잠깐 봐주는것도 어렵다 하시니 말이에요
그렇게 우리는 가족가족 한가족 하시더니)
금새 하하호호 엄마엄마 하니 뭐,
암튼 잠깐 아들 태도 냉랭한걸 보고 그때 어머님이 그러셨대요
"우리아들한테 이제 더이상 내가 우선순위가 아닌깝다!"
결혼 10년간이나 아들한테 며느리나 손주보다 당신이 우선순위라고 믿고 사실정도로
그 아들이 잘했다는거죠 .하하.......
제가 왜 그토록 남편과 말이 안통하고 외로웠는지 깨닫게 된거죠.
사랑과전쟁을 보는데 솔류션제시하는 가정문제상담소장님 말씀이
가족의 의미가 변화하고 있다.
핵가족 시대의 가족의 의미는 내 아내, 내 남편 내 아이를 중심으로 만들어지고 문제해결을 시도해야 하는데
일방적인 시집식구들과의 가족범주에 아내 하나를 넣으려는 게 문제가 된다
뭐 그런거던데...
이건 뭐 그런소리는 듣도 않으니 ...
적다보니 답도 없는 그냥 푸념이네요.
그래도 속은 시원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