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런 거 같아요. 요즘에.
지금까지 가까이 지내온 친구들과 연락을 끊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있어요.
친구1.
5년 전에 자식 놓고 이혼했는데 그 이후로.. (그 전에도 성격은 우울하고 걱정많은 성격)
전화를 넘 자주 하고 힘든 얘기를 쏟아내요. 첨 몇년은 안쓰러워서 걍 받아줬는데..
나중에는 차마 피하지는 못하겠어서 저도 같이 우울한 얘기를 했고..
그러다 보니 저는 우울한 얘기를 남한테 하는 성격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얘기할수록 기분이 나빠지더라구요. 암튼 최근까지도 하소연 비슷한 일상사를
저한테 쏟아내는데 그냥.. 기운이 쏙 빠지고..
이혼하자마자 남친 사귀고 하루종일 같이 있다가 남친이랑 헤어지면 새벽 한두시에
저한테 전화하는 그 친구.. 한테 정말 매력을 못 느끼겠더라구요.
그렇게 사람한테 기대고 의지하는 성격.. 요즘 왜 이렇게 짜증이 나는지.
암튼 일방적으로 전화를 안 받고 있어요.
친구2.
연예인이나 드라마, 책 등 비슷한 취미를 가진 친구인데
성격이 극과 극. 저는 소심하고 예민하고 싸움은 피하는 편인데
친구도 소심, 예민하면서 작은 실수 하나도 그냥 못 지나치는 성격이에요.
좋고 싫은 게 너무 분명하고, 먹을 것도 까다롭고 십원 한장까지 칼같이 더치페이하고..
친구 사이에도 절대 손해는 안보려고 하고,
약속시간 10분만 늦어도 표정이 울그락불그락하고. (대개는 그친구가 늦음)
뭔가.. 강박증이 있는 것 같고.. 어릴 때부터 친구인데 자기의견이 넘 분명해서
사람이 지치네요. 맘에 여유가 없는 시기에는 만났다가 스크래치 얻어 오는 일도 많고..
그래서 안 보고 있어요.
친구3.
걍 무난무난한 성격에 둥글둥글 사람들과 잘지내는 친구.
이 친구의 성격이 참 좋아 보여서 먼저 접근해서 10년 넘게 잘 지내는 친구죠.
둘다 30대 중반 미혼인데 얼마 전에 저한테 사람을 소개해줬어요..
경제력 전혀 없는 일용직 30대 후반 남.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된 건 그 남자가 자기한테 여자를 소개해주면
댓가로 제친구한테 조건 좋은 괜찮은 남자를 소개해주기로 했다고..
이 나이에 남자 소개받기도 어려운 처지라.. 소개해준 건 고맙지만..
기분이 별로더라구요.
저한테 책이나 DVD를 빌려가면 몇 년이 지나도 먼저 가져다 주는 법이 없고..
외롭다 외롭다 노래를 불러도 같이 좋은데 놀러가자고 먼저 권하는 법도 없고
제가 졸라서 지금까지 여행 딱 한 번 가봤어요.
얘가 순진하고 현실 감각이 없는 편이라 일이 잘 안풀리니까 요즘은 시시콜콜한 푸념만 늘어나네요.
지금까지는 시기 질투 없는 보기 드문 애라고 생각했는데..
알면알수록 그냥 평범한 사람이구나 싶고.. 시큰둥해졌어요. 멋대로 착각한 거였지만.
저친구들한테 저는 소심하고 예민하고 까탈스럽고.. 우울하고 변덕스럽고
기분파에 자기관리 못하고 아직도 연예인이나 좋아하고
현실파악 못하는 한가해 보이는 친구겠죠ㅋㅋ
어려울 때 힘이 돼주고.. 극복해나가도록 도와주는 게 친구 맞죠?
저는 좋은 친구는 못 될 거 같아요.
워낙에 에너지도 적은 편이고.. 기본적으로 사람한테 애정이 적은 건지
힘들어하는 친구들 보면 이제 짜증만 나네요.
아마 제가 힘들어서 그런 거 같아요. 받아줄 힘이 없으니까.
인복이 없는 건지, 아님 다들 저런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는 건지..
요즘 혼자 밥먹고 혼잣말 하고 혼자 운동하고 있는데,
이래서 다들 결혼을 하는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ㅋㅋ
그렇다고 그럴 맘도 없는 남자하고 얼렁뚱땅 결혼하기는 싫고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