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풀이방이라고 써있긴 한데..오늘 따뜻한 어떤 할아버지 전화내용 공유해봐요.
집에 수납가구를 들여야해서 지난 월요일 홍대에서 MDF박스를 20개정도 구입했었어요.
수량이 많다보니 트럭으로 배달을 해야했고, 목요일에 받기로 했죠.
사장님께 물어보니 배달비는 2만원이라고 하더라구요.
어제는 참 무더웠어요.
3시경 아파트 밖에 배달온 트럭이 보였고 일흔정도 되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내리시더라구요.
할아버지가 저희 집으로 가구들을 옮겨주셨고 어르신이라 저도 가만히 지켜볼 수 없어서 도와드렸어요.
다 옮기고 나니 할머니도 올라오셨더라구요.
배달비를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다시한번 물어봤죠.
"선생님 얼마인가요?" 할아버지가 주춤하시더니 "2만5천원이요" 하셨어요.
젊은 아저씨였다면 "2만원이라고 가게에서 하던데"라고 얘기했을텐데
더운날이었고, 할아버지 할머니 두분 시원한 음료수라도 한잔씩 하시면 좋겠다 싶어
말씀 안드리고 2만5천원을 드렸어요.
그리고 오늘 오후 그 할아버지께 전화가 왔어요.
머뭇거리시면서 자기 기억하냐면서..
전 사실 처음엔 혹시 돈을 덜 받았다고 하시는건가?라고 생각했죠. ';그렇담 너무 한거 아냐?'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미안해요. 내가 2만원 받아야하는데 옆에 할매 있어서.. 2만5천원이라고 했어요."
"다음에 뭐 옮길거 있을 때 불러요 그땐 내가 5천원 깎아서 받을게요"하시더라구요.
어제부터 내내 마음에 걸리셨나봐요. 5천원 더 받은게..
"네 선생님 그럼 제가 선생님 번호 기억했다가 다음에 이용할 때 꼭 연락드릴게요"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래야 마음이 편하실거 같아서..
저도 백수라.. 5천원이 이젠 제게 큰 돈인데요^^
그 5천원 아깝지가 않네요.
그냥 할아버지가 정말 시원한 음료수 한잔 사드셨으면 해요^^
+
근데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무서워서 그랬을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