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여자아이 엄마입니다.
지난 3월부터 구립 어린이집에 다닙니다.
나름 이동네에선 알아주는 규모있는 구립이고
선생님들도 오래 계셨던분들이 많다고.. 좋은 곳이라고 합니다.
첫달엔 함께 지내셨던 이모가 등하원 시켜주셨고
두번째달부터 제가 출근전에 데려다주고 가까이 사는 엄마가 하원시켜 데리고 계십니다.
그런데 첫달에 어느정도 적응했다 싶었는데,
4월... 잊혀지지 않네요.
투표 전날 제가 휴가였는데, 어린이집에 데리러 갔었습니다.
아이가 놀랐습니다.. 제가 오후시간에 아이를 데리러 왔으니까요.
회사에 간 엄마인데 말이죠.. 깜깜해져야 오는 엄마인데...
그 후로 어린이집 등원거부가 시작되었습니다.
좀 나아질때도 있긴 했는데, 10일 중 하루 이틀정도만 괜찮고 나머지는 울음바다였습니다.
점점심해지더니 주말만 있었으면 좋겠다.. 엄마랑 계속 같이 있고 싶다 등등...
새벽4-5시에 잠도 못자고 일어나선 웁니다... 어린이집 안간다고.. 엄마 회사가지 말라고..
왜 싫은지 물었더니 친구들이 너무 많다고 합니다.
엄마가 같이 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이모랑 단둘이 있다가 20명이 넘는 반 인원에 선생님 3명인지라 아이가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는 못하겠지요)
어젠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무표정의 아이가 저를 보더니 엉엉 웁니다.
적응할 땐 다 그런거지 뭐. 하며 넘기시던 저희 엄마도
어린이집 거부가 너무 심한 아이를 보며 할말을 잃었습니다.
최근 들어선 어린이집에선 거의 말을 안하는 것 같고, (어린이집 선생님께 여쭈어봤어요)
어제 데리러 갔더니 기운빠진 모습으로 나와선 최소한의 말.. 어디가? 이정도만 하고
조카랑 함께 있으면서 내내 울더랍니다... 먹을 것을 주면 조금 먹기만 하구요...
사실 구립어린이집 전에 놀이학교를 알아보았습니다.
맘에 들었는데,2월 중순쯤 구립에서 연락이 와서 방향을 바꾸었죠.
무상보육에 혹하고, 구립어린이집은 바로 집앞이었거든요.
오늘 아침... 어제 아이상태의 심각성을 보시고는 엄마가 달려와주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놀이학교에 전화를 했습니다. TO가 있다고 합니다.
놀이학교는 반 인원이 5명정도이고 선생님은 1명.
그외에도 원장선생님과 기타 보조선생님들이 아이들을 함께 케어해주십니다.
오후에 할머니와 함께 놀이학교에 가본 아이가 좋다고. 여기 다니겠다고 합니다.
재우면서 이런저런 이야길 하다가
놀이학교에 가도 엄마아빠는 없다는 얘길 했더니 아이가 돌변합니다....
주말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잠도 못자고 흐느낍니다.
회사를 관두고 아이 옆에 있어야 하나 고민도 하지만..
사실 전 회사를 그만두고 싶지 않습니다.
아이가 안생겨 회사를 관두고는 2년 반을 쉬었습니다.
그 사이에 아이도 갖고, 낳고.. 그리고 18개월을 키웠습니다.
아이를 제가 직접 키우면서 몸으로나 맘으로나 너무 힘들었습니다.
잠도 길게 푹 자는 것이 아니라 2-3시간씩.. 심할 땐 1시간씩 끊어자고
어쩔땐 자다가 우는데, 그게 한시간씩 이어지기도 합니다..
너무 예민한 아이여서.. 저만보면 유난히 보채는 아이여서
위경련도 몇번이나 나고... 안아달라고만 해서 제 무릎이 말이 아닙니다..
지금도 자세를 좀 잘못해서 자면 어쩔땐 걷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전 제가 하는 일이 좋습니다.
하는 일도 좋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전 너무 좋습니다.
동료들에게 신뢰받고 있고, 저도 재미가 있습니다..
예전에 관둘때는 다시는 돌아가지 않으리라 했는데,
쉬다가 다시 일해보니 일하는 재미가 어떤것인지 알것 같습니다....
아이가 힘든것도 싫고,
제 일을 잃고 싶지도 않고.
제가 너무 욕심을 내는 건 아닌지...정말...맘이 복잡합니다.
아이 특성을 말씀드리자면...
거의 18개월 넘도록 화장실, 베란다, 현관 등등을 제 발로 내려가보지 않았습니다.
조심성이 많은건지 두려움이 많은 건지...
그리고 소리에 민감해서 현관 키 누르는 소리에 놀라 웁니다. 이건 지금도 그렇습니다.
울지 않게 하려면 현관문을 두드리고 천천히 눌러야합니다.
아이를 어떻게 다루어야할지...
어떻게하면 아이가 상처받지 않고 사회생활을 잘 시작해나갈 수 있을지...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