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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늙어가는 일만 남았구나...

우울감의 원인 조회수 : 2,846
작성일 : 2012-05-22 10:35:01

아침에 케이블에서 클래식을 재방송해주더군요.

한참 재밌게 보다가

조승우와 손예진이 방학 때 서로 시골과 도시에 떨어져

편지 주고받는 장면에서 조금씩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나중에 조승우 월남으로 떠나고, 눈이 멀고,

자신의 상처를 숨기면서 손예진을 만나는 장면에서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 흘러나오는데

갑자기 그때부터 눈물이 펑펑 쏟아지는 겁니다.

스스로도 당황스러울 정도로 한바탕 울고 난 뒤

도대체 내가 왜 그랬나 생각해보니

가수 김광석과 감독인 곽재용이 자살했다는 생각도 잠깐 나고

두 주인공의 사연도 물론 슬펐지만

그보다는 배경으로 나오는 옛 풍경과 교복을 입은 학창시절 모습, 시골과 도시에서 떨어진 주인공들이

서로 그리워하며 편지 주고받는 모습 같은 어릴 적 모습들을 보며

'아 나도 저런 시절을 살았는데... 근데 이젠 늙어가는 일만 남았구나'

하는 깨달음이 나를 울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인가 어떤 분이 경제상황도 좋고 남편도 잘해주고 양쪽 부모님도 힘들게 안 하시는데

왜 자기는 늘상 우울한지 모르겠다고, 그런 상태로 앞으로 몇십 년을 살아갈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하는 글을

읽었는데 오늘 아침 그 글이 한순간에 이해가 되었어요.

일단 한바탕 울고 나니 속은 좀 시원한데 이 우울감은 앞으로도 가끔씩

나를 힘들게 할 것 같네요.

IP : 119.64.xxx.18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곽재용감독 잘살고계셔요
    '12.5.22 10:42 AM (14.138.xxx.217)

    지난주에도 뵌분인데요
    다른감독과 착각하시는것같아요
    지금 계절만큼 생기있는 시간도없으니
    산책이라도 다녀오심 좋으실거에요

  • 2. 저도
    '12.5.22 10:43 AM (14.84.xxx.105)

    저도 그래요
    건축학개론 보고는 아무 감흥도 없었는데 요즘 갑자기 그 젊음이 그립더라구요
    언제 내가 이렇게 나이가 들었지 싶으면서....
    애들은 어떻게 키워야 할지도 막막하고요
    세상이 무섭다고 해야 하나 그렇네요

  • 3. 착각했네요
    '12.5.22 10:44 AM (119.64.xxx.187)

    '겨울나그네'의 곽지균 감독님과 착각했어요

  • 4. 프쉬케
    '12.5.22 10:59 AM (182.208.xxx.148) - 삭제된댓글

    늙어가는 것만 남은 것은 사실이지만 마음만은 늘 20대다 이렇게라도 정신무장하고 살아야지요
    사실 제 얼굴 제 몸뚱이 보면 아직도 적응 안되고 이 주름은 이 처진 살들은 뭐지 하고 있는걸요

    그래도 아직 밖에 나가서 젊고 이쁜 총각들 보면 가슴설레고 누가 빈말이래도 이쁘다 소리하면 기분 좋고
    그런걸 보면 아직 철이 안 든것 같기도 하고 그래요

    몸은 늙어도 마음만은 청춘이다 그런 자세로 남은 인생을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 5. 산이맘
    '12.5.22 11:11 AM (121.186.xxx.118)

    젊음이 거추장스러웠던 때..라고 얘길하고 눈치먼저 봅니다^^;;;
    어린 날 미래의 불확실성에 방황하던 한 때도 있었다는걸 떠올리며~
    어느놈이 그놈일까 고민 안 해도 되게 남편이 내 것이 되어
    내 옆에서 늙어가고 있고(아마 이젠 내다버려도 누가 줏어가도 않을 것임 ㅋㅋㅋ)
    그 어느놈이 어디서 나타날지 몰라 매일 스텐바이하며 다욧하지 않고
    먹는거 적당히 내 건강 생각해 먹을수 있고(이 ㄸ배는 어쩔거임 ㅠ,.ㅜ)
    아아..코밑이 거뭇해져가는 살충기 아이도 이제 용돈만 쥐어주면 짜증 안 낼 정도로
    키워놓았으니 잔 손 안가도 몇 년 뒤면 지 앞가림 할만 하겠고
    그리고 나면 나는 곰국 한 솥씩 끓여놓고 훨훨 여행이나 다녀야겠다~
    생각하니 잔주름 느는거.. 예전에 없던 무좀같은거 생기는거.. 참아줄만 해요

  • 6. 하트
    '12.5.22 11:29 AM (222.233.xxx.44)

    며칠전에 본 "두근두근 우타코씨"가 생각나네요.

    건강도 문제없고 식욕도 정상, 달거리도 갱년기도 다 치러낸 후
    저런 번거로운 것말고도 결혼하면 임신, 출산, 육아... 끝내고보니 용케 그러고 살았다고 되돌아보며

    뱃 속도 사타구니도 보송보송
    깨끗이 말라 시원시원

    멜로디를 붙여서 흥얼거리는 일흔 일곱의 우타코씨가 생각나요.
    다 빠져나간 뒤가 진정한 청춘이라며 즐겁게 사는 모습이 유쾌했답니다.
    너무 우울해마세요.

    윗분 산이맘님이 우타코씨를 생각나게 했어요.

  • 7. 하트
    '12.5.22 11:30 AM (222.233.xxx.44)

    며칠전에 "읽은"이 맞는 말이겠어요. 책이니까요.

  • 8. 산이맘
    '12.5.22 11:40 AM (121.186.xxx.118)

    앗.. 저 이제 갓 마흔 ^^;;;

  • 9. 하트
    '12.5.22 11:49 AM (222.233.xxx.44)

    ㅎㅎ 저도 낼이면 마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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