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초에 여기에 글 올렸었지요.
아버지 암수술로 중환자실에서 한달이 지났다고.
그리고 다시 20일이 지난 지금,
저희 아빠는 일반병실에서 열심히 회복하고 계신답니다.
그때 걱정해주시고, 위로해 주신 님들께 경과보고 드립니다^^
하루하루 나빠지는 경과만 보이고 있었던 중에,
5월 8일 어버이날 하루 전날, 퇴근하고 헐레벌떡 뛰어갔더니 면회시간 끝나기 5분 전,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카네이션 바구니를 사다가,
수액 걸어놓는 거치대에 꽃바구니를 걸어 놓았어요.
아빠, 꽃 좀 보세요. 내일이 어버이날이라, 1등으로 딸이 꽃 사왔다고.
딸이 최고지? 했더니 가느다랗게 눈뜨고 미소지으며 끄덕 하셨어요.
그리고 다음날부터 차차 좋아지셨어요. 우연의 일치겠지만,
나는 내가 사다 드린 꽃바구니의 효력^^이라 생각도 해보구요.
지난 주에 일반병실로 옮기셨고, 아직은 중환자실의 VRE균 때문에, 일반 환자들과
격리되어 치료 중이지만, 호흡기도 빼고, 소변줄도 빼고,
걷지는 못하시지만 휠체어에 옮겨 탈 정도는 하시고, 병원복도를 엄마랑 휠체어로 산책 하십니다.
이번 주말에는 아기들도 데려가서, 병실에는 못들어가고 복도에서 휠체어 탄 할아버지 만나게 해드렸더니
많이 좋아하시더라구요.
아기들, 비닐장갑 씌워서 할아버지 손도 잡게 해드렸구요.
갈길이 아직 멀겠지만, 지금 이렇게 호전되신 것만도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식사를 못하신지 2달이 되어가는데 이젠 식사를 빨리 했으면 하는, 하나하나 바램만 늘어가네요.
지금 이런 상황에 처한 당신의 모습이 속상하신지 문득문득 우울해 지는 모습 보이시지만,
그것 또한 넘어야 할 산이겠지요.
지금, 병환 중에 있는 가족을 두신 모든 분들,
힘내시고, 쾌유의 소식 가득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