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자신없고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에 서른 넘어까지 연애한번 못해본 모솔입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빌빌 대고 있으니 부모님은 결혼을 서두르시고
주위 인맥으로 소개를 받게 됐네요.
제가 내세울건 그럭저럭 괜찮은 학교 나와서 또래보다는 좀더 버는 직장과
크게 부족함 없이 결혼하면 집한채는 해주신다는 부모님.
돈쓸일 없어 2억 가까이 모아둔 통장과 여지껏 사고 한번 친적 없는 성실함 정도...
먼저 만난분은 사촌동생이 소개해준 두살 연하의 간호사분.
생애 처음 소개받는 자리라 긴장도 많이 했는데 처음 봤을때 생각 이상으로 예쁜 분이라
정신이 없었어요.
말도 없고 좀 도도한 분위기. 암튼 제대로 될리가 없고
애프터 한번은 받아줘서 밥한끼 같이 먹고 그후로 연락두절.
모, 좀 쓰리긴 했지만 그럼 그렇지 깨끗이 포기하고 고모가 소개해준 두번째 여성분.
집은 지방이고 혼자 자취하는 한살 연상의 직장인.
느낌은 그냥 무난하고 평범한 인상.
첫번째 여자분 보다는 상냥하고 말도 좀더 받아주고...
고모를 통해서 들어보니 그쪽도 그냥 미적지근 하지만 좀더 만나 보겠다고
적극적으로 해보라고 해서 몇번 만나는 동안
첫번째 여자분 한테 연락이 왔네요.
연락 못해서 미안하고 결혼 전제로 진지하게 만나고 싶다고...
그래서 만났습니다.-_-
그러다 보니 양다리가 됐는데 생전 연애한번 못해본 놈이 양다리를 걸치자니
이것저것 걸리는 것도 많고 못할 짓이더군요.
부모님껜 말씀 못드리고 사촌 동생한테 얘기를 해 봤습니다.
요녀석은 얼굴도 곱상하고 성격도 유들유들 언변도 좋아서 여자가 끊이지 않던 녀석.
몇다리씩 걸쳐놓고 있다가 고르고 골라 작년에 결혼 했더랬죠.
암튼 요녀석이 하는 말이 고민 할게 모있냐고...
열심히 만나보다가 더 괜찮겠다 싶은 여자랑 결혼 하면 된다고.
고민되는 것은 두 여자분 모두 저한테 마음이 있는건 아니라는 겁니다.
연애상대였으면 영 아니겠지만 결혼 상대자론 생각해 보겠다 정도의 느낌.
저도 당연히 알수 있죠.
근데 제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맞선이라면 맞선인데 소개 받은 여자분들한테 하트 뿅뿅 할만큼 순진하진 않은나이.
당연히 여자분들이 저한테 반할 거란 기대같은것도 없었습니다.
그냥 큰 흠 없고 저를 인정해주는 상대가 있으면 결혼해서
지금까지와 같이 성실히 살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었죠.
연애나 결혼에 대한 환상은 별로 없거든요.
비록 모솔이지만 말이죠.
암튼 복인지 화인지 모를 상황.
외모에 좀더 끌리는 A, 좀더 편안한 B
어떤 충고를 해주시겠습니까?
둘중하나 혹은 둘다 아닌가요?
아님 진짜 둘다 더 만나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