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한지 두 달 된 나홀로 아파트입니다.
그 사이 변기가 오늘로 5번째 막혔어요.
범인은 전부다 저.ㅡ.ㅡ
처음과 두번째는 정말 미친듯이 페트병. 옷걸이. 비닐덮어서. 등등 활용해서 어찌어찌 뚫었고 (평균 4-5시간 소요. 뚫었다 쉬었따. 하면서.)
그 후로는 휴지 조심해서 넣고 변기보는 사이사이 물 내리고 해서 넘겼는데
세 번째 네 번째는 너무나 능숙하게 (그간 해온게 있어서) 페트병으로 푸쉬하면서 물 내리니 쑥 내려가더라구요. (1분소요)
오늘도 느낌이 안 좋았는데 역시나..
그런데 오늘은 이것도 저것도 정말 하나도 안될뿐더러.. 애기는 빽빽 울고.. 너무 힘들어 죽겠더라구요.
결국은 뚫어뻥을 사러가야지 하며 이 빗속을 뚫고 애를 들처업고 나서는데..
혹시나 해서 관리사무소에 가봤더니 안계시더라구요.
전화번호가 적혀있길래 전화해서 뚫어뻥 있냐고 했더니. 없데요. 그래서 어디 파는지 아시냐고 여쭈었더니 자기가 사서 가져다 주겠다고. 하시길래.. 너무 고마워서 그럼 가져다주시면 돈 드리겠다 했어요.
(제가 얼마전에 다행히 커피랑 이것저것 챙겨서 관리실에 가져다 드린적이 있어서 덜 미안했죠.)
방금 아저씨가 오셨는데 굳이 본인이 해주시겠다는겁니다. 관리인이 이런것도 하는거라면서.
몇 번을 거절하다가.. 부탁드렸는데 (다행히 변기는 깨끗한 물만 가득 있었어요.)
뚫어뻥을 구멍에다 슬쩍 대고는 정말 힘 하나도 안 들이고 푸시 한번 하시길래..
패트병으로 미친듯이 푸시해본 전문가로써 저렇겐 안될텐데.. 그냥 내가 할걸 .싶은 생각이 들었지요.
그런데 웬걸. 저렇게 설렁서럴 세 번 정도 하니 물이 쑥 내려가네요.
와.... 정말 감동적이였어요. 물 내려가는 소리가.. ㅠ
아저씨께 정말 애 업고 90도로 인사드리고 음료수도 드렸네요.
돈 드리겠다고 두고 가시라고 했더니 공금으로 처리하고 관리소에 보관하시겠데요. 가정집에 두기도 그러니..
정말 오전내내 변기때문에 너무 우울했는데 지금 급 기분이 업되었어요.
얼른 욕실청소 깨끗이 하고.. 샤워하고..
저녁에 부침개라도 해서 가져다 드려야겠어요.
자주 막히시는 분.. 이것저것 수고하지마시고. 뚫어뻥 사서 해결하세요.
(사실 저도 페트병이나 옷걸이로 쉽게 성공한 적이 있어서 변기막힌 글에 항상 그렇게 댓글 달았는데요. 100프로 성공은 안되러구요. 그러니 시도했다 안되면 너무 힘드니 아예 하나 사서 준비해두세요.)
정말 82에 첨으로 강추해보는 살림살이였습니다.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