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쯤인가
친구가 아는 분이 체험학습장을 하는데 도우미가 필요하다 해서 하루 일 해주러 갔어요
사실 일을 꼭 해야 할 만큼 돈이 필요한 건 아닌데 약간의 일상의 전환같은 게
필요한 시점이기도 했어요 우울증도 있고 좀 무기력해져서 살도 많이쪄서 몸으로 하는 일을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알아보니 어디 나이많은 아줌마가 일할 곳은 다양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시간도 알바개념으로
하기엔 적당한 곳도 잘 없더라구요
시외곽에 있는 체험학습장은 전직 교장샘이 자기 와이프랑 (60대후반)운영하고 다른 직원들은 다들 알바개념으로
시간당 으로 계산해서 준다고 하더라구요 시간당 오천원 9시-4시 지도교사하면 육천원 교통비로 만원더 준다는데
저는 일주일에 한두번 뭐 이렇게 정기적으로 일이 있을 줄 알았는데 체험학생인원수가 50명까지는 두명을 부르고
100명이면 3명 240명까지는 4명을 불러 일을 시켜요 전 200명 넘을 때만...순번이 그래요 그래서 그때 일하고 아직
부르질 않네요 친구는 그동안도 3-4번 더 가서 일했구요
좀 경험있는 사람은 지도교사를 하고 나머지 인원은 재료분배 청소 그릇설겆이 뭐 이런 걸 한다고 하더라구요
전 4월 10일 제 머리털 나고 그렇게 힘든일은 처음 해봤네요
그 날 그곳 체험학습장도 240명이라는 인원은 처음 치뤄본거라 하더라구요
애들 재료나눠주고 만든는 것 도와주고 애들 나가서 밖에서 활동하는 동안 만든 것
주방으로 옮기고 먹은 것 치우고
흘린것 닦고 쓰는데 한 100평넘는 곳을 왔다갔다 이층도 오르고 내리고 하는데
한시쯤 되니 배도 고프고 너무 바뻐서 물도 마시지 못하구요
무릎꿇고 방닦고 잘 안쓸리는 마당빗자루 같은 사리빗자루 두꺼운 걸로 방을 쓸려고 하니
손아귀 힘이 없어서인지 엄지와 검지를 연결하는 곳이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도망가고 싶었어요 ㅠㅠ
세시쯤 다 정리하고 나니 늦은 점심을 먹는데
어찌 그리 연세많으신 분이 그래도 교장사모님이셨으면 음식솜씨도
좀있을텐데 일하는 사람을 대하는 자세였을까요?
며칠전에 해둔 밥 쪄서 숟가락으로 밥을 떠도 옆으로 흘러 내리고 한젓가락먹은 부추김치는 먹자마자 기침이
나올정도로 너무 매웠구여 시어빠진 김치 푸르딩딩한 된장국....
물만 마시고 너무 배가 고팠지만 못먹겠더라구요
근데 다 좋아요 밥먹으러 가는 건 아니니까요
근데 일당으로 줘야하는 알바비는 왜 여태 소식이 없나요?
일 계속 나가는 친구도 아직 자기도 못 받았다고 해요 제가 좀 할 말은 하는 편인데
친구에게 정당하게 일해준 걸 월급받는 사람도 아니고 일당을 한달있다 자기 편한 날 주는게 어디있냐 고
너는 자주 가니까 가서 알바비 언제 주냐고 물어 보라니깐 어른 한테 그런 소릴 어떻게 하냐고 이런 답답한
말만 하네요
일 더 자주 가서 받을 돈도 많은 애가 저러니 난 그 말도 한 번 밖에 안했네요..
그러면서 5월중순에 200명온다고 그 날 일할 수 있냐고 묻는데 가기 싫어서 싫다고 했네요
아무튼 교훈은 밖에서 고생하는 남편에게 더 잘해줘야 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며칠안가서 눈 부라리고 말다툼하곤 했지만 )
일하고 온날 저녁부터 너무 아파서 파스 부치고 두통과 근육통이 너무 심해이틀동안 밥도 시켜먹고 거기까지 차타고 간 기름값까지 생각하면 마이너스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