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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늙는다는 것과 가족으로부터의 고통

... 조회수 : 1,987
작성일 : 2012-04-26 09:05:36

친정 어머니 나이 들어가는 것 보면서,

오래 산다는게 뭔가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작년부턴가 어머니가 급격히 변하기 시작했어요.

나이먹으면서 좀 약해진다던가 어린 아이 같아진다면 그건 참아낼만한테,

염치도 좀 없어지시고, 고집은 더 세어지고,

예전부터 있던 파라노이드는 더 심각해지고,

자식이란 이유로 모든 걸 다 받아주고 참아낸다는게..

저 상태로 시간이 갈수록 더 나빠지실텐데..

알면서도 어머니 전화 받고 나면 정신이 혼미해지는게

사람들이 왜 친족에 의해 괴롭힘 당하고 죽고 싶어지는지 알 것 같습니다.

얼굴과 몸이 늙듯 뇌도 늙는 거겠죠.

수명 백세에는 정신적 수명의 백세가 필수적이란 것을 실감합니다.

IP : 210.98.xxx.210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ㅡㅡ
    '12.4.26 9:27 AM (118.221.xxx.165)

    저도
    나이먹는게 두려워요
    금전적인것 보다
    내가 견뎌야할
    외로움
    지금은 없지만 생기게될 고집 아집 무지...

    백세 수명은 재앙입니다....

  • 2. 문제
    '12.4.26 9:33 AM (59.6.xxx.111)

    분명히 어려운 문제고 누구에게나 닥칠일이구요.
    늘 소원이 건강히 살다 주변에 피해주지 않고 죽고싶다인데
    간과해서 그렇지 대대로 그렇게 고민하고 부대끼다 가는게 인생이지 싶어요.

  • 3. 공감
    '12.4.26 9:44 AM (121.167.xxx.160)

    뇌건강이 최상이어도
    철면피함은 점점 더 심해지지 않을까요.
    저는......
    나는 제발 저러지 말아야지 싶습니다.
    적당한 연령에서 세상을 떠날 수 있길
    제발 너무 집착하지 말길
    자신에게 주입하며 공부해야겠지요.

  • 4. 원글
    '12.4.26 9:49 AM (210.98.xxx.210)

    얼굴에 저승꽃 피고 주름이 생기듯
    뇌도 그렇게 늙어 가겠죠?
    뇌의 나이만큼 살고 싶어요. 마음의 나이 만큼 살고 싶구요.
    울컥했지만, 이게 내 십자가 내업보니 즐겨 견디자 하는 마음으로
    좀 있다가 어머니 찾아 뵈러 가려구요.
    엄마는 매일 매일 철이 없어지고 저는 이제 매이 매일 철이 들겠지요.
    그게 참 슬프네요.

  • 5. 닉네임
    '12.4.26 11:03 AM (1.249.xxx.72)

    저만 그런줄 알았는데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네요.
    정말 슬픈 현실입니다.
    100세 장수하면 뭐합니까?
    내발로 걸어가고 내손으로 일상생활이 가능해야 행복한 것을...
    고집만 세지고...너무 힘드네요.

  • 6. 동감
    '12.4.26 12:53 PM (59.186.xxx.131)

    격하게 동감합니다. 저희 아빠 76세, 신체는 30대 못지않게 건강하시고 병원가서 아무리 검진해봐도 너무 건

    강한데 매일 어딘가 아프다고 병원 쇼핑 다니시며 식구들 트집잡을 거 없나 궁리만 하십니다. 형제, 자매와

    도 괜히 생트집잡아 교류 안 하시고, 엄마나 딸들 돌아가면서 트집잡고 화내는게 일상인 것 같아요. 정말

    의술이 발달하는 것을 꼭 좋게만 봐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신체만 100세까지 연장시키는게 본인에게도

    주변인에게도 좋고 기쁜일만은 아닌거 같아요. 정신은 반비례해서 계속 퇴화해 가는데, 고집, 의심은 점점

    커져만 가고....부모님도 저도 제 남편도 결코 100세까지 살고 싶지는 않네요. 물론 정신, 신체적으로

    건강하다면 예외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타인에게 괴로움 주는 그 시점부터는 산 속에 들어가 혼자 살든가

    아님 빨리 가든가 하고 싶어요.

  • 7. 원글
    '12.4.26 3:15 PM (210.98.xxx.210)

    공감하시는 분들 많은 걸 보니..
    갈수록 노인 문제가 심각해지겠다 싶어요.
    오전에 하던 일 던지고 어머니 뵈러 갔어요.
    어머니 모시고 병원에 갔다가 같이 식사하고 택시태워 드렸어요.
    집에 있던 화장품 아침에 무겁게 들고 온 것 어머니 전해드렸는데..
    제발 행복한 마음으로 사시라고..했더니,
    부은 얼굴로 내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당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뜯어 죽여도 모자랄판이라고 하시면서 택시타고 가셨습니다.
    클 때도 항상 그러셨어요. 좀 더 심해진거지 어머니 성정은 그대로인 듯 해요.
    당신 그릇 보다 큰 짐을 지고 허리가 휘청하시는 것 같아요.
    작년까지는 그래도 어머니를 너무 사랑해서 어머니 없는 세상에 내가 고아가 되겠구나 싶었는데
    이제 정을 떼는 것 같아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어머니가 안쓰럽지만 사랑하는 마음은 조금씩 접게 되었어요.
    지난번에도 성질 무린 후 어머니께 2ㅣ시간이 걸려 찾아뵙고 왔더니 미안하다 하시곤 또 반복입니다.
    앞으로 계속 이렇게 살 것 각오하고 있습니다.

  • 8. ㅇㅇㅇㅇ
    '12.4.26 4:17 PM (147.46.xxx.144)

    에휴.... 저희 친정엄마도 갈수록 힘들게 하세요. 엄마 한테 잘해야 하는데, 제 인간적인 한계때문에 그러지 못해 정말 미안하고 속상하고, 그리고 화가 납니다..

  • 9. ......................
    '12.4.27 1:13 AM (112.158.xxx.196)

    전 엄마에게 감정이입을 하면 이해가 되더군요.
    내가 늙어 엄마 나이가 된다면 저도 별로 다를 것 같지 않아요.
    내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엄마가 측은해지고 이해가 어렵지 않게 됩니다.

    점점 노쇠해지는 부모님을 보는 일이 힘들긴 합니다만
    나의 미래를 미리 보여주시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고맙구요,
    제 아이에게도 이 엄마도 그렇게 변해갈거라는 메세지를 주곤합니다.
    저나 아이가 늙음을 두려움없이 미리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부모님께 감사해요.
    더 긍정적인 것은 노후에 부모님의 문제점을 닮지않도록 준비하는 것...

    너무 부정적으로 단순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감정이입을 해보세요.
    태어나서 성장해서 다시 어린이로 돌아가는 것.....그게 인생입니다

  • 10. 원글
    '12.4.27 9:08 AM (210.98.xxx.210)

    윗님, 좋은 말씀이네요.
    그런데 감정이입이 문제는 아니랍니다.
    저는 클 때 부터 어머니의 온갖 화, 분노를 다 받아내고 참으면서 어린 시절을 보내어 어린시절이 없어요.
    어머니 인생을 가여워 하면서 심지어 엄마의 어린 시절까지 상상하면서 엄마를 품고 살아왔어요.
    감정이입이 안되어서 그렇기 보다는 어머니가 제가 참아낼 수 있는 도를 넘어가면서 저도 뻘 처럼
    어머니의 부정적인 에너지에 빠져들고 있다는게 문제입니다.
    한편, 어머니 인생이 이렇게 구원없이 끝나는가 하는 안타까움과,
    어머니를 끝까지 품을 수 없는 제 작은 마음의 그릇 크기에 대한 회의 이런 게 어려운 부분입니다.
    어머니가 미워하는 사람들의 리스트 가운데 저 하만 빠져 있었는데 이젠 저도 들어가 있어요.
    어머니가 약간의 정신분열증을 보이고 있어 과도한 의심을 품고 삽니다.
    제게 아침부터 전화해서는 '이모랑 통화했지..? (이모랑 통화한 사람들이 어머니의 블랙 리스트이죠)'
    하면서 고함을 질러대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남의 일이라면 참 쉬운데.. 엄마가 되고 보니 마음이 과도하게 힘드네요.
    엄마가 환자란 걸 인정하고 냉정함과 차분함, 객관화를 유지해야 하는데,
    저도 그 뻘에 휩쓸려 우울증이 생길 듯 해 노력 중입니다.

  • 11. 원글님......
    '12.4.28 10:43 AM (112.158.xxx.196)

    늦었지만 혹시라도 읽어보실까해서 댓글 달아요.
    제가 핵심을 놓쳤네요.
    어머니께서 병이 깊으신 것 같아요.
    원글님까지 우울증은 전염됩니다
    저라면 원글님이 어머니를 좀 멀리하시고 객관적으로 대해드리세요.
    원글에는 원글님이 당하신 분노가 적혀있지 않아서 몰랐는데...상태가 좀 심각합니다.

    일단 어머님을 객관적으로 적당히 잘해드리세요.
    그리고 원글님은 상담치료나 심리학서적 같은 것을 많이 보시구요.
    막말로 내가 받은 혜택만큼만 해드려라지라고 생각하시면 편해지실겁니다
    잘해드리자니 분노가 생기고 안해드리자니 마음이 불행하고....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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