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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화 잘 내는 아버지

widerange 조회수 : 1,187
작성일 : 2012-04-25 21:58:19
저희 아버지는 화를 잘 냅니다. 화뿐만 아니라 간섭도 잘하고 다른 사람 무시를 잘하고 욕 또한 잘합니다.

가장 큰 피해자는 저와 엄마입니다.
아버지는 항상 트집거리를 찾아서 잔소리를 하고 격앙된 말투로 감정을 쏟아붓습니다.

"옷 사지 마라. 사 놓고 안 입는 옷 천지다."
"네까짓 게 잘해 봐야 ○○○이나 ○○○(특정 직업군)밖에 더 하겠냐."
"지랄하고 자빠졌네."
"꼴값 지질하네."
"네 성격으로는 그 일 절대로 못한다."
"이 쌍놈의새끼, 이 개놈의새끼." 등등등.

어린 시절부터 비난과 과한 지적을 많이 받고 자란 터라 저는 지금까지 의기소침한 성격입니다.
내성적인 것이 나쁜 것이 아니지만 내성적이고 어디 가서 기를 못 편다 할까요.
아버지처럼 가부장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성격에 대한 반감 역시 엄청 크고요.

저는 현재 부모님과 따로 살고 있어서 아버지의 폭언을 자주 듣지는 않습니다만,
제가 나가 사니 이제는 엄마한테 모든 화살을 돌리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 집에 갔더니 엄마가 "내가 불쌍하다, 내가 불쌍하다" 하며 울며 
지난 세월 아버지에 대해 가졌던 원망을 서럽고 격하게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작은 아버지, 저 모두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를 참고참다 하다가 그렇게 비이성적으로 한번에 쏟아부은 경험요.

엄마로서는 '제발 나한테 그렇게 하지 말라'는 절박한 몸부림이었을 것인데,
아버지가 스스로 얼마나 느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또 윽박지르고 간섭하고 욕하고 할 것입니다.

아버지가 종교 활동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이나 친척들 이웃들한테는 그런 호인이 또 없습니다.
집에서 만만한 가족들한테는 있는 욕 없는 욕 다혈질을 보이면서요.

또 오지랖은 넓어 굳이 챙기지 않아도 될 먼 친척 일까지 다 챙기죠
(그 먼 친척은 이 사람이 왜 이러나 오히려 의아해 할 정도로요).
한 먼 친척한테 2천만원을 빌려줘 놓고 못 받은 지가 벌써 7~8년이 다 돼 갑니다.
그래 놓고 저와 엄마한테 "아껴라, 아껴라."

가뜩이나 마음이 여리고 우울 증세가 있는 엄마 생각만 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끊임없는 간섭과 지시와 통제와 비난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사람인 아버지,
무슨 열등감이 그리 많아 만만한 주변 사람들을 자기 감정의 샌드백으로 삼는지, 참.

밖에서 힘들게 돈을 벌어 오시고 그래서 우리를 먹고 살게 해 준 아버지이지만요,
동시에, 자기가 내뱉은 그 말 때문에 가족들이 상처를 받는지 어쩌는지 모르는 아버지가 참 답답합니다.
IP : 119.149.xxx.10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똑같아요
    '12.4.25 11:06 PM (123.108.xxx.45)

    저를 낳아주신 분과 어쩜 똑같을까요..
    그 얘기를 적으려니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써내려가야 할지 모르겠네요.
    저와 오빠는 그냥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약속했습니다.
    그냥 어머니의 말이라도 잘 들어 주기
    엄마의 속앳말을 내뱉어버릴 수 있도록 무조건 꾸준히 들어 주기ㅠㅠ

  • 2. 저도
    '12.4.26 1:21 AM (80.214.xxx.83)

    그런아빠 뒀습니다
    지금은 안보고 살아요

    생각만해도 욱 해지는...ㅠ
    다정다감한 아빠들 보면 참 부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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