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목수정] 엄마를 위로해드리고 싶어요...

피돌이 조회수 : 3,380
작성일 : 2012-04-19 08:08:27
저희 외삼촌이 자살했어요. 

월 30만원 짜리 여관방에서.. 

부검 결과는 오늘 나올 거 같다지만.... 

아무래도 자살인 거 같다네요. 



외삼촌... 미국에서 살다가 소설가가 되겠다는 희망으로 12-3년 전에 한국 들어와서... 

이제껏 외가쪽 친척들에게 손벌리면서 살아왔어요. 

저희 엄마한테는 소설가, 시인이 되겠다고 처음에는 책 내겠다고 출판비 조, 아니면 생활비 조로 

몇천만원... 그 담부터는 몇백만원... 나중에는 면목이 없으니까 가끔씩 몇십만원씩 받아서 

근근히 연명해왔었어요. 

엄마가 인천이나 의정부... 이런 쪽의 집값 싼 곳을 얻어서 보증금 500에 월세 몇십만원짜리.. 

이런 곳을 두어번 얻어줬었구요. 

그리고 1년 정도는 저희 집에서도 살았었고... 

저희 이모들 집에서도 1년씩 2년 정도 얹혀서 살았었구요. 

엄마가 나이 50이 넘어가는 동생이 저렇게 살다보니... 

아빠한테는 도와주는 사실 100% 알리지도 못하고... 

(부부간이더라도... 남동생이 저렇게 살고 있으니 아빠한테도 민망스러웠대요.. 창피하고...) 

반 정도만 알리고 반 정도는 저에게만 비밀로 하고 몰래 도와주곤 했었구요. 


저희 외삼촌.. 고집이 유난히 셌었어요. 

어쩌면 그래서 그렇게 되었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친척들의 조언이나 도움은 다 무시하면서, 

힘들때는 손을 벌려서 다들 좀 질려한 상태였어요. 
 
그리고 현실감각도 없고 눈도 높고 철도 없었다고 생각됐던 것이.. 

40대 후반에 선을 여러번 엄마가 닥달을 해서 봤었는데... 

한번은 동갑내기 여교사 노처녀 분이 외삼촌이 마음에 든다고... 

자기가 다 먹여살리겠으니 결혼하자고 그러는 거.. 늙어보이고 박색이라고 찼었고... 

또 나머지 한번도 비슷한 나이대의 수영장을 운영하시는 능력있는 여자분이 

외삼촌을 마음에 든다고 하셨는데... 

선보고 한 한마디가..' 왜 이리 늙었어?' 이거였다네요. 

그러는 외삼촌도 늙었고. 얼굴도 못생겼으면서요... 



이번에도 마지막으로 엄마가 시골에 전원주택같은 것을 만들어 놓으셨는데... 

외삼촌보고, 쌀이랑 김치는 얼마든지 있으니.. 

거기서 너 누나 농사일 좀 도와주면서 살래? 

라고 제의를 했었는데... 

거기서 외삼촌이 

' 그래. 그럼 누나랑 매형이 내 작품 스폰서좀 해줘' 

라고 이야기한 거지요. 

여기서 엄마는 13년 동안 뒤치닥거리해주고 도와준 동생이 

스폰서 운운하는 거 보고선 정이 딱 떨어져서 

없었던 일로 하자고. 

니가 막노동을 해서라도 니 입에 풀칠은 하고 살라고..  

라고 모질게 이야기한 게 4개월 전이었대요. 

그리고 어제 여관방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하네요... ㅠㅜ 


13년 동안 엄마가 마음 고생을 많이 했지요. 

동생한테도 원망도 많이 했구요. 

엄마는 지금 동생을 자기가 끝까지 책임지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고 계세요. 

제가 2달 전에 아기를 낳았는데... 어제는 제 아기를 안고 

'네가 태어나게 돼서 너무 행복했는데.. 어쩌면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니....' 하면서 엉엉 우시더라구요. ㅠㅜ 



외삼촌.. 몽상가의 말로란 저런 것인가.. 란 생각이 들어서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15년 가까이를 엄마를 힘들게 해놓고, 

엄마를 마지막까지 힘들게 하고, 

엄마한테 죽을때까지 남길 크디큰 상처를 남기고 갔나... 란 생각이 들어서 

솔직히 원망스러워요... 

제가 엄마에게 무슨 말로 위로를 하면 될까요? 

여러분... 제게 조언을 좀 주세요. 


IP : 49.1.xxx.250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님 참 철없으신 거 같네요.
    '12.4.19 8:16 AM (61.4.xxx.136)

    지금 외삼촌으로 인해 상처받은 엄마를 위로해 드리는 것도 원글님이 해야 하는 일인 것은 맞지만,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객사나 다름없는 마지막을 맞으신 외삼촌에 대한 조의표시가 아닐까요?
    망자에게 도움되거나 칭찬될 내용이 아닌 글을 올려 고인에게 누가 되는 것은
    적어도 가족들은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2. 언젠가는
    '12.4.19 8:19 AM (211.234.xxx.152)

    누구나 다 죽어요.
    시간이 상처를 잊게 만들겁니다.
    엄마가 더이상 책임을 져야할 일은 없었다고
    그동안 애쓰셌다고 말씀 드림이...

  • 3. 원글님 이해되요
    '12.4.19 8:22 AM (125.146.xxx.226)

    윗댓글님이 망자에대한 예의를 언급하셨는데 그래도 이런글 올리는 원글님맘이해됩니다 주변에 저런 친척이 있으면 망자예의란말이나 철이 없느니 이런말못해요 안겪어서봐서 그렇죠 어머님이 죄책감갖지 않게 어머니 최선다하신거라고 위로해드리세요 .. 외삼촌도 하늘에서 고맙게 생각할거라구요

  • 4. ㅇㅇㅇ
    '12.4.19 8:26 AM (115.139.xxx.72)

    이미 간 사람 어찌하겠나요.
    엄마 위로한다고 외삼촌에 대한 나쁜 이야기 하지는 마세요.
    우리집도 그러다가 일찍 간 사람이 있는데
    (부모돈은 물론, 형네, 여동생네까지.. 다 퍼간)

    그래도 피붙이는 여러 마음이 교차해요.
    먼저 보낸 혈육이 애닳고, 이제야 끝이 났다는 안도감도 들고, 해방감과 그리움
    그런 안도감이 든다는 것 때문에 죄책감도 드는데 이 죄책감이 가장 힘들어요.

    원글님 어머님, 외가 형제들이 이 때까지 그렇게 질질 끌려 살아왔다는 거 자체가
    그 분들이 매정하지 못하고, 외삼촌에 대한 애정이 있는 상태입니다.
    그 애정을 무기삼아 그 분이 막 나오신거지만요....

    그런 상황에서 원글님이 어머님 위로하신다고 바른말 해봤자
    님만 나쁜년 되요.
    그냥 엄마야~ 그동안 고생 많았다.... 여기까지만 하세요

  • 5. 그런것도
    '12.4.19 8:35 AM (203.142.xxx.231)

    팔자같습니다... 솔직히 집집마다 다 찾아보면 자살한 친인척 없는 사람 없어요. 먼 친척이라도 그런 사람있어요.. 넘 힘들어 마세요.
    근데 아마 남겨진 가족들이 당분간 정말로 힘들거예요.
    저희집안도 그런 일을 당했었거든요. 10년전에 80 넘은 할머니가 자살을 하셔서..
    하여간 제 친정엄마가.. 죽는날까지 힘들게 하냐고.. 지금도 원망하십니다.
    평생.. 홀시어머니. 외며느리로. 넘 시집살이를 힘들게 하셨거든요.. 물론 나이가.. 돌아가실 나이지만,, 그 상처는 한참을 가더라구요.
    그래도 시간이 가면 무뎌집니다..

  • 6. oks
    '12.4.19 8:38 AM (81.164.xxx.230)

    전 원글님의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제일 친한 친구 남편도 원글님의 삼촌하고 비숫한 케이스였는데, 가정에 생활지도 대주지 못하고, 알콜중독에 온 식구들에게 빚만 지다 작년에 객사했습니다. 그런 남편 때문에 친구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몰라요. 자식이 둘은 망난이 짓에 말썽만 피우는 아버지를 우습게 여기고, 아버지로 여기지 않았어요. 오히려 가정에 피해만 준다고 아버지를 미워했지요.
    원글님 이해되요 님 말씀대로 죄책감갖지 않게 어머니를 위로해 드리세요

  • 7. ..
    '12.4.19 8:40 AM (147.46.xxx.47)

    어머님 심정 말로 다 못할거같아요.
    손주가 태어나 행복했던것도 잠시....
    어쩜 하늘은 어머님께 그리 쉽틈없이 시련을 주시나요.
    그래도 내 형제가 세상을 등졌는데...
    그 마음 어떻게 위로가 되겠나요.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8.
    '12.4.19 8:47 AM (121.100.xxx.136)

    엄마가 얼마나 자책하실까요. 어머니 잘 위로해드리세요, 그만큼 했음 할도리 다 하신거라고,,, 외삼촌도 엄마한테 고마워하는 마음 마니 있을거라고,,잘말씀드리세요,

  • 9. ㅇㅇ
    '12.4.19 8:56 AM (211.237.xxx.51)

    할만큼 다 하셨네요.
    외삼촌이라는 분 돌아가셨다는것 단 한가지만으로 뭐 그동안의 잘못이 덮어질순 없다고 생각하고요.
    질병이나 사고도 아닌 자살이라니 끝까지 자신의 삶에 무책임했습니다.
    원글님 비난하시는 분들도 각자 생각이 있어서 그러시겠지만 전 원글님과 원글님 어머니 입장
    충분히 이해하고요.
    직업상, 하루라도 더 살고 싶어서 울부짖는 시한부 인생의 중환자실 환자들을 오래봐와서인지
    저런 무책임한 인생까지 애도를 표하고 싶진 않네요.

  • 10. ..
    '12.4.19 9:01 AM (211.234.xxx.170)

    마음이 안좋으니까 이런 글 올리는거죠. 이런 이야기 어디가서 하겠어요. 그냥 위로해 주심 될 듯.

  • 11. 이ㄴㅁ
    '12.4.19 9:09 AM (115.126.xxx.40)

    삼촌은 그냥 자신의 길을 간 거예요
    자존심이 고집이 센 분이
    소설가로서의 좌절 경제적인 좌절은
    아마 더 컸을 거예요...
    그런 자신을 더 비참하게
    훼손하고 싶지 않았을겁니다...

    그러니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마시라고..

  • 12. ..
    '12.4.19 9:10 AM (147.46.xxx.47)

    원글님이라고 무슨 경황이 있겠나요.
    그저 팩트 그대로 전달하고..위로받고싶은 맘이시겠죠.ㅠ

  • 13. 피돌이
    '12.4.19 9:18 AM (49.1.xxx.250)

    많은 분들 조언 너무 감사합니다...

    오랫동안 외삼촌을.. 제 마음 한구석으로 무시랄까... 아.. 저렇게 살지는 말아야지.. 라고 생각했던거 같아요. ... 제가 대학 졸업 후 취직을 못하고 1년 정도 논 적이 있는데... 그때도 생각했던 것이.. '아... 이러다 외삼촌 같이 될지도 몰라...' 이런 생각을 마음속으로 자주 하면서 제 자신을 다잡곤 했었어요... 그런 생각을 했었다는 것이..돌아가신 외삼촌한테 더 죄스럽고 미안해요... ㅠㅜ

    아침부터 많은 분들을 불편하게 할만한 글을 올려서 죄송해요.
    근데 정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어서... 어제 엄마가 제 아기를 안고 울다가 마지막으로 한 한마디가...
    ' 네 신랑한테는 절대 말하지 말아라... 절대... 너한테도 흠이고.. 엄마한테도 흠이 될 수 있어...'

    그래서 신랑한테는 말하지도 못했네요.... ㅠㅜ 암것도 모르는 신랑은 어제 저녁 기분만 좋았고..저는 우울하고.. 넘 괴로워서 신랑한테 여러번 고민상담차 말해볼까.. 하다가 결국 말을 못했어요.
    심란해서 어제 잠을 내내 못 이루다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여기 글을 올렸어요...

    많은 분들의 조언...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제목은 수정할게요.

  • 14. ...
    '12.4.19 9:19 AM (203.241.xxx.40) - 삭제된댓글

    그런 친척 있음 원글님 입장에서 이런글 충분히 올릴 수 있어요.
    평생 엄마의 짐이되어온 외삼촌...그리고 이젠 평생 엄마의 상처로 남을....

    엄마께 최선을 다하신 거라고 위로해 드리세요.

  • 15. ...................
    '12.4.19 9:27 AM (121.167.xxx.160)

    원글님
    어머니 잘 보살피세요
    상담을 받으시던지 해서 절대 본인의 책임이 아니라고 자책하지 않게 해드리세요
    비슷한 상황을 겪은 어르신을 알아온
    경험자여서 말씀드려요
    평생을 남에게 안 보이는 그림자로 안고 사시더라고요.

    성정이 여리신 분 같은데
    정말 어머니 많이 위로해 드리고
    절대 어머니 탓이 아니라고 많이 아주 많이 강조하세요.

  • 16. 시간이~
    '12.4.19 9:37 AM (175.195.xxx.39) - 삭제된댓글

    어머님은 최선을 다한거예요.
    저희 시댁에도 그런 분 있어요.아무리 잘해드렸어도 철없는 그 분이 돌아가시면 님처럼 맘이 편하진
    않을것 같아요. 지금도 신랑이 많이 힘들어 하는데 저는 그냥 옆에서 지켜봐주는것 밖에 ....
    어머님 위로 많이 해주시고 건강 잘 챙기세요.세월이 약일 듯~

  • 17.
    '12.4.19 9:44 AM (211.41.xxx.106)

    저도 외삼촌은 별로 불쌍하지 않아요. 그냥 죽은 사람에 대한 안됨, 무상함 정도지요. 정작 불쌍한 건 원글님 어머니네요. 부모님은 이미 안 계신 것 같고 피붙이에 대한 애증으로 오랜 세월 보내다가 그 끝이 죽음 그것도 자살이면 남겨진 사람 맘은 정말 말이 아닐 거에요. 어머니 죄책감이 정말 오래 갈 거에요. 어머니 위로 많이 해드리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4004 연락에 예민한 남자 22 어흑 2012/05/07 4,723
104003 옷 사다줬더니 지랄 하는 남편..정떨어짐 7 퇴퇴 2012/05/07 3,828
104002 뜨게질, 완전초짜인데요.. 혼자서 독학가능할까요? 3 제리 2012/05/07 1,571
104001 형부에게 두들겨 맞은 친언니 ,친정 엄마 반응 47 h 2012/05/07 16,856
104000 살 찐 것과 무관하게 원래 귀여운 상이 있는 듯해요.. 4 흐음 2012/05/07 2,475
103999 종아리 보톡스 궁금해요 help! 2012/05/07 691
103998 나의 즙사랑 고민고민 2012/05/07 791
103997 통닭 비싸네여.. 1 얼음동동감주.. 2012/05/07 1,179
103996 고1 딸 애가 공부 안해서 너무 화가 나요. 7 아... 2012/05/07 2,333
103995 노무현 대통령 3주기 추모 광고 4일차 안내 1 추억만이 2012/05/07 832
103994 저는 30대 엄마는 60대인데요. 진료실에 같이 들어가도 되나요.. 7 대학병원 2012/05/07 1,703
103993 자꾸 사랑하냐고 묻는 아이... 왜그럴까요? 14 속상... 2012/05/07 4,784
103992 메기매운탕에 식초 넣었더니 김치찌개가 되어버렸어요.. 3 아놔~~ 2012/05/07 1,953
103991 아이구 유승호 너무 귀엽네요 ㅋㅋ 5 irom 2012/05/07 1,689
103990 티비 나오는사람들처럼 요리 해봤으면.. ^^ 2012/05/07 885
103989 왜 이렇게 머리가 기르고 싶을까요? 2 왜이러지 2012/05/07 936
103988 겨드랑이 제모요.... 5 화초엄니 2012/05/07 2,274
103987 15층 이상 살아보신분께 여쭙니다. 13 몽몽이마파 2012/05/07 2,715
103986 결혼에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데요... 무화과 2012/05/06 914
103985 경락으로 진짜 살이 빠질 수 있을까요? 10 ... 2012/05/06 4,722
103984 마스터쉐프코리아 보셨어요? 5 엉엉 2012/05/06 1,988
103983 저도 비슷한 동서얘기^^ 6 .. 2012/05/06 3,358
103982 중국 북경 수학여행 관련 질문합니다. 3 복조리 2012/05/06 1,103
103981 수련회 가는데 우산보낼까요? 아님 우비 보낼까요? 3 초5맘 2012/05/06 899
103980 별거 아닌일이지만 남편의 태도가 정말 기분나빠요. 6 ... 2012/05/06 3,0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