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을 바라보는 나이인데도 항상 죄책감에 시달리는 한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6학년때였어요, 국민학교 그때는 그렇게 불렀죠, 저는 반장에 아주 예쁜 원피스를 좋아하여 입고 다니던 공주과 여자애였고 제 잘난 맛에 살던 애였어요,
그래도 맘이 여리긴 했었죠,
어느날 제 책상 서럽속에 등교 하여 책을 넣으려는데 왠 편지가 있는거예요,
맞춤법이 모두 틀린 ....누구야 너를 정말 좋아해 너는 너무 예뻐, 내가 너가 너무 좋아서 이렇게 편지를 써본다.
뭐 이런 내용이었는데 맞춤법이 정말 거의 틀렸어요, 저는 단번에 그게 누가 쓴 편지인지 알아챘어요,
6학년에 맞춤법 틀린 애라곤 우리반에 그 남자애 하나뿐이었으니까요,
매일 선생님꼐 얻어 맞고 매일 혼나고 말 한마디 없는 365일 아주 똑같은 옷을 입고 냄새 나는 아이...
아마도 가정 환경이 어렵고 아마도 불행한 상황이었던 아이였을꺼예요,
아주 소심하고 아주 내성적이라 말한마디 없던 남자애였는데 그 애가 용기내어 쓴편지를 저는 읽으며 기분 정말 나빠하며
제 짝에게 보여주었고 제 짝이 선생님께 일렀고 선생님이 그 편지를 들고 저에게 나와서 읽어 보라고 하셨어요,
저는 맞춤법 틀린게 많아서 일부러 더 못읽는 척 하며 맞춤법이 틀렸다고 강조하며 읽어댔지요,
그 남자애한테 일부러 보란듯이요, 너따위는 나를 좋아하지마. 기분나빠. 이런 투루요,
그때였어요,
그 남자애가 고개를 항상 숙이고 다녔던 그 남자애가 첨으로 저를 한번 힐끗 고개 들어 쳐다보더라구요,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애의 절망어린 눈빛을 보았어요, 어린 나이였지만 잊혀지지 않을만큼 아주
절망과 수치로 가득차있던 눈빛...
저는 그때 제가 참 잘 못했다고 느꼈고 부끄러웠어요, 그러나 그 남자애는 그 후 정말 없는 사람처럼 있다가
졸업후 다시는 보지 못했어요,
항상 그 애가 불현듯 한번씩 생각납니다. 정말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고
무슨 나쁜일이 생기거나 제가 힘든일이 닥칠때마다 그 애를 무시해서 내가 받은 벌일꺼란 생각이 듭니다.
그 6학년의 사건 이후 저는 타인에게 정말 조금도 나쁜 소리 못하고 너무 조심해버리는 캐릭터로 변했지만
지금 40대인 나이에도 가끔 상처 받을때마다 그 애에게 잘못한 죄를 받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 애가 나땜에 정말 정말 그때 얼마나 힘들었을까 수치스러웠을까 하는 생각이 저를 괴롭힙니다.
미안해..미안해.....용서해주렴,,,기영아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