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82 죽순이 이자, 부산 아줌마입니다.
이번 선거결과를 보니, 그냥 82님들께 미안하고 또 부끄럽습니다.
뭐 그런일로 미안하고 부끄럽냐. 오바 하지 말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그냥 제 마음이 그렇습니다TT
제가 미안하고 부끄러운건 부산지역에서 새누리당을 지지해서가 아닙니다.
무조건 덮어놓고 다른말 듣지 않으려하고, 실제로 관심도 없으면서 덮어놓고 새누리당을 지지하는게
미안하고 부끄러운겁니다. TT
저, 부산에서 나고 자랐고 대학가면서 서울로 가서 10년 서울살이 하다가 다시 부산에 내려온 아줌마입니다.
부산사람으로 일반화하긴 그렇고, 제 시어른들과 남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저희 시부모님, 부산에서 좀 사십니다. 재벌 수준은 아니겠지만 부산에서는 그래도 많이 잘 사시는 편입니다.
골수 한나라당(새누리당)입니다.
제가 대학시절 노사모였습니다.
이 사실 아시고,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 돌아가신날 하루종일 울고 마음아파한거 아시고 계십니다.
그래서 저를 "배운만큼 배운애가 생각이 왜 그모양이냐"고 생각하시지요.
이번 선거 앞두고도 "1번 찍어라" 하시기에는 좀 모양 빠진다 생각하셨는지 간접적으로 이야기 많이 하셨습니다.
뭐 하시는 이야기는, 조중동에서 하는 이야기 그대로이지요.
젊은 너네가 잘 모르는데...하시면서요.
제가 아무리 그게 아니다....해도 소용 없습니다.
신혼때는 좀 설득하려고도 했는데, 설득불가입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그냥 맞장구 쳐드립니다TT
아니면 몇시간씩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욕하시니까 제가 너무 괴롭거든요.
이번 선거는 좀 다르지 않을까 했지만, 똑같더군요.
부산 인근 모 지역의 그분....전에 고위공무원으로 한발 내딛기 위한 청문회에서 온갖비리가 만천하에 드러났었지요.
그런데 그 지역에서 국회의원 되는거 보고 진짜 답 안나온다...싶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또 당선 소감 말하는 그 사람얼굴보고 그냥 TV 끄고....참....뭐라 할말이 없습니다.
많은 정치인들이 비리를 저지르고, 또 일부는 그 비리가 드러난 사람들도 있는데
그들이 다시 표를 얻어 또 국회의원이 된다는 사실...
그들은 '아...쫄았는데, 별거 아니구만...어차피 1번 달고 나오면 면죄부 받는거지 뭐" 이렇게 생각할거고
앞으로도 그런짓 많이 하지 말란 법 있습니까.
저는, 젊은 사람들은 그래도 생각이 깨어있다고 생각했는데, 어제 그 꿈도 무너졌어요.
동네에 친한 아줌마부부와 함께 투표하러 갔는데, 이런일이 있었어요.
아줌마 남편: "투표 용지가 잘못되었던데요? 1번이 새누리 당이고 20번이 한나라당이더라구요."
아줌마:"난 그래서 20번 한나라당 찍었어"
저: (웃어야 할지 울어야할지)"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이름 바꾸고, 꼼수로 다른 당이 한나라당으로 이름바꿔 나왔어요."
처음에는 1번표 두장이 20번으로 가서 기뻤는데, 집에 와서 생각하니 씁쓸합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도 없고, 무조건 한나라당(새누리당)입니다.
제 남편도 MB가 참 능력없고 도덕성도 결여된 사람이라는데에는 찬성하지만, 민주당 별거있냐...
지네들 득세하면 더한다고 하면서 새누리당 찍는 사람입니다.
아, 답 안나옵니다.
미안하고 부끄럽습니다.
서울에 사시는분들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