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투표 때문에 심장이 쫄깃쫄깃... 정치글도 눈에 안들어고 잠도 안오네요.ㅎㅎ)
택시 자주 탈 일도 없었지만 불쾌하게 구는 택시기사들 많았어요.
구절구절 말하려니 입 아파서 사례는 패스.
결혼하고 제가 운전을 못하니 아기 안고 업고 다닐 때(시골이라 버스편도 별로...) 택시를 자주 탔는데
그 때부터 제가 좀 달라졌어요.
어차피 타야하는 거 애까지 안고 툭하면 기분 상해서야 안되겠다 싶었던 것도 있고,
제가 얼굴이 좀 두꺼워진 탓도 있고, 아기랑 타지에서 심심해서 말상대도 별로 없기도 했고...
이제 일단 택시 타면 제가 먼저 말을 겁니다.
택시 안에 종교상징물이 있으면 종교에 대해 물어도 보고
날씨 얘기도 하고, 음악이나 라디오 나오면 그 이야기도 하구요.
가끔 인상이 좀 그런 분이나, 늦은 시간이면
택시회사 사무실은 어디냐 등등으로 시작해서 블라블라
사진과 얼굴이 다르면 모르는 척 젊으셨을 때 사진이냐로 시작해서 블라블라 도둑택시도 있다더라 블라블라
처음에는 말 짜내느라고 힘들었는데
하다보니 주제도 다양해지고 자연스러워졌어요.
기독교, 천주교, 불교, 통일교까지 종교상식(?)도 쪼매 늘었구요. ㅋㅋ
한번은 젊은 기사분이 가족문제로 아주 고민이 많은 거 상담하다시피되서 고맙다고 인사도 받아보고
가끔 한 번씩 둘이 떠들다가 내릴 곳을 약간 지나치거나... 아무튼 재미난 대화도 많았습니다.
한번은 대낮에 아주 짙은 썬글라스을 끼고, 썬팅이 아주 진한 택시를 탔는데
시내 복판이라 겁은 많이 안났지만 아저씨가 무슨 이야기에도 대답이 없으시네요.
알고 보니 너무 수줍음이 많아 부끄러워 썬팅도 진하게 하고 그래도 부끄러워 썬글라스까지...
그 아저씨에게 차량썬팅에 대한 식견과 동네업체 정보를 얻었네요.
물론 아주 가끔은 불쾌한 방향의 대화나,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이 사람의 혼을 빼서 엉뚱한 말이나 나쁜 마음, 생각할 기회까지 빼았아 버리리라~!)
약간 필사적으로 떠들어 댈 때도 아주 아주 가끔은 있습니다.
택시 모시는 분들 워낙 많으니 대부분은 평범한 사람이지만, 세상이 흉흉하니 불안하지 않다면 거짓말이고...
기사님이나 가족, 지인분 계시면 친철, 안전 부분 당부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