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누가 뭐래도 지난 4년간 이명박 정권의 국정운영을 평가하고 더 좋은 미래를 열어갈 세력을 선택하는 데 있다.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이 그간 펴온 대기업 위주 및 성장 만능의 경제정책, 인권과 민주주의의 후퇴, 대결 위주의 남북정책을 지지하면 여당에, 반대하면 야당에 표를 던지는 게 정상적이다.
이런 평가에서 절대 불리한 위치에 있는 새누리당으로서 김용민 막말을 낚아채 선거전략으로 활용하는 것은 수긍할 만한 대목이 있다. 하지만 지나치면 미치지 못함만 못하다. 상식적으로 봐도 민간인 불법사찰과 문대성의 3단 표절은 김용민의 막말보다 사회적으로 더 심각한 문제다. 이런 여론은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에스엔에스)를 통해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더욱이 성과 노인 폄하 외에 새로운 막말 사례로 들고나온 ‘교회는 범죄집단’ 발언은 사실을 멋대로 왜곡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가 미국에서 한 인터뷰에서 사회적 지탄을 받는 일부 대형교회와 목사들을 겨냥해 비판한 것을, 국내 일부 신문과 새누리당이 마치 교회 전체를 매도한 것처럼 비틀어 인용했다. 사실과 다른 비난은 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
성과 노인 폄하와 관련한 김 후보의 발언은 물론 부적절하다. 그렇기에 그가 즉각 이를 시인하고 사과했으며,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후보 사퇴를 권유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사퇴를 거부한 이상 그에 대한 심판은 지역 유권자의 몫이다. 김 후보와 민주당은 그렇다고 해도, 새누리당의 태도는 몰염치의 극치다. 김 후보보다 더욱 심각한 문대성 후보의 3단 표절과 하태경 후보의 ‘99% 노인 친일파’ 발언에 대해선 한치의 반성도, 후속 조처도 없다. 후보 자격에도 합격선이 있다면 훨씬 먼저 탈락했을 제 후보들은 놔두고 남의 당 후보만 물고 늘어지는 짓이 꼴사나울 뿐이다.
역대 선거에서 가장 현명한 쪽은 여야 정당도 후보도 아니고 유권자였다. 진실을 호도하고 본말을 흐리는 구름이 잔뜩 끼어 있을수록 유권자는 높이 올라 멀리 보는 냉정한 자세를 유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