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도 전세살이지만 그래도 이번집이 있어서 좋아요.

저도 조회수 : 1,995
작성일 : 2012-04-04 00:41:31
 2년 전, 처음에 제가 들어갔던 집은 전세 1억 3천짜리 집이었어요.
 남편+시집+제돈+저희집 돈까지 다양한 자금이 흘러들어온 집이었었죠.ㅎㅎ
 동네를 좀 더 외곽으로 갈까 아니면 남편 출퇴근하기 편한델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송파구 삼전동 빌라촌에 자리를 잡았어요. 때마침 그때 전세대란이어서
 딱 맘에 드는 집은 못 구하고 거실이 크고 채광이(안방에만!) 좋은 집을 구했죠.
 그러고 난 뒤에 알았어요. 그 집 짓다가 짓던 사람이 도망가서 중간에 업자가 바뀌어서;;;;
 베란다에도 막 난방관이 깔려있고 화장실 문 손잡이는 오른쪽인데 전등 스위치는 막 왼쪽이고
 여튼 그래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살았어요. 거실은 정말 어둡고 그랬는데
 저희는 그래서 저 집 살 때 거실 쓰지도 못했어요. 추워서요. 맨날 작은방-큰방 두개만.
 그래서 집에서 일하는 저는 맨날 침대에서 놋북으로 일하고 컴터하고 그랬네요.

 그러고 난 뒤에 2년만에 빡시게 노력해서 2억 5천짜리 전세로 넘어왔어요.
 엄마한테 2천 빌리고 나머지는 어떻게 어떻게 모았어요. 일 많이 해서요.
 사실은 진짜 넘어오고 싶었거든요.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결혼하기 전까지 늘 살던 곳이 아파트라 그런지 계속 다시 돌아가고 싶기도 했어서 그랬나봐요. 
 결국 돈이 모자라 오래된 집을 골랐기 때문에 넘어오기 전에도 걱정이 많았어요. 오래된 집이라서요.
 괜찮을까. 그리고 3층에 오래 살다보니 9층이 무섭더라구요. 20층에 10년을 살았는데도 결혼전에..
 그리고 이제 이사온지 두 달 좀 남짓 넘었는데
 정말 좋아요.

 저번에 살던 집은 너무 가로로 길었어요. 정말 효율적이지 않은 구조에 수납공간도 전혀 없었는데
 이 집은 오래됐지만 구조가 잘 빠졌고 수납장도 많고 창고도 있어서 참 좋아요.
 저번집에 살 떈 집을 거의 안 꾸몄어요. 액자도 하나 걸지 않고 그 흔한 장식품도 하나 안 놔서
 집이 휑뎅그레했고 저도 제가 꾸미는 성격이 딱히 아니라 그냥 그게 제 본성인 줄 알았는데
 이번 집 오고 나서 커튼도 심사숙고해서 고르고 남대문 가서 액자도 고르고
 시계도 예쁜거 사고 지나가다가 그림도 있음 집에 걸까 생각도 하고 막 그래요.
 이 집이 신혼집 같고 이 집이 내 집 같고 그래서 정이 참 많이 들었어요.
 가끔씩 밤에 잠이 안 올 때면 나와서 한번 둘러보고 혼자 뿌듯해하고 그래요.ㅋ
 살면서 이 집보다 더 괜찮은 집까진 필요없으니 이집만큼 뿌듯한 집이면 정말 좋겠어요.
 30년된 아파트고 남들은 녹물나온다 재개발 직전이다 그래도
 저는 이상하게 지금 이 집이 참 좋고 그래요.
 거실 도배도 남편이랑 둘이서 하고.. 몇년간의 찌든때 벗긴다고 매달려서 청소도 하고.
 아마 10년 안에 재개발한다고 이 집이 사라져버릴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굉장히 슬플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이 집이 내 첫 집이고 내 신혼집인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IP : 121.133.xxx.8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4.4 12:47 AM (125.186.xxx.48)

    어딘지 감이 살짝 올라고 그래요 저 사는 동네 같은데....

  • 2. ^^
    '12.4.4 12:49 AM (124.54.xxx.64) - 삭제된댓글

    축하드려요... 금액은 아닐꺼 같긴한데..왠지 느낌이 올림픽 훼미리 같아요 ㅎㅎ 잠실5단지거나

  • 3. ㅁㅁㅁ
    '12.4.4 1:43 AM (58.143.xxx.216)

    대단하시네요.
    출발은 비슷했는데 이년동안 이렇게 차이가 나다니...
    저도 열심히 노력해야겠어요....

  • 4. ............
    '12.4.4 2:14 AM (58.232.xxx.93)

    잠실 5단지에 한표. 재개발 이야기 나오고
    문정동 훼미리는 아직 20년 밖에 안된 아직 젊어요.

    잠실 5단지 구조 안좋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 많은데
    전 돈 생기면 삼성동 아이파크보다 잠실 5단지 사고 싶어요.
    단지 주 출입구 바로 옆동만 아닌 남향으로
    조경좋고, 동 간격 넓고, 교통좋고, 마트 완전 많고 관공서 가깝고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41903 '오재나'라는 유튜브 아시나요? ㅇㅇ 21:20:07 2
1741902 왜 이렇게 댓글에서 욕하고 무식하게 악플다는 사람이 있을까 했는.. 3 ... 21:09:39 215
1741901 집에 왔는데 들어가기가 싫어요 8 우울 21:05:59 669
1741900 경기 평택시 재산세 카드납부 ... 20:59:56 138
1741899 초가공식품 섭취가 폐암 발병 위험을 41% 높여 ... 1 ........ 20:50:29 812
1741898 정부서 전기요금 깍아줬나봐요 20 우와오 20:49:08 1,601
1741897 알바비 적당한가요? 친척간입니다. 26 알바비 20:48:03 1,005
1741896 폭염에 배달 오토바이 못들어가게 하는 아파트가 있네요 6 20:47:53 590
1741895 집앞 개천에 물고기가 있어요 5 ㅇㅇ 20:36:08 723
1741894 아이방 보면 신경질이 확나고..끝없는 청소 설거지에 너무 화가나.. 5 20:35:14 949
1741893 음료에 파리가 빠지면 1 ㅇㅇ 20:30:20 545
1741892 재산세 오늘 마감일입니다 2 ... 20:26:12 474
1741891 하아....대체 종교란게 뭘까요? feat. JMS 3 ㅇㅇ 20:25:58 841
1741890 침대패드 킹사이즈로 바꾸고 뽀송하니 넘좋아요 2 소확행 20:24:21 601
1741889 파로돈탁스로 양치 했는데, 피가 조금 보여요 2 파로돈탁스 20:22:28 325
1741888 배현진'숏츠' 6 이제 봤어요.. 20:21:02 1,050
1741887 저는 곽상도아들 50억 충격 전국민소송 5 ㄱㄴ 20:18:19 1,657
1741886 어제찍혔다는 일본의 신기한 구름 3 어게인? 20:14:57 1,826
1741885 많은 판검새들이 윤거니같이 쓰레기인성인거죠? 4 .. 20:12:22 391
1741884 당근에서 과외쌤구할시 졸업증명서 요구하시나요 10 땅맘 20:11:15 596
1741883 이런 슬리퍼 무지외반에도 좋을까요? ... 20:08:33 194
1741882 만일 이상민 체포영장 기각하면 특검 내란 재판 꾸려야.. 4 20:07:18 944
1741881 알파CD 괜찮나요? 2 ㅓㅏ 20:02:51 221
1741880 철제 앵글 말고 좀 이쁜 진열대 있을까요 2 ........ 20:02:18 358
1741879 애들 인형버릴까요? 11 ㅇㅇ 20:02:15 1,012